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숙자는 안효연에게 울면서 애원했다.“어머니!”나엽은 그녀를 끌어당기며 말했다.“왜 이렇게까지 저한테 강요하시는 거예요?”“난 너한테 강요한 적 없어.”남숙자는 아직도 자기가 한 모든 것은 나엽과 안효연을 위해서 그랬다는 말뿐이었다. “이건 사실 아주 단순한 일이야. 효연이만 허락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거야.”안효연은 그대로 떠났다.그녀는 차를 몰고 호텔로 돌아왔다.얼마 뒤 나엽도 따라왔다.하지만 호텔 방 문을 안에서 열어주지 않아 나엽은 계속 문을 두드렸다. 그는 안효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예 받지 않았다.“효연아.”나엽은 문을 두드리며 호텔 방 앞에서 안효연에게 문자를 보냈다.「이건 나도 모르는 일이야. 내가 알았으면 절대로 엄마가 그런 일을 꾸미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거야.」「미안해... 효연아.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나도 몰랐어.」「효연아, 문 열어주면 안 돼? 나 좀 들여보내 줘.」나엽은 계속 문자를 보냈다.하지만 문자는 모두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아무런 답장도 없었다.호텔 방 안에서 안효연은 침실에 들어간 뒤 바로 침대에 누웠다.머릿속이 너무 혼란스러워 잠을 자고 싶었지만 잠에 들 수가 없었다.그녀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핸드폰은 계속 울려댔지만 보지 않아도 나엽이 보낸 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안효연은 핸드폰을 볼 기분이 아니었기에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또 흘렀다. 아니면 처음부터 멈추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그녀와 나엽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다가 연애를 시작했다. 그들은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변함없이 서로를 사랑했다.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까지 했지만 안효연은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그날 밤, 안효연과 나엽 모두 뜬눈으로 지새웠다.나엽은 안효연의 호텔 방 문 앞에서 하룻밤을 기다렸다.다음 날 아침 나엽은 잠시 떠났다.그는 안효연이 가장 좋아하는 아침을 사서 돌아왔다. 다시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효
천우혁도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그러면 어떡해?”“가자!”안효주는 결정을 지었다. 그리고 사악한 눈빛으로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떠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안효주는 이렇게 그냥 떠나기에는 아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 혼자만 낭패를 볼 수 없다 여겼다.그래서...“우혁아, 우리가 저번에 안효연이 운성시에서 촬영하고 있다는 걸 알아봤잖아. 그리고 걔가 지금 그린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것도 내가 알아봤어!”“지금 안효연의 주변에는 경호원도 없어.”천우혁이 물었다.“뭐 하려고?”안효주는 사악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아무것도 안 하고 떠나긴 너무 아쉬워.”“마지막이야.”“한 번만 같이 가줘! 가서 안효연을 죽여 야지!”안효주는 천우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이 일만 잘 처리되면 너랑 같이 떠날게.”“우리가 순조롭게 떠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만약에 떠나지 못하더라도 내 손으로 안효연을 죽였다는 것만으로 나는 만족해! 내가 잡히는 한이 있더라도.”천우혁은 안효주를 말려보았지만 안효주는 들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그래서 천우혁는 안효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두 사람은 차를 타고 빠른 속도로 그린 호텔에 도착하였다.천우혁이 몰고 온 택시를 정차하려고 하는 순간 한 고급 차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강주환과 윤성아가 차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 그리고 둘은 호텔로 들어갔다.천우혁과 안효주도 이 광경을 목격했다.“효주야, 강주환과 윤성아도 왔는데. 우리 그만 여기서 멈출까?”천우혁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안효주를 말려보려 했다.“왜 여기서 멈춰?”안효주의 머릿속은 온통 못된 생각으로 꽉 찼다.“이게 다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허허.”“강주환과 윤성아도 이곳에 왔다는 건 안효연을 찾으러 온 거네!”“오늘 안효연만 죽이면 될 줄 알았는데. 하느님이 이 둘까지 보내줬으면 할 수 없이 다 같이 죽이는 수밖에 없지!”“하지만...”안효주는 천우혁이 하려던 말을 가로챘다.“뭐가 하지만인데! 그런 거 없어!”
웨이터 의상으로 갈아입은 안효주는 어떻게 강주환과 나엽이 들어간 방으로 같이 들어갈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때 로비에서 안효은 방 쪽으로 음식을 배달해 주는 웨이터를 만나자 안효주는 누구 방에 가냐고 물었다.안효연의 방으로 보내질 음식인 것을 확인한 안효주는 너무 신났다!“제가 도와드릴게요. 저를 주세요.”하지만 웨이터는 거절하였다. 안효주가 너무 낯선 얼굴이라서 의심을 하면서 물었다.“누구신지? 예전에 본 적이 없는 얼굴인 것 같아요.”“저 오늘 첫 출근이에요.”안효주가 대답했다.“아닐 텐데!”“제가 알기로는 우리 호텔에서 이번에 신인을 채용하지 않아서 들어올 신입이 없는데요!”웨이터는 진지하게 물었다.“당신 도대체 누구십니까?”“...”그러자 안효주는 주머니에 넣었던 칼로 웨이터를 힘껏 찔렀다! 몇 번 찌르고 나니 웨이터는 즉시 사망하였다.“죽을 짓을 찾아 하네!”안효주는 사나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리고 시체를 소방 통로가 있는 층계 쪽으로 던졌다. 그다음 칼을 깨끗이 청소하고 피를 닦고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안효주는 카트를 밀고 안효연 방의 초인종을 눌렀다.나엽이 문을 열었다.안효주는 웨이터 복장을 입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객님, 안녕하세요. 이건 고객님이 주문하신 영양죽과 아침 메뉴입니다.”“네.”나엽이 비키자 안효주는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 안효주는 갑자기 방문을 잠갔다. 이 이상한 행동은 강주환의 의심을 불러일으켰다.강주환은 윤성아와 안효연 쪽으로 카트를 밀고 가는 웨이터를 보면서 그녀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려고 한 순간 위험을 감지하고 소리를 치려고 했다.그리고 재빨리 윤성아 쪽으로 걸어갔다!이때 윤성아가 한발 먼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려는 안효주의 손을 잡고 말했다.“신영은? 혹은 안효주!”안효주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빨리 정체가 들킬 줄은 생각도 못 했다!안효주는 힘을 쓰면서 주머니에 있던 칼을 들고 윤성아를 찌르려고 했다.하지만 실패했다. 안효주가 칼을 꺼내는 순간
안효주는 윤성아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불만을 호소했다.“나는 예쁜 얼굴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지금은 끔찍한 흉터가 생겼어!”“만약 메이크업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흉터! 심지어 사람인지 귀신인지도 구별 못 할 만큼 끔찍한 흉터 말이야!”“그리고 내 다리!”안효주는 바지를 접어 올리며 윤성아에게 착용하고 있던 의족을 보여주었다.“봤어?”“윤성아, 네가 내 다리를 이렇게 만든 거야!”안효주는 윤성아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자신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다 윤성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윤성아는 덤덤하게 미친 짓을 하고 있는 안효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너 자신이 너를 그렇게 만든 거야!”“안효주, 네가 행복한 삶을 누렸던 건 사실이야.”“하지만 그걸 소중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어?”“너는 어릴 때부터 나쁜 심보로 사람을 해치려고 했어!”“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하려했고 그리고 또 나엽씨를 빼앗아 가려고 자기 친언니까지 죽였던 사람이야!”“너는 탐욕스럽고 이기적이고 나쁜 일은 전부 해봤어!”“나를 몇 번이나 해치려 했어?”윤성아는 안효주가 했던 나쁜 짓을 모두 말했다.“우리 둘이 닮았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나를 사칭하려고 했지.”“강주환과 결혼하고 싶어서 나를 모함하고 심지어 자기 아이까지 유산시켰어...”“신명훈이랑 손잡고 한연 그룹을 빼앗아 가려고 했고 실패한 후에 미친 사람처럼 자기를 키웠던 아버지를 죽이려고도 했지!”“하성이를 납치하고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르고!”“양신우도...”양신우는 휘황찬란한 미래를 꿈꾸는 젊은 나이에 안효주에게 납치되면서 살해당했다.윤성아는 이 말들을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였다.“안효주, 네가 이렇게 많은 나쁜 짓을 했는데 벌을 받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너 같은 사람은...”“아니지. 넌 사람도 아니지. 인성이 없으니깐 짐승이지. 너 같은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가는 것도 아까워!”윤성아의 말을 들은 안효주는 화를 내기는커녕 웃기 시작했다.“하하하...”그 웃음소리는
윤성아는 안효주의 헛된 환상을 하나하나 깨부수면서 말했다.“너는 안씨 가문 둘째 아가씨가 아니라 윤정월의 딸이야!”“네가 훔친 아이도 네 아이가 아니야!”“너는 나쁜 짓을 너무 많이 했어.”윤성아는 계속 말했다.“만약 네가 일찍 그만두었다면 오늘 이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거야!”“네가 차로 나를 치는 바람에 눈이 펑펑 오는 그날, 주차장에서 나는 아이를 낳다가 죽을 뻔했어!”“네가 내 아이를 훔쳐 갔는데 내가 어떻게 찾으러 오지 않을 수가 있겠어?”윤성아는 그때 상처를 받고 힘겹게 도망쳐서 조용히 아이를 낳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평생 아이를 지키면서 살려고 했다.“내가 돌아온 이유는 바로 내 아이를 찾기 위해서야!”“안효주, 네가 양지강과 양신우를 죽인 것도 모자라 나를 또 죽이려 하고 내 아이까지 훔쳐 가는 미친 짓을 했어! 너는 천벌을 받을 년이야. 죽어도 마땅한 목숨이라고!”이 대화를 듣던 강주환은 어리둥절해하면서 윤성아를 바라봤다.윤성아와 안효주가 말한 눈이 오던 그날의 주차창, 출산, 그리고 아이를 훔친 사실까지 강주환은 전혀 몰랐다. 때문에 강주환은 이 말들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강주환은 많은 생각이 들면서 4 년 전, 그날 밤을 떠올렸다.운성으로 출장 간 강주환은 폭설 때문에 하룻밤 머물고 가려 했다.길을 걷던 강주환은 윤성아의 뒷모습을 본 듯한 기억이 떠올랐다! 너무 그리워서 였을가? 아니면 착각이 었을가...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그날, 강주환도 차를 그 주차장에 세우러 갔다. 눈이 그치질 않자 기사는 강주환의 차를 몰고 지하 정거장으로 내려갔다.강주환은 정확히 그 순간이 떠올랐다! 차가 지하 정거장으로 내려가는 순간 심장이 갑자기 아파오면서 질식할 것 같았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그 순간, 강주환은 갑자기 손을 떨기 시작했다. 그래서 차를 세우라고 소리까지 질렀다! 강주환은 차 창밖을 내다보았다. 20, 30 미터 반경의 지상 주차장은 이미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였다. 주차장 끝쪽을 보
안효주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강주환을 바라보았다. “전 여전히 주환 씨를 사랑해요!”“제발 그 빌어먹을 계집애 옆에 있지 말고 저한테로 와요. 그러면 살려줄게요. 네? 우리 같이 저 세 사람 죽이고 저랑 같이 살아요, 네?”강주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안효주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안효주 쪽으로 걸어갔다. 강주환과 윤성아 두 사람은 안효주와 불과 몇 걸음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기에 두 걸음만 떼면 바로 곁에 다가갈 수 있었다. 안효주는 넋이 나간 듯 강주환을 바라보았다. 바로 강주환을 안고 싶었으나 덜컥 겁이 났다. 온몸으로 냉기를 뿜어내면서 증오와 혐오의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느껴지는 사악한 기운이 당장이라도 그녀를 죽일 것 같았다.“다가오지 마요!”안효주는 손에 쥐고 있던 총을 강주환에게 겨누었다. “저랑 함께 있기 싫은 거죠!”“당신...”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다. 이때, 가까이에 있던 강주환이 갑자기 움직였다. 그는 단번에 안효주의 손을 결박한 뒤 들고 있던 총을 뺏으려 했다. 하지만 안효주도 악귀처럼 힘이 어마어마했다.그녀는 강주환한테서 벗어나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다! 강주환이 그녀한테서 총을 뺏으려는 순간 ‘탕’하는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총알은 정확히 강주환의 복부를 가격했다.강주환의 눈빛이 순간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는 아픈 게 무엇인지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총을 맞고도 안효주가 들고 있던 총을 빼앗으려 했다.이때, ‘퍽’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번에는 윤성아였다!그녀는 강주환과 안효주가 옥신각신 총을 빼앗는 모습을 보고 냉큼 달려왔다. 그리고 마침 안효주를 발로 걷어찼더니 손에 들고 있던 총이 강주환에게 넘어갔다.강주환은 총기 사격을 배운 적이 있었고 실력도 나쁘지 않았다. 한 방이면 바로 안효주를 죽일 수 있다!하지만...“하하.”안효주는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몸에 있던 폭탄의 버튼을 누르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강주환, 쏴 봐
안효주는 미칠 것 같았다.“당신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수많은 기회를 줬는데 지금 이 순간도 나를 죽이려고만 하다니.”“근데 이걸 어떡하지?”“나한테 무릎을 꿇고 빌면 목숨만은 살려줄 수 있는데.”강주환이 대답했다. “그래.”그는 배를 부여잡고 한 발자국씩 안효주에게 걸어갔다. 강주환의 핏빛 서린 눈동자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안효주에게 한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춰 섰는데 당장에라도 무릎을 꿇을 기세였다.안효주는 너무 기뻤고 의기양양해졌다.강주환이 자기한테 무릎을 꿇으면 그에게 저질스러운 짓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강주환 손으로 윤성아를 직접 죽이게 하는 등 더 독한 짓도 시키려고 계획했다.또...그녀의 머릿속은 이런 생각들뿐이었고 지금 너무 신났다.그런데 이때.안효주에게 무릎을 꿇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강주환은 갑자기 그녀의 복부를 세차게 걷어찼다.동시에 ‘탕’하는 총소리도 울렸다.강주환이 쏜 총알은 넓은 강화유리에 꽂히면서 곧 부서질 것 같았는데 마침 안효주도 그쪽으로 넘어지면서 자칫하면 아래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안돼!”안효주가 비명을 질렀다. 이미 자기 앞날을 예견한 걸까?“젠장!”“다 죽어버려!”안효주는 강화유리에 부딪힌 뒤 십여 층 창문 밖으로 떨어지면서 스위치를 눌렀다.“펑!”폭탄이 터졌다. 강주환은 냉큼 몸을 돌려 윤성아를 품에 안았고 나엽도 마찬가지로 안효연을 재빨리 안았다. 안효주가 창문 밖으로 떨어지는 순간 폭탄이 터졌는데 강주환이 제일 가까운 곳에 있었던 관계로 등에 큰 화상을 입게 되었다. 그는 쓰러지는 순간에도 윤성아를 놓지 않았고 강화유리의 파편들이 그의 등위로 쏟아졌다.이때.안효주의 몸은 폭탄이 터진 순간 산산조각이 났는데 그녀의 의족만 호텔 건물 아래에 주차된 택시에 떨어졌다.마침 그것은 천우혁이 몰고 온 차였다.폭발음을 듣자마자 천우혁은 택시에서 내렸다. 그는 공중에서 피와 살덩어리가 부서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게 되었고 곧바로 의족이 차 지붕 위에 떨어지는 것도
예전에 강하성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눈과 성격이 윤성아와 똑 닮아서 꾸짖기 매우 힘들었다.앞으로 강주환은 강하성을 꾸짖기는커녕 더욱 사랑해 줄 일만 남은 것 같았다.강하성이 다가왔다.그리고 강주환의 몰골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 “아빠, 많이 아파요?”“안 아파.”이 순간, 강주환은 강하성에게 하나만 말해주고 싶었다.손을 뻗어 강하성의 머리를 문지르며 이 기쁜 일을 냉큼 그에게 말해주었다.“우리 아기, 혹시 알고 있어? 사실 너는 엄마의 친아들이야!”근데 강하성은 놀라기는커녕 담담하게 고개만 끄덕였다. “알고 있어요.”그리고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이 일은 이미 저희 모두가 알고 있었어요. 아빠만 모르고 있었는걸요.”강주환은 할 말을 잃었다.“...”그리고 조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윤성아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윤성아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속일 수밖에 없었잖아요!”강주환이 냉큼 맞장구를 쳤다. “그건 그렇지!”이번 일뿐만 아니라 이제부터 이 여자가 어떤 일을 해도 다 당연한 일이고 그도 마땅히 받아들이기로 다짐했다.안진강도 강주환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이번 일을 거치면서, 강주환이 목숨 바쳐 윤성아를 보호했기 때문에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안진강의 얼어붙은 감정들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들이란 조금만 잘해주면 또 기고만장해지기 일쑤다.하여 티를 내지 않고 여전히 쌀쌀맞게 강주환에게 말했다. “최근 자네가 한 모든 행동들을 똑똑히 지켜봤으니 이제부터 예전에 한 못된 짓들에 대해 더 이상 따지지 않겠네.”“근데 내 딸을 데려가려면 계속 노력해야 해!”강주환은 기뻐서 날아갈 것 같았다.안진강과 서연우가 떠나간 후, 그는 다급히 윤성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자기야, 이제 아버님까지 날 인정해 줬어. 넌?”두 아이가 모두 병실에 있었다.윤성아는 강주환이 ‘자기’라고 부른 탓에 얼굴이 뜨거워졌다.그리고 강주환을 째려보다가 다시 못 알아들은 척 되물었다.“제가 뭘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