“예!”유원과 김서윤이 동시에 대답했다.“서우 오빠, 제가 일 처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 준비해 뒀어요.”김서윤이 말했다.“그럼 됐어. 김정호 그놈들 잘 감시해. 내일 추모회에서 모두 죽여 버릴 거니까.”임서우가 싸늘하게 말했다.“드래곤 킹, 걱정하지 마십쇼. 도망칠 수 없습니다.”유원이 말했다.“내가 한 말 잊지 마. 드래곤 킹이라고 부르지 마. 그리고 군사들도 모두 날 임 형이라고 불러.”임서우가 말했다.“예.”유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성은지의 차에 올라 떠나려고 했다.임서우가 운전석에 앉았다. 차는 빠르게 망단애를 떠났다.망단애를 떠난 뒤 세 여자는 아까 있었던 모든 일을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모두 거짓말 같았다.그녀들은 태어나서 이런 상황은커녕 아까 같은 처참한 광경도 목적한 적이 없었다. 시체가 땅에 널려 있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두려웠다.비록 신수아와 장서윤은 전에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목격했지만, 오늘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성은지 팀장님, 다친 데는 괜찮아요?”임서우는 운전하며 물었다.“괜찮아요. 피를 좀 많이 흘려서 머리가 지금 어지럽네요.”성인지가 말했다.“그럼, 내일 어머니 추모회에 참석해 줄 시간 있어요?”임서우가 물었다.성은지는 며칠 밤 많은 도움을 줬기에 임서우는 그녀를 추모식에 꼭 초대하려고 했다.“어머니를 위해 추모회를 진행하는 건가요?”성은지가 놀라며 물었다.“네. 저희 어머니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희생하셨거든요. 그때 제가 서울에 없었어요. 남강에 있어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죠. 어머니가 너무 비참하게 돌아가셔서 추모회를 크게 열어 드리려고요.”임서우가 말했다.“알겠어요. 어머님이 정말 존경스럽네요. 내일 꼭 참석하게요.”성은지가 말했다.이때 신수아가 말했다.“성은지 팀장님. 어차피 내일 함께 추모회 참석하시는 거면 오늘 밤 먼저 우리 집에서 묵으세요. 시간도 너무 늦었고 부상도 입으셨는데.”“불편하지 않겠어요
염준호는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나쁜 예감이 떠올랐다.그는 소식을 듣기 위해 검철국에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검찰국에서 당직을 서던 직원이 물었다.“나 부산시 총독 염준호야.”염준호가 직접 신분을 밝혔다.“총... 총독님.”전화를 받은 검찰국 쪽의 직원은 염준호라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자네들 국장 김정호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지?”염준호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김정호 장관님과 함께 나간 분들의 핸드폰이 밤새 꺼져 있었습니다.”검찰관이 말했다.“서울시에서 특별 작전이라도 있었어?”염정호는 더욱 불길한 느낌이 들어 은근히 물어봤다.“예, 작전이 있었습니다. 아주 큰 작전이었습니다.”검찰관이 대답했다.“무슨 작전이야?”염준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오늘 밤 서울시에 갑자기 중무장한 군부대가 나타나 검찰국을 밖에서 포위했습니다.”검찰관은 대답했다.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그는 아직도 무서웠다.“군부대? 그 군사들이 왜 검찰국을 포위해?”염준호는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그는 부산시의 총독으로서 이런 소식에 매우 민감했다. 특히나 오늘 밤엔 특별한 계획이 있었다.“그들이 와서 김정호 장관님과 임서우를 찾았습니다.”검찰관이 대답했다.“뭐! 그들이 찾았어?”염준호는 충격을 받았다. 상황이 그의 통제를 벗어난 것 같았다.“찾았습니다. GPS로 추적했습니다. 그 뒤로 부대가 바로 차를 돌려 망단애로 돌진한 것 같았습니다.”검찰관이 말했다.염준호는 온몸 떨었다. 핸드폰이 손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총독님, 무슨 일이시죠?”검찰관이 물었다.염준호의 마음은 너무 혼란스러워 핸드폰을 주워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는 김정호의 움직임을 다 알고 있었다. 오늘 밤 망단애에서 세 개의 세력이 힘을 합쳐 오늘 밤 임서우를 없애버리려고 했다.그런데 갑자기 군단이 나타나서 이런 시점에 망단애로 향했다니, 임서우를 구하러 가는 것이 분명했다.그는 계속 임서우의 신분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었다.지금
“호국 영사관입니다.”온정완은 임서우에게 최신 소식을 전했다.일이 그가 계획한 범위를 벗어났다.“호국 영사관?”임서우는 조금 놀랐다.이 염준호가 감히 반역을 저지르다니.“그렇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드래곤 킹, 명령을 내려 주십쇼.”온정완이 물었다.이건 두 나라 사이의 문제였기에 임서우가 혼자 판단할 수 없는 문제였다.“염준호는 부산시의 총독이라는 신분으로 지금 반역을 일으킨 것이다. 넌 지금 당장 사람을 호국 영사관으로 보내 그들에게 염준호를 내놓으라고 명령해.”“드래곤 킹, 병사들을 호국 영사관으로 보내면 호국에서 의견이 있지 않을까요? 자칫하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온정완이 걱정하며 말했다.“무서워하지 마. 우리 드래곤 네이션에 유능한 사람들이 많아. 그들이 반역자 염준호를 내놓지 않는다면 전쟁을 시작해도 문제없다.”임서우는 의심의 여지 없이 말했다.“예.”온전완도 단호하게 대답했다.호국의 영사관.영사관 관장은 서류를 검토하던 중 드래곤 네이션의 부산시 총독 염준호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마중하러 나갔다.“지금 내 손에 드래곤 네이션의 기밀들과 중요한 서류가 많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보호해 드래곤 네이션을 떠나게 해 준다면 당신들이 원하는 정보를 넘기죠.”염준호가 말했다.“좋습니다. 염 총독님. 이렇게 성의를 보이시니 제가 안전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먼저 기밀문서부터 보여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영사관이 말했다.“지금은 안 됩니다. 반드시 내가 안전하게 드래곤 네이션을 떠난 뒤에 보여드릴 겁니다.”염준호도 머리가 너무 멍청한 것은 아니었다. 이건 국가의 기밀이자 그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부적이었다.만약 지금, 이 기밀들을 말한다면 그의 비장의 카드가 없어지는 것이었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준비해 드리죠. 내일 드래곤 네이션 밖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영사관 관장이 말했다.그는 지금 염준호가 처한 상황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염준호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었다. 이건
“저는 염준호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 영사관 관장이 말했다.“우리는 반역자가 당신의 영사관에 있다는 정확한 정보를 입수했어요. 빨리 사람을 우리에게 넘기세요. 이런 일 때문에 양국의 관계가 안 좋아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최호명이 말했다.“소리는 왜 질러? 염준호가 여기에 있어도 당신들에게 넘겨주지 않겠다면? 어떡할 건데?”영사관 관장이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당신들과 말싸움할 시간이 없어요. 반역자를 내놓지 않으면 우리 사람들을 데리고 영사관 안으로 쳐들어가겠어요!”최호명은 짜증이 섞인 얼굴로 말했다.“그럴 배짱은 있어? 이곳은 호국 영사관이야. 당신들이 쳐들어오는 것은 우리나라를 향해 선전포고하는 것과 같아.” “개자식 같으니라고.”최호명은 영사관 관장이 이렇게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일 줄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섣불리 행동할 수 없어 우선 먼저 이곳의 상황을 온정완에게 보고했다.온정완도 어느 정도 상황 파악을 하고 나서 임서우에게 알렸다. “어떻게 됐어?”임서우가 이제 막 자려고 침대에 누우려 할 때 전화가 걸려 왔고 그는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드래곤 킹, 상황이 좀 복잡하게 됐어요. 영사관 관장이 사람을 내놓으려 하지 않아요.온정완이 말했다.“그 사람들이 설마 염준호를 숨겨주는 거야?” 임서우가 물었다.“염준호에게 드래곤 네이션의 기밀 자료가 있다는 것을 알고 관장의 태도가 바뀌었어요.” 온정완이 대답했다. “이 못된 놈 같으니라고! 염준호가 절대 관장에게 기밀 자료를 넘겨주게 해서는 안 돼!”임서우가 언성을 높여 말했다.염준호의 배신으로 그는 이미 온 나라의 적이 되었다.“그런데 지금 상황이 좀 복잡합니다. 국가 간의 일이라 우리 사람들이 안으로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요.”온정완이 말했다. “내 명령이라고 전해! 10분 내로 염준호를 내놓지 않으면 바로 공격해. 그리고 협조하지 않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처단해도 돼.”임서우는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드래곤 킹, 사안이 중대하니 로얄 오
호국의 수비군은 이 장면에 혼비백산하여 사방으로 도망쳤다.행동이 조금 느린 위병들은 이곳저곳에 부딪혀 바닥에 넘어져 뒹굴고 있었다.영사관 관장은 계속 뒷걸음질만 쳤다. 이때 최호명이 이끈 군단이 영사관 관장 앞까지 왔다.영사관 관장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너희들 대체 뭐 하는 거야? 이렇게 하면 전쟁을 일으킨다는 걸 몰라?”퍽!최호명의 주먹이 바로 영사관 관장의 얼굴로 향했다. 그는 이 못돼 먹은 영사관 관장이 보면 볼수록 눈에 거슬렸다. “악!”영사관 관장은 처참한 비명과 함께 멀리 나가떨어졌다. 그는 바로 피를 토했고 치아도 몇 개 떨어져 나갔다. 염준호는 최호명이 쳐들어오는 것을 보고 순간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염준호는 급히 몸을 숨길 곳을 찾았지만 이미 늦었다.“염준호! 이 매국 놈을 당장 체포해!”최호명의 명령에 병사들이 우르르 달려가 염준호를 바닥에 눕혀 제압했다.염준호도 이제는 끝이라 생각했는지 더 이상 반항하지 않았다.그도 그럴 것이 임서우의 군단이 이 정도로 강할 것이라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이어 최호명은 염준호를 체포하여 데려갔고 기밀문서까지 모두 가져갔다.영사관 관장과 수비군들은 최호명이 염준호를 체포해 가는 것을 보았지만 자리에 그대로 선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영사관 관장은 최호명과 군단이 멀리 떠난 것을 확인한 후에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관장님! 저자들이 감히 우리 땅에 발을 들이고 우리의 형제를 다치게 했습니다. 절대 참으면 안 됩니다.”한 수비군이 말했다.“당연히 참으면 안 되지! 지금 당장 로얄 오너에게 전화해 알릴 것이니 저 시건방진 놈들을 톡톡히 혼내줘야겠어.”영사관 관장은 화가 잔뜩 난 상태로 말했다. …임서우는 아침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그가 예전부터 계획했던 양어머니의 추모회 날이다. 이어 신수아, 이윤아, 장서윤, 성은지도 잇달아 기상했다. 신수아는 우유를 마시며 별장의 TV를 켰다. 어제 망단애에서 발생한 일이 뉴스에 나오는지 보고 싶었다. 그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임서우의 마음은 칼에 베이는 듯 아팠다.“청용파의 사람과 염주연은 개돼지보다 못한 사람들이에요. 서우 씨 어머님이 이렇게 많이 다쳤는데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 공격하다니요!”이윤아는 분노가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그러게요! 이런 인간들은 절대 가만 놔두면 안 돼요.”장서윤도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말했다.“그날 서우 씨 어머님이 나타나지 않으셨다면 옆에 있는 아가씨는 절대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김정호는 어떻게 검찰국 장관이라는 사람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 일을 덮으려고만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서우 씨 어머니가 용감하게 나선 일에 오히려 누명을 뒤집어씌우다니! 정말 못됐어요.” 이어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임서우를 보며 물었다.“서우 씨, 지금 염씨 집안과 청용파 사람들이 모두 잡혔는데 다른 계획은 없어요?”“추모회가 끝나면 알게 될 거예요.”임서우가 대답했다. “이 사람들을 검찰국에 고발해 무조건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해요.”성은지가 옆에서 한마디 했다. “됐어요. 검찰국에서 하는 일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요.” 임서우가 아무런 표정 없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이 시각, 신 씨 가족들도 아침을 먹고 있었다.“성만아, 정말 임서우 양어머니의 추모회에 갈 거야?”신주옥이 물었다.“그럼요. 조란희는 우리 친척이나 마찬가지예요. 추모회에 가는 것은 당연한 거예요.”신성만이 말했다. “경사도 아닌데 굳이 참석할 필요가 있겠어? 나는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임서우는 네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아. 그런 사람과 한 약속을 지킬 필요가 있어?”신주옥이 신성만을 보며 물었다.“어머니, 이미 가겠다고 약속했어요. 이 일은 더 이상 얘기하지 마세요.”신성만이 대답했다.“그래, 네가 정 그렇다면…”신주옥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신성만의 강경한 태도에 신주옥도 더 이상 설득해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혜영아, 오늘 너도 나와 같이 가.”신성만이 양혜영을 바라보며
한청아와 그 가족들은 계속 이 일을 주시하고 있었고 임서우가 조란희의 추모회를 여는 것을 알고는 그들도 조란희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으로 걸음을 옮겼다.어쨌든 조란희는 그녀를 구하다가 희생되었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은 꼭 추모회에 가야 했다. 이때 조란희가 정의 앞에서 용감함을 발휘해 희생된 일이 전 서울시에 퍼졌다. 많은 시민이 조란희의 행동에 감동해 두말할 것 없이 앞다투어 남산의 공동묘지를 찾았다. 서울시의 하얀 국화꽃들이 전부 한곳에 모이고 있었다.…김서윤은 한 무리의 사람을 거느리고 모건 별장 앞에 왔다. 그녀는 그 무리 중에 정예 인원 몇 명만 데리고 별장으로 들어갔다.“서우 오빠, 준비는 잘 돼가요?”김서윤은 들어오자마자 바로 물었다. “거의 다 됐어, 출발하자.”임서우가 말했다.“내가 상복을 두 벌 챙겨왔어요. 갈아입어요”김서윤은 임서우에게 옷 두 벌을 건넸다. 임서우는 비록 친아들은 아니지만, 그와 신수아는 조란희를 위해 기꺼이 상복을 입으려 했다. “수아야, 우리 이제 옷을 갈아입자.”임서우는 건네받은 옷을 한번 보더니 신수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응”.신수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두 사람은 옷을 갈아입은 후 방에서 나왔다.김서윤은 성은지와 이윤아, 그리고 장서윤에게 상주 완장과 하얀 국화꽃을 건넸다. “이제 출발하자.”상복을 입고 나온 임서우가 입을 열었다.이어 임서우 일행은 모건 별장을 떠났다.산소로 가는 차 안에서 임서우와 신수아는 남산 공동묘지로 향하는 수많은 차량 행렬과 손에 국화꽃을 든 사람들을 보았다.“오늘 무슨 일이야? 저 사람들은 왜 다 남산으로 가고 있어?” 임서우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서우 오빠, 오늘 전 서울시가 오빠 어머니의 용감함에 감동하여 자발적으로 추모회에 가고 있어요.” 김서윤이 임서우를 바라보며 대답했다.“추모회 기간 질서가 흐트러지는 일 없게 안전에 유의해 줘.” 임서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다 얘기해 놨어요.”김서윤은
그들은 이토록 많은 사람이 조란희의 추모식에 참석해 줄 줄 꿈에도 몰랐다.두 사람은 재빨리 조란희의 무덤 앞에 다가와 차례를 진행한 뒤 양측에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김서윤이 나서서 시민들을 향해 전달했다.“애도함에 있어 모두 질서를 지켜주시고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이곳의 시민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찾아온 시민들이니 모두 현장의 질서를 잘 지켰다.추모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조란희를 위해 국화꽃과 대련을 올렸다.신수아와 임서우는 참석해 준 모든 사람에게 번번이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한청아는 도착하자마자 조란희의 무덤 앞에 꿇어앉아 대성통곡을 하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고 신수아가 무너져가는 그녀를 다급히 부축하며 위로해 주었다.이윽고 유원이 자신의 군단을 이끌고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을 뚫고 기세등등하게 모습을 드러냈다.군단 전체가 모두 검은 소매에 흰 꽃을 가슴 앞에 꽂고 있는 모습은 장대하기 그지없었다.너무나도 방대한 전장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그대로 넋을 잃고 말았다.한청아, 신소정, 신성만 등 사람들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누가 감히 군단 전체가 조란희를 애도하기 위해 찾아오리라고 예상하는가.신수아와 성은지마저도 이들이 임서우를 구해준 것도 모자라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특별히 현장까지 찾아와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유원이 맨 앞자리에서 군단을 이끌고 있었고 그의 뒤에 있던 병사들이 화환을 손에 들고 있었다.이것도 모자라 위병은 기이할 정도로 긴 대련을 꺼내 들기도 했다:청산녹수는 생전의 호기를 오래도록 남길 것이고,푸르디푸른 측백이 죽은 후의 순백의 영령을 위로할 것이다.충혼의 붉은 피가 봄비에 담겨,그 늠름하고 웅장한 마음이 신을 울릴 것이다!...이 대련들은 모두 유원이 친필로 쓴 것이었다.만 명에 가까운 군단은 드높은 기세를 자랑하며 자리를 지켰고 이에 현장도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시민들은 자각적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그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그 방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