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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권진아가 화들짝 놀랐다.

“뭐?”

“4주래. 검사한 지 얼마 안 됐어.”

“...”

안서희는 아랫배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이번 생일에 생일 선물로 알려줄 생각이었는데 지금 보니까 그 사람한테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닐 수도 있겠어.”

권진아가 마음 아파하며 그녀를 위로했다.

“좋은... 소식일 수도 있지. 안유진도 임신했잖아. 주혁 씨가 아무리 안유진을 좋아한다고 해도 남의 자식을 키우려고 하겠어? 주혁 씨 그동안 너한테 잘해줬잖아. 어쩌면 진작 그 여자한테 마음이 식었고 너랑 행복하게 살길 원할 수도 있어. 그냥 이번에 안유진이 갑자기 돌아와서 어렸을 적 기억이 떠올라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것도 이해는 돼. 안유진이 떠나면 두 사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권진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0년 넘게 짝사랑한 감정은 그냥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그 밑에 얼마나 많은 감정이 숨겨져 있는지 그건 김주혁만 알고 있었다.

권진아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애를 봐서라도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만약 그래도 안유진을 선택한다면 나랑 같이 가서 애를 지우자.”

이튿날, 안서희는 아침 일찍 출근해야 했다. 김주혁이 집에 없어 홀로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다.

의사의 아침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회진을 돌고 산모의 상태에 따라 지시를 내려야 했다. 안서희는 임수경에게 몇몇 산모의 특수 상황과 요구를 얘기한 후에야 사무실로 들어와 물을 마실 여유가 생겼다.

문을 열자마자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김주혁인 걸 확인한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김주혁이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서희야, 병원 갔어?”

“회진도 다 마쳤어요.”

“미안. 아침에 일찍 와서 병원에 데려다주려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못 갔어.”

안서희는 가볍게 웃으면서 일부러 물었다.

“사정이요?”

“...”

“회사 일인가요?”

“응...”

김주혁이 다급하게 말머리를 돌렸다.

“오늘 다섯 시에 퇴근하지? 데리러 갈게. 같이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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