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우가 여자 한 명과 함께 침입했는데 미리 준비했는지 실력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들과 맞서 싸우려면 무조건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만 합니다.”청용파의 브레인 군사 이훈이 입을 열었다.“이 군사, 계획이라도 있는 건가?”정철용이 물었다.이훈의 전략은 늘 탁월했고 그의 도움으로 청용파는 서울의 모든 세력을 제치고 단번에 1인자의 자리에 올랐으며 지금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하여 청용파 내에서 이훈은 지위가 높을뿐더러 우두머리인 정철용이 그의 의견에 따르는 일이 많아지자 그에 버금가는 명성을 가지게 되었다.“제가 알기론 임서우가 오늘 염씨 가문을 찾아가 염정숙 씨의 팔순 잔치에서 소란을 피웠다고 합니다. 염씨 가문의 모든 실력자들을 물리쳤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장남 염주연 씨까지 처리한 후 아무 일 없다는 듯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이훈이 말했다.“그게 우리 청용파와 무슨 상관이지?”정철용이 물었다.“두 사건 모두 임서우의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날뛰는 걸 보면 믿는 구석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임서우가 염씨 가문을 처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야. 그런데 우리 청용파는 염씨 가문과 비교할 수조차 없는 대단한 실력자들을 소유하고 있으니 두려워할 필요 없어!”“임서우 한 명을 상대하는 건 두렵지 않지만 배후에 숨어있는 세력이 있을까 봐 걱정됩니다.”“쓰레기 같은 자식한테 무슨 배후가 있겠어?”“지난달 임서우의 결혼식에 남강 고위 장교 온정완 씨가 참석했다고 합니다. 함부로 덤비다가 자칫 온정완 씨가 나타난다면 청용파는 서울에서 끝장입니다!”이훈이 말했다.“그럼 우리는 이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지?”정철용이 물었다.“임서우가 염주연 씨한테 손을 썼으니 염씨 가문에서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일단 임서우를 조사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계획을 세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이 군사 계획대로 일단은 대기하고 있을게.”정철용이 말했다....유철은 병원에 실려간 후에야 부하 오훈이 임서우를 찾아간
“오늘 밤은 수다 떨면서 같이 잘까?”“내가 너랑 같이 자면 임서우는 어떡해? 서운해하지 않을까?”임서우가 있는 상황에서 신수아와 같이 자는 건 눈치 없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어찌 됐든 부부 사이를 방해하는 건 맞으니 혼자 있어야 하는 임서우가 신경 쓰였다.“괜찮아, 신경 안 쓸 거야. 그 정도로 속 좁은 사람 아니야.”신수아는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같이 자자.”마침 혼자 자는 게 무서웠던 장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머릿속에 양어머니의 죽음과 복수로 가득 찬 임서우는 다른 생각을 할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았고 신수아가 자고 있는 옆방에서 하룻밤을 잤다.다음날 신수아는 남한그룹으로 출근했고 장서윤은 별장에 남아 소설을 구상했다.장서윤과 단둘이 별장에 있는 게 불편했던 임서우는 김서윤과 함께 시골에 있는 양어머니의 집으로 향했고 이왕 간 김에 남아있는 유품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모든 것이 달라진 시골집을 바라보며 그는 쓸쓸함을 느꼈다.임서우는 조란희가 생전에 머물렀던 방으로 가서 물건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한 상자 안에서 그녀가 젊은 시절 받았던 메달과 누렇게 변한 표창장을 발견했다.그렇게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남한그룹으로 돌아온 후 앞서 연락했던 킬러가 신수아한테 연락을 보내왔다. 이미 서울에 도착했으니 현금 5000만 원과 함께 저녁 10시 서울 교외의 한 장소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충분한 자금을 제공해 주면 염주연과 유철은 킬러의 손에 죽게 된다.인당 2500만 원 정도는 신수아 혼자서도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그녀는 사전에 킬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조사했는데, 수법이 전문적이고 일 처리가 깔끔하여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후로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신수아는 고민 끝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란희를 위해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다.그녀는 이렇게 해서라도 마음속의 죄책감을 조금 덜어내고 싶었다. 결국 그날 밤 양혜영이 조란희를 내쫓는 바람에 모든 일이 벌어졌다.임서우가 만약 이 사실을
시골로 내려온 임서우는 하루 종일 추억에 잠겼다.여긴 그의 어린 시절이 담긴 곳이자 모든 행복의 시작인 곳이기도 하다.그는 양어머니 조란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 때 충격으로 한동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슬픔에 잠겼고 위로할 방법을 몰랐던 김서윤은 그저 묵묵히 곁을 지켰다.염씨 가문은 수소문 끝에 그가 평범한 군인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냈고 어젯밤 김서윤과 함께 유철을 찾아가 한바탕 난리 쳤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전혀 움직임이 없는 청용파를 보며 염씨 가문도 감히 성급하게 나서지 못했다.동시에 그들은 중급 장교인 김서윤의 신분이 신경 쓰였고 임서우를 존경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함부로 행동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어차피 아직 시간이 있으니 청용파에서 먼저 나서기를 바라며 서두르지 않았다.그러나 청용파도 이미 이훈의 전략대로 경계 태세에 들어가 조용히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그렇게 양측은 그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았다....요리를 마친 신수아는 장서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장서윤이 식사를 마치고 계속 일하는 동안, 신수아는 혼자 소파에 앉아 불안한 듯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시간은 어느덧 9시 30분이 되었다.“서윤아, 나 잠깐 나갔다 올게.”“응?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나간다고?”장서윤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신경 쓰지 마. 금방 올 거야.”“아니면 내가 같이 갈까?”그녀는 이 시간에 혼자 외출하는 신수아가 걱정되었다.“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일 보고 있어.”“그래. 조심해서 다녀와.”신수아는 현금이 담긴 캐리어와 함께 롤스로이스를 몰고 서울 외곽으로 향했다....같은 시각 조란희의 시골집.“드래곤 킹. 방금 서울 외곽의 군단에서 준비를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김서윤이 말했다.“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경거망동하게 행동하지 말고 조용히 대기하라고 해.”“네. 군단의 리더가 누군지 아십니까?”“정보를 알아내는 사람은 너인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남강
“그게... 제가 말했습니다.”김서윤은 고개를 숙이더니 낮은 목소리로 쭈뼛거리며 입을 열었다.“왜 일을 크게 만들어! 염씨 가문과 청용파는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상대들인데 왜 야단법석을 떠는 거야!”“위에서 양어머니의 복수를 도우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온정완 씨가 서울 밖에서 대기할 사람을 뽑았다고 합니다.”“됐어. 남강도 안정을 되찾았으니 마음대로 해.”“또 다른 소식에 의하면 서울시 검찰국장 김정호가 아주 문란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용파와 암암리에 결탁하고, 염씨 가문을 도와 범행을 은폐했다는 정보도 입수했습니다. 이번에 단지 염씨 가문과 청용파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검찰국까지 상대해야 합니다.”“서울을 해치는 그런 존재는 반드시 제거해야지.”“이제 군단이 모였으니 지시를 내리면 바로 서울로 들어와 염씨 가문과 청용파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아직 저쪽에 움직임이 없으니 서두르지 말고 조용히 대기해. 계획대로 모든 연결고리가 드러났을 때 일망타진해야지.”임서우가 말했다.“어제 염씨 가문과 청용파에 손을 썼는데도 지금까지 아무런 기척이 없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내가 봤을 때 중급 장교인 너의 신분에 겁을 먹은 게 틀림없어.”“그렇군요!”“날 따르고 내 말에 복종하는 걸 봤을 텐데 바보가 아닌 이상 쉽게 행동하지 못하지. 중급 장교가 곁에 있는데 어떻게 감히 공격하겠어?”“맞는 말입니다. 그럼 이제 어떡하죠?”김서윤이 물었다.“결혼식에 네가 완전 무장하고 참석한 건 실수였어. 이제 서울시 모든 사람이 네 신분을 알게 되었으니 섣불리 나서지 못할 거야.”“다른 방법이 있으십니까?”“당연하지.”임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김서윤이 말했다.“중급 장교가 가짜라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네? 하지만 제가 중급 장교를 사칭했다는 걸 사람들이 믿을까요?”김서윤은 어리둥절했다.“방법은 네가 직접 생각해. 언론과 방송국에 중급 장교를 사칭하며 다녔다고 말해도
“이제 모든 일들이 마무리되면 꼭 억울함을 씻겨줄게.”임서우는 김서윤을 바라보며 말했다.“날도 어두워졌는데 이만 돌아갈까요?”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시계를 보니 어느덧 저녁 10시였다.김서윤은 그를 도와 조란희의 유품을 정리한 후 그것들을 전부 지프차로 옮겼다.짐을 싣고 막 출발하려던 찰나, 롤스로이스 한 대가 시골집 입구를 지나 멀지 않은 숲으로 들어가는 걸 발견했다.“저 차 낯익어 보이는데 수아 씨 롤스로이스 팬텀 아닌가요?”임서우도 어딘가 많이 낯익은 차를 발견했다.“맞아.”그는 단번에 신수아의 차를 알아봤다.“밤 10시에 이렇게 외진 곳에는 무슨 일이죠?”김서윤은 의아한 듯 물었다.“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임서우는 자신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신수아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아닌가 싶은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물론 이런 의심은 김서윤도 마찬가지였지만 감히 입 밖에 내지는 못했다.“저희가 직접 가서 상황을 살펴볼까요?”김서윤이 물었다.“넌 일단 여기에 있어. 내가 가볼게.”임서우는 무덤덤하게 말했다.“네.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김서윤도 그녀가 왜 이곳에 왔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애써 참았다.그렇게 임서우는 살금살금 숲으로 들어갔다....조란희의 시골집이 어디에 있는지 알 리 없었던 신수아는 킬러가 그녀와 약속 잡은 장소가 그 근처인지도 몰랐다.킬러가 알려준 주소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지만 차는커녕 사람이 다녀간 흔적조차 없었다.벌써 시간은 저녁 10시를 넘었다. 무성한 나뭇잎들에 달빛이 가려졌고 숲속은 안개가 자욱했는데, 스산한 분위기는 마치 짙은 안개 속에서 누군가 달려 나올 것만 같았다.이런 곳에 처음 혼자 오게 된 신수아는 등골이 서늘해지며 어딘가 불안했다.사람의 발길조차 닿지 않을 듯한 한적한 숲속을 약속 장소로 잡은 킬러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이봐요! 거기 누구 있어요?”신수아는 큰 소리로 외쳤다.“블러드 섀도우, 당신 이곳에 있나요?”블러드
그의 옷차림을 보고 두려움이 한층 더 커진 신수아와 달리 킬러는 그녀의 요염한 몸매를 보고 두 눈이 반짝였다.“돈은요?”킬러가 물었다.“차에 있어요. 정말로 염씨 가문의 염주연과 청용파의 유철을 처리할 수 있는 거죠?”신수아가 물었다.“당연하죠. 그동안 사람을 밥 먹듯이 죽여오면서 실수한 적 단 한 번도 없어요. 염씨 가문과 청용파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돈만 있으면 오늘 밤 당장 저승사자를 만나게 할 수도 있고요.”킬러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지금 바로 가져다드릴게요.”말을 마친 신수아는 차에서 현금이 담긴 캐리어를 꺼냈다.“현금 5000만 원이 들어있으니까 확인해 보세요.”신수아는 캐리어를 킬러에게 건네줬다. 비밀번호가 잠겨있지 않아 손쉽게 캐리어를 연 킬러는 그 안을 가득 채운 현금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곧이어 자연스레 현금 한 뭉치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더니 캐리어를 닫으며 말했다.“돈은 문제없네요. 내일 염씨 가문 장남과 유철의 살해 소식이 서울 전체에 퍼질 겁니다.”“당신이 실수하게 되면 어쩌죠?”신수아는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실수? 지금 절 의심하는 거예요?”킬러는 기분이 상했는지 화를 내며 말했다.“의심하는 게 아니라... 만약 실수하게 된다면 제가 지시한 일이라고 절대 말하면 안 돼요.”킬러를 고용한 건 이번이 처음인지라 자칫 실수했다가 자신마저 이 일에 엮일까 봐 걱정되었다.“실수한 적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사람 둘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죠! 염주연과 유철같은 인간도 처리하지 못하는 실력이라면 킬러를 그만둬야죠.”킬러는 거만하게 말했다.“다행이네요. 그럼 부탁할게요.”“다만 돈 말고 다른 요구사항이 있는데...”킬러는 의미심장하게 신수아를 훑어보며 말했다.“요구? 전에는 이런 말 없었던 것 같은데요?”신수아는 그의 음흉한 눈빛을 보고선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당신이 오늘 밤 절 만족시킨다면 그 사람들 죽여줄게요!”킬러는 본색을 드러냈다.갑작스러운 제
킬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수아를 보며 돌진했고 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려 필사적으로 숲 밖을 향해 뛰쳐나갔다.도망치는 그녀의 모습에 킬러도 즉시 뒤쫓아갔다.“이쁜이, 어딜 도망가려고!”킬러는 그녀의 뒤를 쫓으며 소리쳤다.“살려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제발 살려주세요!”신수아는 앞만 보고 달리며 큰소리로 도움을 청했다.하지만 이렇게 외딴곳에서 누가 그녀를 구할 수 있겠는가?점점 가까워지는 킬러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어쩌면 이곳에서 도망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들었다.킬러에게 잡힐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앞에 있는 굵은 나무가 눈에 들어왔고 나무에 세게 부딪혀 자살하기로 결심했다.진작 임서우의 말을 들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그러나 아무리 후회해도 이제는 늦었다!바로 그때 검은 그림자가 번쩍이며 앞을 가로막았고 순간 킬러에게 붙잡혔다는 생각에 흠칫 놀란 신수아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놔! 이 개자식아!”신수아는 몸부림치며 소리쳤다.“무슨 일이야, 여보?”어딘가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신수아는 그제야 멍하니 고개를 들었고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이 임서우란 걸 발견했다.“임서우! 여긴 어떻게 왔어?”절망적인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임서우를 보며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우연히 지나가다가 발견했어.”신수아가 왜 이곳에 왔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임서우는 큰 나무 뒤에 숨어서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겁에 질린 채 도망치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되었다.“넌 누구야?”갑자기 건장한 남자의 등장에 킬러는 겁에 질려 흠칫 놀라며 물었다.“나? 이 여자 남편 임서우!”임서우는 무덤덤하게 말했다.거래할 때 혼자 오기로 신수아와 약속했기에 갑작스러운 남편의 등장에 킬러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넌 누구지?”임서우가 싸늘하게 물었다.“블러드 섀도우라고 들어봤나?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킬러!”임서우는
“그럼?”임서우는 킬러를 훑어보며 물었다.“같이 자자고...”그녀는 용기 내어 말을 이었다.겁도 없이 신수아를 탐내는 킬러의 행동에 임서우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있겠는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와이프로 뒀는데!“충고하는데 넌 아무것도 못 본 척하는 게 좋을 거야. 네 와이프더러 하룻밤만 잘 모시라고 하면 내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둘 다 끝장이야!”킬러는 사악한 의도를 내뿜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네가 진짜 킬러가 맞는지 테스트해 봐야겠어.”임서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죽고 싶어 환장하는 걸 보니 내가 한번 놀아줘야겠네!”말을 마친 킬러는 곧바로 자세를 취했다.“백학량시!”태극권을 선보이는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실력은 있는듯하다.“엄청난 사람인 것 같은데 조심해!”신수아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충고했다.임서우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가 어떤 공격을 할지 지켜보고 있었으나 한참이 지나도록 같은 자세만 반복할 뿐 싸울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았다.“이제 끝났어?”짜증 내는 듯한 임서우의 태도에 킬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는지 드디어 공격했다!“허이!”그는 큰소리로 기합을 넣더니 손발을 난타하며 임서우를 향해 다가갔고 그 모습에 잔뜩 겁을 먹은 신수아는 임서우의 팔을 잡으며 그의 뒤로 몸을 숨겼다.임서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오른발을 들더니 한방에 킬러를 걷어찼다!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처럼 자신만만하게 얘기하더니 임서우의 발차기 한방에 힘없이 날아가는 킬러를 보며 신수아는 자신이 속았다는 생각에 어이가 없었다!“쿵!”그는 큰 나무에 부딪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지더니 아예 움직이지 못했다.이게 무슨 킬러란 말인가?“이런 사람을 킬러라고 찾은 거야? 서커스단에서 공연하는 사람을 부른 게 아니고?”임서우는 어이가 없는 듯 허탈하게 말했다.“그게...”임서우가 강한 건지 킬러가 무능한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신수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