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수다 떨면서 같이 잘까?”“내가 너랑 같이 자면 임서우는 어떡해? 서운해하지 않을까?”임서우가 있는 상황에서 신수아와 같이 자는 건 눈치 없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어찌 됐든 부부 사이를 방해하는 건 맞으니 혼자 있어야 하는 임서우가 신경 쓰였다.“괜찮아, 신경 안 쓸 거야. 그 정도로 속 좁은 사람 아니야.”신수아는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같이 자자.”마침 혼자 자는 게 무서웠던 장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머릿속에 양어머니의 죽음과 복수로 가득 찬 임서우는 다른 생각을 할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았고 신수아가 자고 있는 옆방에서 하룻밤을 잤다.다음날 신수아는 남한그룹으로 출근했고 장서윤은 별장에 남아 소설을 구상했다.장서윤과 단둘이 별장에 있는 게 불편했던 임서우는 김서윤과 함께 시골에 있는 양어머니의 집으로 향했고 이왕 간 김에 남아있는 유품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모든 것이 달라진 시골집을 바라보며 그는 쓸쓸함을 느꼈다.임서우는 조란희가 생전에 머물렀던 방으로 가서 물건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한 상자 안에서 그녀가 젊은 시절 받았던 메달과 누렇게 변한 표창장을 발견했다.그렇게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남한그룹으로 돌아온 후 앞서 연락했던 킬러가 신수아한테 연락을 보내왔다. 이미 서울에 도착했으니 현금 5000만 원과 함께 저녁 10시 서울 교외의 한 장소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충분한 자금을 제공해 주면 염주연과 유철은 킬러의 손에 죽게 된다.인당 2500만 원 정도는 신수아 혼자서도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그녀는 사전에 킬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조사했는데, 수법이 전문적이고 일 처리가 깔끔하여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후로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신수아는 고민 끝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란희를 위해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다.그녀는 이렇게 해서라도 마음속의 죄책감을 조금 덜어내고 싶었다. 결국 그날 밤 양혜영이 조란희를 내쫓는 바람에 모든 일이 벌어졌다.임서우가 만약 이 사실을
시골로 내려온 임서우는 하루 종일 추억에 잠겼다.여긴 그의 어린 시절이 담긴 곳이자 모든 행복의 시작인 곳이기도 하다.그는 양어머니 조란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 때 충격으로 한동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슬픔에 잠겼고 위로할 방법을 몰랐던 김서윤은 그저 묵묵히 곁을 지켰다.염씨 가문은 수소문 끝에 그가 평범한 군인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냈고 어젯밤 김서윤과 함께 유철을 찾아가 한바탕 난리 쳤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전혀 움직임이 없는 청용파를 보며 염씨 가문도 감히 성급하게 나서지 못했다.동시에 그들은 중급 장교인 김서윤의 신분이 신경 쓰였고 임서우를 존경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함부로 행동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어차피 아직 시간이 있으니 청용파에서 먼저 나서기를 바라며 서두르지 않았다.그러나 청용파도 이미 이훈의 전략대로 경계 태세에 들어가 조용히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그렇게 양측은 그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았다....요리를 마친 신수아는 장서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장서윤이 식사를 마치고 계속 일하는 동안, 신수아는 혼자 소파에 앉아 불안한 듯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시간은 어느덧 9시 30분이 되었다.“서윤아, 나 잠깐 나갔다 올게.”“응?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나간다고?”장서윤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신경 쓰지 마. 금방 올 거야.”“아니면 내가 같이 갈까?”그녀는 이 시간에 혼자 외출하는 신수아가 걱정되었다.“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일 보고 있어.”“그래. 조심해서 다녀와.”신수아는 현금이 담긴 캐리어와 함께 롤스로이스를 몰고 서울 외곽으로 향했다....같은 시각 조란희의 시골집.“드래곤 킹. 방금 서울 외곽의 군단에서 준비를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김서윤이 말했다.“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경거망동하게 행동하지 말고 조용히 대기하라고 해.”“네. 군단의 리더가 누군지 아십니까?”“정보를 알아내는 사람은 너인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남강
“그게... 제가 말했습니다.”김서윤은 고개를 숙이더니 낮은 목소리로 쭈뼛거리며 입을 열었다.“왜 일을 크게 만들어! 염씨 가문과 청용파는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상대들인데 왜 야단법석을 떠는 거야!”“위에서 양어머니의 복수를 도우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온정완 씨가 서울 밖에서 대기할 사람을 뽑았다고 합니다.”“됐어. 남강도 안정을 되찾았으니 마음대로 해.”“또 다른 소식에 의하면 서울시 검찰국장 김정호가 아주 문란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용파와 암암리에 결탁하고, 염씨 가문을 도와 범행을 은폐했다는 정보도 입수했습니다. 이번에 단지 염씨 가문과 청용파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검찰국까지 상대해야 합니다.”“서울을 해치는 그런 존재는 반드시 제거해야지.”“이제 군단이 모였으니 지시를 내리면 바로 서울로 들어와 염씨 가문과 청용파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아직 저쪽에 움직임이 없으니 서두르지 말고 조용히 대기해. 계획대로 모든 연결고리가 드러났을 때 일망타진해야지.”임서우가 말했다.“어제 염씨 가문과 청용파에 손을 썼는데도 지금까지 아무런 기척이 없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내가 봤을 때 중급 장교인 너의 신분에 겁을 먹은 게 틀림없어.”“그렇군요!”“날 따르고 내 말에 복종하는 걸 봤을 텐데 바보가 아닌 이상 쉽게 행동하지 못하지. 중급 장교가 곁에 있는데 어떻게 감히 공격하겠어?”“맞는 말입니다. 그럼 이제 어떡하죠?”김서윤이 물었다.“결혼식에 네가 완전 무장하고 참석한 건 실수였어. 이제 서울시 모든 사람이 네 신분을 알게 되었으니 섣불리 나서지 못할 거야.”“다른 방법이 있으십니까?”“당연하지.”임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김서윤이 말했다.“중급 장교가 가짜라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네? 하지만 제가 중급 장교를 사칭했다는 걸 사람들이 믿을까요?”김서윤은 어리둥절했다.“방법은 네가 직접 생각해. 언론과 방송국에 중급 장교를 사칭하며 다녔다고 말해도
“이제 모든 일들이 마무리되면 꼭 억울함을 씻겨줄게.”임서우는 김서윤을 바라보며 말했다.“날도 어두워졌는데 이만 돌아갈까요?”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시계를 보니 어느덧 저녁 10시였다.김서윤은 그를 도와 조란희의 유품을 정리한 후 그것들을 전부 지프차로 옮겼다.짐을 싣고 막 출발하려던 찰나, 롤스로이스 한 대가 시골집 입구를 지나 멀지 않은 숲으로 들어가는 걸 발견했다.“저 차 낯익어 보이는데 수아 씨 롤스로이스 팬텀 아닌가요?”임서우도 어딘가 많이 낯익은 차를 발견했다.“맞아.”그는 단번에 신수아의 차를 알아봤다.“밤 10시에 이렇게 외진 곳에는 무슨 일이죠?”김서윤은 의아한 듯 물었다.“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임서우는 자신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신수아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아닌가 싶은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물론 이런 의심은 김서윤도 마찬가지였지만 감히 입 밖에 내지는 못했다.“저희가 직접 가서 상황을 살펴볼까요?”김서윤이 물었다.“넌 일단 여기에 있어. 내가 가볼게.”임서우는 무덤덤하게 말했다.“네.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김서윤도 그녀가 왜 이곳에 왔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애써 참았다.그렇게 임서우는 살금살금 숲으로 들어갔다....조란희의 시골집이 어디에 있는지 알 리 없었던 신수아는 킬러가 그녀와 약속 잡은 장소가 그 근처인지도 몰랐다.킬러가 알려준 주소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지만 차는커녕 사람이 다녀간 흔적조차 없었다.벌써 시간은 저녁 10시를 넘었다. 무성한 나뭇잎들에 달빛이 가려졌고 숲속은 안개가 자욱했는데, 스산한 분위기는 마치 짙은 안개 속에서 누군가 달려 나올 것만 같았다.이런 곳에 처음 혼자 오게 된 신수아는 등골이 서늘해지며 어딘가 불안했다.사람의 발길조차 닿지 않을 듯한 한적한 숲속을 약속 장소로 잡은 킬러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이봐요! 거기 누구 있어요?”신수아는 큰 소리로 외쳤다.“블러드 섀도우, 당신 이곳에 있나요?”블러드
그의 옷차림을 보고 두려움이 한층 더 커진 신수아와 달리 킬러는 그녀의 요염한 몸매를 보고 두 눈이 반짝였다.“돈은요?”킬러가 물었다.“차에 있어요. 정말로 염씨 가문의 염주연과 청용파의 유철을 처리할 수 있는 거죠?”신수아가 물었다.“당연하죠. 그동안 사람을 밥 먹듯이 죽여오면서 실수한 적 단 한 번도 없어요. 염씨 가문과 청용파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돈만 있으면 오늘 밤 당장 저승사자를 만나게 할 수도 있고요.”킬러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지금 바로 가져다드릴게요.”말을 마친 신수아는 차에서 현금이 담긴 캐리어를 꺼냈다.“현금 5000만 원이 들어있으니까 확인해 보세요.”신수아는 캐리어를 킬러에게 건네줬다. 비밀번호가 잠겨있지 않아 손쉽게 캐리어를 연 킬러는 그 안을 가득 채운 현금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곧이어 자연스레 현금 한 뭉치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더니 캐리어를 닫으며 말했다.“돈은 문제없네요. 내일 염씨 가문 장남과 유철의 살해 소식이 서울 전체에 퍼질 겁니다.”“당신이 실수하게 되면 어쩌죠?”신수아는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실수? 지금 절 의심하는 거예요?”킬러는 기분이 상했는지 화를 내며 말했다.“의심하는 게 아니라... 만약 실수하게 된다면 제가 지시한 일이라고 절대 말하면 안 돼요.”킬러를 고용한 건 이번이 처음인지라 자칫 실수했다가 자신마저 이 일에 엮일까 봐 걱정되었다.“실수한 적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사람 둘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죠! 염주연과 유철같은 인간도 처리하지 못하는 실력이라면 킬러를 그만둬야죠.”킬러는 거만하게 말했다.“다행이네요. 그럼 부탁할게요.”“다만 돈 말고 다른 요구사항이 있는데...”킬러는 의미심장하게 신수아를 훑어보며 말했다.“요구? 전에는 이런 말 없었던 것 같은데요?”신수아는 그의 음흉한 눈빛을 보고선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당신이 오늘 밤 절 만족시킨다면 그 사람들 죽여줄게요!”킬러는 본색을 드러냈다.갑작스러운 제
킬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수아를 보며 돌진했고 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려 필사적으로 숲 밖을 향해 뛰쳐나갔다.도망치는 그녀의 모습에 킬러도 즉시 뒤쫓아갔다.“이쁜이, 어딜 도망가려고!”킬러는 그녀의 뒤를 쫓으며 소리쳤다.“살려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제발 살려주세요!”신수아는 앞만 보고 달리며 큰소리로 도움을 청했다.하지만 이렇게 외딴곳에서 누가 그녀를 구할 수 있겠는가?점점 가까워지는 킬러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어쩌면 이곳에서 도망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들었다.킬러에게 잡힐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앞에 있는 굵은 나무가 눈에 들어왔고 나무에 세게 부딪혀 자살하기로 결심했다.진작 임서우의 말을 들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그러나 아무리 후회해도 이제는 늦었다!바로 그때 검은 그림자가 번쩍이며 앞을 가로막았고 순간 킬러에게 붙잡혔다는 생각에 흠칫 놀란 신수아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놔! 이 개자식아!”신수아는 몸부림치며 소리쳤다.“무슨 일이야, 여보?”어딘가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신수아는 그제야 멍하니 고개를 들었고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이 임서우란 걸 발견했다.“임서우! 여긴 어떻게 왔어?”절망적인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임서우를 보며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우연히 지나가다가 발견했어.”신수아가 왜 이곳에 왔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임서우는 큰 나무 뒤에 숨어서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겁에 질린 채 도망치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되었다.“넌 누구야?”갑자기 건장한 남자의 등장에 킬러는 겁에 질려 흠칫 놀라며 물었다.“나? 이 여자 남편 임서우!”임서우는 무덤덤하게 말했다.거래할 때 혼자 오기로 신수아와 약속했기에 갑작스러운 남편의 등장에 킬러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넌 누구지?”임서우가 싸늘하게 물었다.“블러드 섀도우라고 들어봤나?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킬러!”임서우는
“그럼?”임서우는 킬러를 훑어보며 물었다.“같이 자자고...”그녀는 용기 내어 말을 이었다.겁도 없이 신수아를 탐내는 킬러의 행동에 임서우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있겠는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와이프로 뒀는데!“충고하는데 넌 아무것도 못 본 척하는 게 좋을 거야. 네 와이프더러 하룻밤만 잘 모시라고 하면 내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둘 다 끝장이야!”킬러는 사악한 의도를 내뿜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네가 진짜 킬러가 맞는지 테스트해 봐야겠어.”임서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죽고 싶어 환장하는 걸 보니 내가 한번 놀아줘야겠네!”말을 마친 킬러는 곧바로 자세를 취했다.“백학량시!”태극권을 선보이는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실력은 있는듯하다.“엄청난 사람인 것 같은데 조심해!”신수아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충고했다.임서우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가 어떤 공격을 할지 지켜보고 있었으나 한참이 지나도록 같은 자세만 반복할 뿐 싸울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았다.“이제 끝났어?”짜증 내는 듯한 임서우의 태도에 킬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는지 드디어 공격했다!“허이!”그는 큰소리로 기합을 넣더니 손발을 난타하며 임서우를 향해 다가갔고 그 모습에 잔뜩 겁을 먹은 신수아는 임서우의 팔을 잡으며 그의 뒤로 몸을 숨겼다.임서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오른발을 들더니 한방에 킬러를 걷어찼다!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처럼 자신만만하게 얘기하더니 임서우의 발차기 한방에 힘없이 날아가는 킬러를 보며 신수아는 자신이 속았다는 생각에 어이가 없었다!“쿵!”그는 큰 나무에 부딪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지더니 아예 움직이지 못했다.이게 무슨 킬러란 말인가?“이런 사람을 킬러라고 찾은 거야? 서커스단에서 공연하는 사람을 부른 게 아니고?”임서우는 어이가 없는 듯 허탈하게 말했다.“그게...”임서우가 강한 건지 킬러가 무능한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신수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수아를 해치려는 킬러가 있었어!”임서우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킬러요? 어디요?”“저기, 내 발차기에 날아갔어.”그는 나무 밑에 쓰러져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감히 수아 씨를 넘보다니! 절대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말을 마친 김서윤은 긴 다리를 뻗으며 킬러를 향해 걸어갔다.“네가 찾은 킬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임서우는 신수아를 보며 물었다.“응.”그가 옆에 있으니 더 이상 무서울 게 없었던 신수아는 킬러의 본모습이 궁금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바닥에 쓰러진 채 꼼짝도 못 하던 킬러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임서우와 김서윤을 보더니 겁에 질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김서윤은 남자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검은 옷을 잡아당겼고 곧이어 옹졸한 얼굴이 드러났다.킬러의 본모습을 본 신수아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지금 두렵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했다. 임서우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저런 인간한테 잡혀야 했으니 그럴 바엔 차라리 죽고 싶었다!“저 쓰레기한테 얼마 줬어?”임서우는 시큰둥하게 물었다.“5000만 원...”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낀 신수아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저 쓸모없는 놈한테 그렇게 많은 돈을 줬다고? 넌 정말 사기 치기 딱 좋은 케이스네!”임서우는 이 상황이 그저 어이가 없었고 신수아는 낯 뜨거운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너 누구야?”임서우가 킬러를 보며 물었다.“그게... 형님, 저 사실은 길거리 깡패입니다. 돈은 한 푼도 안 받고 그대로 돌려줄 테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킬러는 애원하며 말했다.“이제 봤지? 다 사기꾼이야!”자신을 바라보며 말하는 임서우의 모습에 몸 둘 바를 몰랐던 그녀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어머님의 복수를 돕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염주연과 유철을 죽이라고 했어?”“응, 내가 말했어.”신수아는 쭈뼛거리며 답했다.“저번에도 말했지만 복수에 관
하지만 그는 백윤아를 놓아줄 리가 없었다.“이렇게 날뛰는 거야? 하하하. 하지만 네가 틀렸어. 난 너에게 백윤아 씨를 놓아주라고 하지 않았어.”임서우는 함재석을 바라보면서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뭐 하자는 거야?”함재석은 살짝 어리둥절했다.“넌 백윤아 씨의 체면을 구겨지게 만들고 싶잖아? 그러면 잘 됐어. 너에게 그 기분을 맛보게 해 줄게.”임서우가 그렇게 말하자 함재석은 가슴이 뜨끔해졌고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서윤아, 준비됐어?”“네. 준비됐어요. 정말 멋질걸요.”김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자 건장한 남자 몇 명이 걸어 들어왔다.몇 사람들은 덩치는 커 보이지만 모두 특이한 취향이 있었다.함재석은 어릴 적부터 귀하게 자랐고 외모도 꽤 잘생긴 편이었다.몇몇 건장한 남자들은 함재석을 보는 순간 하나같이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변했다.“뭐 하는 거야? 다가오지 마.”함재석은 잔뜩 겁에 질려 소리쳤다.마음속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시작해!”임서우가 손짓하고 바로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몇몇 건장한 남자들은 게걸스러운 표정으로 함재석을 향해 걸어갔다.“뭐 하는 거야. 난 함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누가 감히 날 다쳐?”함재석은 곧 죽을 어린 양처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그들은 순순히 함재석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으악! 하지 마. 살려주세요!”함재석은 늑대처럼 비명을 질렀다.몇몇 건장한 남자들은 함재석을 바닥에 눕히고 피스톤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권용하는 7, 8명의 카메라맨을 불렀다. 몇 대의 카메라가 함재석을 향하고 있었고 한 편의 연령 제한이 있는 영화가 시작되었다.한 시간 후.몇몇 건장한 남자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공장을 떠났다.함재석은 구석에 웅크린 채 온몸을 떨고 있었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느낌이 어때? 좋아?”임서우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악마야. 넌 악마 새끼라고!”함재석이 몸을 바르르 떨며 말했다.“뭐 하자는 거야?”“어때? 넌 남의
“감사합니다. 서우 씨.”백윤아는 울먹이며 말했다. 임서우가 없었다면 백윤아는 진작에 연예계에서 은퇴했을 것이다. 임서우는 그녀의 은인이었다.“아닙니다. 고맙다고 말해야 할 사람은 저죠. 윤아 씨를 남한 그룹 모델로 삼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윤아 씨는 수아의 절친이니 제가 반드시 해결해 줄게요.”임서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백윤아는 약간 감동되었다. 그리고 이런 남자와 함께 평생을 살 수 있는 신수아가 너무 부러웠다. 여자라면 모두 심쿵할 멋진 남자였다.심지어 백윤아도 가끔 임서우한테 반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임서우의 눈에는 신수아 밖에 없었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서우 씨 제가 알기로는 윤아에게 손을 댄 사람은 권력이 있는 자라서 일을 처리하는데 좀 귀찮을 것 같네요.”권용하는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이렇게 많은 언론 매체들을 동원하는 걸 보면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아니야. 나한테는 식은 죽 먹기야.”임서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함재석만 해결하면 모든 일이 쉽게 풀릴 것이다.함석 그룹.함재석은 갓 연예계에 발을 들인 어린 여자애를 데리고 드라이브를 하려고 회사를 떠났다. 그 여자는 섹시한 몸매에 청순한 비주얼을 가지고 있었다. 함재석은 오늘 그녀와 제대로 놀아볼 계획이었다.함씨 가문 도련님으로서 그는 매년 많은 예쁜 여자들과 놀러 다니곤 하였다.바로 함재석이 차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탕 하고 소리가 들리더니 함재석은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그러자 갑자기 몇 명이 나타나 함재석을 들어 올렸다.짝!반 시간 뒤.청주 교외의 폐허가 된 공장 한 채.함재석은 의식을 회복했다. 그는 뒤통수가 너무 아픈 것을 느꼈다.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는 자기 앞에 한 젊은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 남자는 당당한 표정으로 함재석을 째려보았다.“뭐 하려고? 이거 놔! 나는 함씨 가문 도련님이야. 죽고 싶어?”정신을 차린 함재석은 욕설을
“왜 무고한 사람을 망쳐놔요?”조현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녀는 오늘 기사를 보자마자 누가 백윤아를 모함했는지 눈치챘다. 그녀는 전에 이런 일을 수없이 많이 겪었기에 여자에게 결백함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고 있다.아무리 경쟁자라 하더라고 함재석의 행동을 참을 수 없었다.“조현아, 네가 지금 떴다고 감히 이런 태도로 나한테 말하는데. 잊지 마. 넌 우리 함씨 가문에서 키워낸 사람이야. 널 뜨게 할 수 있다면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함재석은 독살스럽게 말했다. 그는 조현아를 존중한 적이 없었다. 조현아도 남자의 힘을 빌려 지금의 위치까지 왔기 때문이다.만약 조현아에게 인기마저 없었다면 함재석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조현아는 이를 악물며 함재석을 째려봤다. 그녀는 자신이 함재석 앞에서 보잘것없는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푸대접을 받았을 때 임서우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조현아가 지금의 성과를 이룬 것도 함석 미디어와는 별로 관련이 없었다.“함재석! 당신은 무조건 후회할 거예요.”조현아는 그렇게 말하고 사무실을 떠났다.“참!”조현아의 뒷모습을 보면서 함재석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보기에 여자 연예인은 부자들의 노리개에 불과했다.이때 임서우는 윤설의 전화를 받았다.“서우 씨, 단서를 찾았어요. 백윤아 씨를 모함한 사람은 함씨 가문 도련님 함재석입니다. 함씨 가문도 청주의 명문가고 가문에 미디어 산업이 많아 언론 매체들은 함씨 가문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윤설의 소유하고 있는 정보망은 제일 빠른 시간 내에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함씨 가문? 알았어.”임서우는 전화를 끊었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만약 함씨 가문이 정정당당하게 상업적으로 남한 그룹과 경쟁을 한다면 그는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더러운 방법으로 백윤아를 망치려고 했기에 임서우는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함재석은 반드시 자신이 한 일에
신수아는 당연히 백윤아가 이번 일에 연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백윤아는 전에 신수아와 연예인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비록 백윤아는 지금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뒤에는 그녀의 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다.한참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런 스캔들이 터지면 그녀에게는 전례 없는 타격이 될 것이다.“여보, 지금 그러면 어떡하지? 윤아 씨에게 누명을 씌워서는 안 돼.”신수아는 매우 초조했다.“걱정하지 마. 먼저 윤아 씨부터 찾아.”임서우는 신수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화양 엔터 지사.갑자기 터진 스캔들에 백윤아는 어안이 벙벙했다.“윤아야,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게.”권용하는 백윤아를 위로하며 말했다.“네. 저는 괜찮아요.”백윤아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녀는 방금 구석에서 펑펑 울었다. 비록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것은 아니지만 누명을 쓴다는 건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다. 게다가 그녀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으니 말이다.“서우 씨!”“대표님!”이때 임서우와 신수아가 걸어들어왔다.“윤아 씨, 괜찮아요?”신수아는 백윤아를 와락 안으면서 말했다.“저... 정말 그러지 않았어요...”백윤아는 신수아를 꼭 껴안고 다시 울기 시작했다. 신수아는 백윤아가 우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걱정하지 마세요. 나랑 서우가 있는데 아무도 윤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우리가 다 해결해 줄게요.”“지금 무슨 상황이야?”임서우는 권용하를 보며 물었다.“우리한테 매우 불리합니다. 사생활이 엉망이라고 대거 보도가 나기 시작하면서 이게 거짓이라는 게 증명되어도 사람들은 믿지 않을 거예요.”권용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감히 누군가가 백윤아를 망치려고 하다니. 권용하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해명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변명을 늘어놓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권용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서우 씨, 어떡
신수아는 흔들의자에 앉아 겨우 좀 쉬면서 핸드폰을 들고 릴스를 볼 준비를 했다. 하지만 앱을 열자 한 기사를 보더니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그럴 리가. 여보, 이거 봐. 큰일 났어.”신수아는 외치면서 임서우의 곁으로 달려갔다.“왜 그래?”“이 기사 좀 봐봐.”신수아는 핸드폰을 임서우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임서우도 기사를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핫 루키의 은밀하고 더러운 사생활]임서우는 기사 제목을 보자 누군가가 고의로 백윤아를 모함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연예인을 갑자기 뜨게 만드는 것도 쉽지만 망치는 것은 더욱 쉽다. 흑역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대중의 질타를 받으며 은퇴할 것이다.특히 개인 생활 문제는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연예계는 워낙 복잡해서 백윤아가 모함당했을 가능성이 너무 컸다.만약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백윤아한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심지어 연예계에서 은퇴할 수도 있다.지금 백윤아와 남한 그룹은 한 몸과 마찬가지기에 그녀의 이미지는 남한 그룹의 신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소비자들은 백윤아 때문에 남한 그룹의 신제품을 구매했다. 만약 백윤아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신제품의 판매에 전례 없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이것이야말로 상대방의 진짜 목적이었다.“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신수아는 백윤아를 무척 믿었고 이런 여자가 아니라고 굳게 여겨왔다.하지만 익명의 폭로가 터지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신수아는 이내 백윤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신수아는 더 당황했다.그녀와 백윤아는 좋은 친구이기에 백윤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봐 신수아는 너무 걱정되었다. 만약 이번 일로 타격을 받고 바보 같은 짓을 한다면 신수아는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 것이다.“여보, 어떡하지? 윤아 씨 혹시... 그러지는 않겠지?”신수아는 울먹거리며 말했다.“아니야. 걱정하지 마. 연예계에 이렇게 오랫동안 있었는데 처음 겪는 일이 아닐 거야. 게다가 용하도 있잖아.”임서우는 신수아를 위로하며 말
“병신들! 쓸모없는 것들! 어떻게든 남한 그룹을 막아야 해. 그걸 못해내면 다 꺼져! 꼴도 보기 싫어.”민예슬은 회의실에서 버럭 화를 냈다. 그녀는 남한 그룹이 이렇게 신속하게 행동할 줄은 몰랐다. 불과 며칠 사이에 남한 그룹의 신제품은 이미 청주 근처의 여러 도시 시장을 점유했다.그리고 고객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이것은 신아 그룹에게 전례 없는 타격이었다. 민예슬이 화를 내는 것을 보자 그룹 고위층들은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병신들! 다 꺼져!”민예슬은 사람들을 한번 째려보고 화를 냈다. 그러자 다들 재빨리 회의장을 떠났다.“강소진!”회사 고위층들이 떠난 후 민예슬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소진을 쳐다봤다.“네.”강소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짝!그러자 민예슬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갈겼다.“왜 내가 시킨 일은 아무 진도가 없어? 백윤아의 흑역사를 찾아내라고. 악플을 만들라고 했잖아.”민예슬은 화를 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할게요.”강소진은 아픈 볼을 감싸 쥐며 말했다.“이틀을 줄 테니 백윤아가 악플에 시달리지 않으면 너도 짐 싸고 꺼져.”민예슬은 차갑게 말했다.“네!”강소진은 얼른 회의실을 떠났다....고급스러운 카페.“재석 도련님, 도와주세요. 도련님만이 저를 살릴 수 있어요.”강소진은 앞에 앉은 파란 양복을 입은 젊은이를 보며 애원했다.함재석은 함씨 가문 큰아들이다. 함씨 가문도 청주의 명문가이다.강소진이 함재석을 찾은 이유는 함씨 가문은 청주에서 제일 큰 엔터 회사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드래곤 네이션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연예인 조현아도 이 회사 소속 연예인이었다.만약 함씨 가문이 도와준다면 백윤아를 무너뜨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다.“강 비서, 도와줄 수는 있지. 하지만 난 뭘 얻을 수 있어?”함재석은 웃으며 말했다. 연예인의 흑역사를 만드는 것은 그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강소진을 도와줄 명분이 없었다.“만약 도련님께서 도와주신다면 신아 그룹은 도련님
고서강은 방금 고씨 가문이 진도에서 키운 세력이 모두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씨 가문에서는 그들을 키우느라 수년이 걸렸다.하지만 그 성과는 하루아침에 모두 무너졌다.그리고 그 모든 건 그의 아들 고정혁 때문이었다.“아버지.”고정혁은 걸어들어오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꿇어!”고서강은 차갑게 말했다.“아버지...”“꿇어! 이제는 내 말도 듣지 않을 거야?”고서강이 호통쳤다.그러자 고정혁도 감히 대꾸를 못 하고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네 잘못을 알아?”고서강이 물었다.“전...”고정혁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당연히 무얼 잘못했는지 알고 있었다.탁!고서강은 힘껏 책상을 내리치면서 말했다.“너의 무모함 때문에 우리 고씨 가문의 손해가 막심해. 10년 넘게 진도에서 키워온 세력이 이번에 뿌리째로 뽑혔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아?”“난 네가 남한 그룹을 상대해 싸워서 민예슬에게 잘 보이고 싶은 거 알고 있어. 네가 민예슬을 좋아하는 것도 난 의견이 없어. 하지만 넌 우리 고씨 가문을 망칠 수은 없잖아!”남한 그룹과 신아 그룹의 일은 이미 드래곤 네이션에서 떠들썩하게 퍼졌다.고서강도 줄곧 이 일에 관심을 주고 있었다.그는 자기 아들이 왜 이러는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민예슬 때문에 고씨 가문의 이익을 해치는 건 절대 안 되었다.“꺼져. 다시는 그러지 마.”고서강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는 자기 아들이 한 여자에게 홀딱 반할 줄은 몰랐다.서재를 나서자 고정혁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이 모든 게 모두 임서우 때문이야.’“임서우, 운 좋은 줄 알아. 하지만 난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고정혁은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고정혁은 모두 임서우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낭패를 보았다고 생각했다.지금 이 시각의 진도 공항.“여보!”신수아와 백윤아가 공항 밖으로 걸어 나갔다.이번에 신수아는 백윤아 뿐만 아니라 운영 부서를 통째로 데리고 왔다.이 모든 건 남한 그룹을 도와서 빨리 청주 부
허성현은 멍해졌다.그는 임서우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틀림없이 이 새끼가 꾸민 짓이야.’그는 임서우가 도대체 무슨 신분인지 몰랐지만 분명히 눈앞의 이 사람은 감사국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사인할게요!”허성현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하지만 임서우는 바로 서류를 빼앗아 갔다.“이제야 사인하려고 하는 거야? 아쉽게도 너무 늦었어!”임서우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허성현을 바라보았다.“그게...”허성현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임서우를 바라보았다.“난 너에게 이미 기회를 줬어. 넌 이제 사인할 필요가 없어. 앞으로 감옥에서 남은 인생 잘 보내면 돼.”“네?”허성현은 멍해졌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내가 정말로 잡혀가는 거야? 이제 와서 사인해도 소용 없고 게다가 감옥살이하게 된다고?’풀썩!허성현은 무릎을 꿇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제발 저를 살려줘요. 지금 당장 사인해 드릴게요.”“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지.”임서우는 웃으며 말했다.쾅쾅쾅!허성현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몇 번 조아리며 계속 애원했다.“제가 눈이 멀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허성현은 이제야 자신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사인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임서우는 허성현의 이런 모습을 보자 짜증이 났다.‘바로 이런 나쁜 놈들 때문에 드래곤 네이션을 난장판이 되는 거야.’허성현은 평소에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믿고 안중에 누구도 두지 않았다. 지금 잡혀간다고 하니 남에게 굽실거리며 부탁하기 시작했다.‘이런 쓰레기 같은 사람은 세상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어. 살려두면 국민들에게 해를 끼칠 뿐이지.’“당장 데려가고 알아서 처리해.”임서우는 감사국 사람들에게 말했다.“네!”감사국의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들은 수갑을 꺼내 허성현을 데려갈 준비를 했다.그 장면을 보자 허성현은 매우 무서웠다.“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부디 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허성현은 깜짝 놀라서 계속
허성현은 임서우가 이렇게 대담한 줄은 몰랐다.‘감히 결재 부서의 부장을 때리다니, 이 새끼는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거야?’“꿈 깨. 난 절대 사인하지 않을 거야.”팍! 팍! 팍! 팍!임서우는 연속으로 허성현의 뺨을 때렸다.허성현은 얼굴이 다 부었다.그는 임서우처럼 이렇게 날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예전에 다른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을 부탁할 때 모두 공손하게 대했지만 임서우는 뜻밖에도 자신을 한바탕 때리고 있었다.“X발 놈아, 딱 기다려. 고씨 가문 도련님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성현은 독살스럽게 말했다.“고정혁 그 양아치를 말하는 거야? 그 새끼가 감히 나타나면 호되게 혼내줄 거야.”임서우는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허성현은 임서우가 단지 큰소리를 친다고 생각했다.‘정혁 도련님을 혼내준다고? 그게 무슨 헛소리야. 고씨 가문의 도련님이니 절대 불가능할 거야.’“사인 해.”임서우가 입을 열었다.“꿈 깨라고!”허성현은 여전히 끄떡없었다.그러자 임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정말 두려운 게 없는 놈이군.’“서윤아, 네가 좀 이 자식을 혼내 줘.”임서우는 옆에 서 있는 김서윤에게 명령을 내렸다.그러자 김서윤은 늘씬한 다리로 뚜벅뚜벅 걸어갔다.“뭐 하는 거야? 더 이상 다가오면 경비원을 부를 거야.”허성현이 김서윤을 바라보니 긴장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비록 김서윤은 예쁜 미녀였지만 허성현은 그녀를 보자 마음이 복잡해졌다.팍! 팍! 팍!김서윤은 허성현에게 한바탕 주먹을 날렸다.으악!허성현은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비명을 질렀다.안타깝게도 사무실은 방음 효과가 좋았기에 밖의 사람들은 사무실 안의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다.사실 허성현은 사무실에서 자기 여비서와 몸을 섞기 위해서 사람을 찾아서 미리 사무실의 방음 처리를 완벽하게 했다.하지만 허성현도 자신이 사무실에서 남에게 폭행을 당할 줄은 전혀 몰랐다.“됐어.”10여 분이 지나자 임서우가 말했다.계속 때린다면 허성현은 아마 죽을 수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