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아가 감동하지 못했다면 거짓말이다.강주환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성아야, 나 호진 그룹과 강씨 집안의 모든 걸 송아름에 돌려줘야 할 것 같아. 그 말은 즉 난 곧 빈털터리가 될 거란 말이야!”강주환은 아이처럼 도움의 손길이 절절해 보였고 애교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성아야, 자기가 날 먹여 살려주면 안 돼? ”“그래요!”윤성아가 확신에 차 말했다.그녀는 애틋한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전에 말했었잖아요. 강 대표님의 얼굴만 있으면 난 충분히 만족한다고요. 당신이 가난뱅이가 된다 해도 내가 먹여 살릴게요!”윤성아가 장담하며 말했다.그녀는 지극히 강주환을 바라다보며 불현듯 토론을 시작하게 되었다. “전에 제가 대표님 애인이었을 때 매달마다 대표님한테서 용돈을 적지 않게 받았잖아요. 저도 대표님한테 쓰는 돈을 아깝지 않아요. 강 대표님을 먹여 살리려면 매달마다 6억이면 어때요? 모자라면 10억도 되고요.”강주환은 어리둥절해 났다.이 여자가 진짜 그를 먹여 살리겠다고 한다니. 그가 그녀의 뒤에서 빛도 못 보는 애인으로 몰래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예전에는 그의 애인이었던 그녀가 이젠 바꿔서 그가 그녀의 애인이 되다니!강주환은 윤성아의 턱을 잡고 가없이 여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복수하겠다는 거야? 예전에 내가 널 애인으로 삼았을 때 네가 겪었던 서러움을 나보고도 느껴봐라 거야?”윤성아가 말했다. “왜요? 안 돼요?”강주환, “...”그가 안 된다고 어찌 말하겠는가?전에 그가 이 여자한테 서러움을 그렇게도 많이 주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도 그러한 느낌을 느끼며 만회할 수 있으니 그는 당연히 된다고 하였다.그리고 그녀가 그의 애인이었을 때를 돌이켜 보면 그녀는 매일 그의 말에 잘 순종했고 또 밤마다 저택에서 그를 기다려주었었다.강주환은 이 여자가 자신을 먹여 살릴 나날들을 상상해 보니 왠지 모르게 기대가 되었다.그의 온몸에 DNA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의 눈동자는 야수처럼 변하면서 위험하게 윤성아를 바
그래서 그녀는 얼굴에 냉소를 머금고 말했다.“제가 성아 씨를 불러낸 이유를 짐작은 하고 있죠?”윤성아가 차분하게 대답했다.“네, 어느 정도는요.”“그래요,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주환 씨 옆에서 떠나줘요.”윤성아는 대답 없이 송아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송아름은 본모습을 드러낸 채 차가운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윤성아의 예상대로였다.“주환 씨가 그쪽한텐 얘기하지 않았죠? 사실 그 사람 강 씨 집안 친아들이 아니에요. 그 집안 친자식은 나라고요!”송아름은 30년 전 자식이 바뀌었던 일을 간단히 얘기했다.윤성아는 놀란 기색이 없었다.송아름은 윤성아를 추궁했다.“아름 씨, 이 사실 알고 있었어요?”“주환 씨가 알려줬어요.”송아름은 강주환이 이런 일까지 윤성아에게 말했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질투가 나 미칠 것만 같았다.“그럼 둘째 아주버님께서 돌아와 이 일을 폭로하려 하는 것도 알고 계시겠네요? 아주버님께서 주환 씨의 주식을 탐낸다는 것도요.”송아름은 강주환이 처한 위기에 대해서 얘기하고는 대단한 것이라도 알려주는 듯 윤성아에게 말했다.“지금 상황이 그래요. 주환 씨는 저와 결혼해야만 가진 것들을 지킬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모든 걸 잃고 길바닥에 나앉게 될 거예요!”송아름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비웃음 조로 말을 이었다.“성아 씨, 똑똑하시다면서요. 주환 씨가 모든 잃게 놔두지 않으실 거라 믿어요. 더군다나 아무것도 없는 남자와 함께하지도 않으실 거고요. 그렇죠?”윤성아는 옅게 웃었다.“아름 씨 생각대로 되진 않을 것 같아요, 죄송하게 됐네요.”송아름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의 눈빛이 깊고 차가운 어둠으로 물들었다.“성아 씨, 왜 이렇게 이기적이에요? 주환 씨는 어릴 적부터 모든 걸 가진 채 자랐어요. 귀한 대접을 받고, 모든 게 뜻대로 되는 데 익숙한 사람이라고요. 그런 사람이 빈털터리가 돼 길바닥에 나앉게 된다면... 못 견뎌할 게 뻔해요. 그건 주환 씨를 망치는 일이에요!”윤성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
그때 강태오는 굉장히 화가 났다. 그의 친구는 그보다 더 화가 나있었다. 강태오의 친구는 얼굴도 그보다 잘생기지 못했을뿐더러 사회적 지위도 낮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한량이었다. 그러나 송아름과 잘해보려는 남자들은 줄을 섰었다. 송아름은 돈이 필요했기에 강태오와 그의 친구 모두 그녀의 관심 밖이었다!“씨발! 그래봤자 몸이나 파는 주제에. 난 오늘 꼭 너랑 자고 말 거야!”그날 밤, 강태오의 친구는 송아름을 룸에 가둬놓고 온갖 희롱을 가했다.그 대가는 다음 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조사 결과 자살로 판명 났다는 것이다!그날 이후 송아름은 화류계에서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강태오는 강 씨 집안에서 송아름을 다시 만날 줄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고은희가 바꿔 친 강 씨 집안 친딸이라니! 이거 생각보다 흥미진진한걸!’“아름 씨, 난 내 친구의 죽음이 뭔가 수상쩍다고 생각했어. 그렇게나 목숨 중요한 줄 아는 사람이 어떻게 자살을 하지? 게다가 온몸에 피 칠갑을 하고 말이야, 정말 참혹한 모습이더구먼. 그런데 오늘 그 이유를 알 것 같아!”30년 전 고은희가 아이를 바꿔치기했고 그 아이가 송아름이란 사실을 알게 되자 강태오는 사람을 시켜 송아름을 뒷조사했다. 그래서 그녀가 장미 아가씨란 사실은 물론이고 과거 최면을 배운 적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그리고...“아름 씨, M국에 있을 때 말이야, 최면 기술이 썩 좋진 않았지? 금방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었나? 정말 재능이 있긴 하네, 최면을 배우자마자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시험해 보려 했으니. 그런데 들켰었지, 아마?”강태오는 당시 M국의 부자가 송아름에게 푹 빠져 소꿉친구였던 아내와 이혼할 뻔했던 일을 전해 들었다. 나중엔 이 사실을 들켰는지 송아름이 원하던 대로 그녀와 결혼하기는커녕 사람을 붙여 그녀를 감시하게 하고 그녀가 접대부 일만 할 수 있게 통제했다.그랬기에 송아름이 사람을 죽인 것이다!송아름은 큰 충격에 빠졌다. 잊고 살았던 일이 이제 와 까발려
송아름에게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호진 그룹, 나아가 강 씨 일가의 모든 것을 빼앗은 뒤로 미뤄도 되는 문제였다.생각을 마친 강태오는 콧방귀를 뀌며 송아름을 힘껏 밀쳤다.하이힐은 신은 송아름은 중심을 잃고 곧 차도에 넘어질 듯이 크게 휘청댔다. 이때, 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아!”송아름이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차에 치인 자신의 미래가 보이기라도 하는 듯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차가 날 짓밟고 지나가겠지. 지금쯤이면...남궁성우는 마침 근처에서 강주혜와 데이트를 하고 있던 중 강태오와 송아름의 말다툼을 목격하고는 그들 쪽으로 걸어왔다. 이 장면을 본 후 송아름의 손목을 휘어잡은 뒤 그녀를 힘껏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괜찮아요?”“네, 괜찮아요.”송아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답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를 구한 사람이 남궁성우라는 것을 보자 급히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성우 씨, 방금은 고마웠어요. 성우 씨가 절 구해주지 않았다면...”그녀는 끝장이었다!강태오는 남궁성우를 보고는 곧바로 차에 몸을 싣고 떠났다.남궁성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저 사람이 시비 건 거예요?”그는 송아름이 오윤미와 송경훈의 딸이라 추측했기에 송경훈을 봐서라도 송아름을 챙겨줘야 했다.남궁성우는 조심스레 물었다.“도와드릴까요?”송아름은 고개를 저었다.“아뇨, 괜찮아요.”강태오는 송아름의 치명적인 약점을 잡고 있었다! 어떻게든 강태오와 제삼자의 접촉을 줄여야만 들통날 확률이 줄어들 것이었다.“네, 그럼.”남궁성우가 별것 없다는 듯 대답했다.햇빛 아래 반짝이는 은색 안경테 뒤로 다정한 두 눈이 송아름에게 향했다.“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요.”송아름은 멍해졌다. ‘이상하다, 왜 날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지? 전엔 모르는 사람처럼 쌀쌀맞게 굴었는데.’그런데 지금은... 그녀를 친동생처럼 아끼고 있었다. ‘바로 이거야!’남궁성우가
송아름은 통화 버튼을 누르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대체 원하는 게 뭐예요?”“우리 예쁜 조카,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강태오는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내게 진짜 증거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해서. 참, 이거 내 번호니 저장해, 계속 연락하자고. 참, 네가 가진 주식은 언제쯤 넘겨줄 건가?”“...”송아름은 주식을 넘긴다는 생각을 해 본 적조차 없었다! 하지만 약점이 잡힌 상황이었기에 강태오에게 너무 밉보여서도 안 됐다. 일단은 적당히 얼버무려서 넘어가야 했다.강태오는 숨겨왔던 야심을 드러냈다. 그는 애초부터 호진 그룹과 강 씨 가문의 모든 걸 삼켜버릴 생각이었다! 송아름이 소유한 20퍼센트 주식뿐만 아니라, 강주환이 가지고 있는 30퍼센트 주식까지.이날, 강태오는 다시 호진 그룹에 찾아와 강주환을 만났다. 강주환이 강 씨 가문의 친아들이 아니란 사실을 가지고 강주환을 협박하려 한 것이다.“하,”강주환은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삼촌, 요즘 기자들을 만나고 다니신다면서요. 누구도 삼촌이 알고 계신 진실에 대한 기사를 쓰지 않나 봐요?”“...”그는 비밀리에 기자들과 만나, 강주환이 강 씨 집안 핏줄이 아니란 사실을 세상에 알려 강주환을 압박하려 했었다.하지만 강주환은 영주시의 왕이나 다름없었다. 많은 기자들은 강주환의 스캔들에 관심을 가졌으나 누구도 기사를 쓰려하지 않았다!“흥!”강태오는 콧방귀를 뀌었다.“그래, 기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30년 전 아이가 바뀐 사실은 말하지 않았어!”“호진 그룹은 강 씨 가문의 것이니까. 넌 비록 친아들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강 씨 집안에서 자랐잖니? 그간의 정이 있는데, 나도 너와 호진 그룹을 망치고 싶지 않아!”강태오에겐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기자들에게 밝힌 사실이 그리 충격적이지 않기에 누구도 나서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누구도 불확실한 사실 하나 때문에 강주환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강태오가 모든 증거를 제시한다면?“강주환, 진실이 드러나면 너뿐만 아니라 호진 그룹 전
안진강과 서연우의 마음에 쏙 든 윤성아의 맞선 상대는 놀랍게도 양준회였다!“성아야, 준회 어릴 적부터 봐 온 사람으로서, 정말 괜찮은 친구야. 여러모로 너와 어울리기도 하고. 하지만 와이프가 운이 나빠 일찍 사별했으니 참... 전에 네 언니가 그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으니, 너도 본 적이 있을 거야.”윤성아는 부모님의 부추김에 못 이겨 양준회와의 맞선 자리에 나갔다.운성 시의 어느 레스토랑 창가 자리.윤성아는 온몸에 명품을 두른 맞은편의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준회 씨, 죄송해요. 전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이 자리에 나온 건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예요.”윤성아는 단호하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양준회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버님한테서 이미 성아 씨와 강 대표님의 사정을 들었어요.”윤성아는 흠칫 놀랐지만 이내 입꼬리를 끌어올려 방긋 웃었다.“아빠가 주환 씨 많이 욕했죠?”“그렇죠.”두 사람의 만남은 생각보다 유쾌한 분위기로 흘러갔다.식사가 끝날 무렵, 양준회가 윤성아에게 넌지시 물었다.“저와 잘 안되면, 아버님께선 다른 맞선 자리를 마련하시겠죠?”“...”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봤을 때 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양준회와의 식사 자리에 가기 전, 안진강은 윤성아에게 당부했었다.“성아야, 부담 갖지 말고 평범한 식사 자리라고 생각해. 준회 너무 괜찮은 친구지만, 네 마음에 드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사람과 또 맞선 보면 되지! 운성 시의 미혼남들은 아빠가 다 알아봐 놨어.”윤성아가 필요하다면, 안진강은 다른 남자들의 프로필을 한 트럭 가져와 그녀더러 고르게 할 수도 있었다.양준회가 제안했다.“그러니 차라리 아버님에게는 제가 마음에 든다고 하세요. 그럼 다른 맞선 자리를 피할 수 있잖아요.”“하지만...”“전에 언니분을 도와서 연기해 드린 적도 있는데, 성아 씨 도와드리는 것도 큰 문제는 없어요. 저도 적당한 아내를 찾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제 딸이 계속 졸라요, 빨리 재혼해 엄마 만들어달
윤성아는 화제를 바꾸고 강주환과 계속 통화를 이어갔다.통화가 끝나자 강주환은 샤워하러 갔다.샤워를 마치고 난 강주환은 낯선 번호로 온 메시지를 확인했다.「윤성아가 다른 남자랑 소개팅하고 있음. 둘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 것 같던데 더 구체적인 내용은 메일로 보냈으니 확인 바람.」강주환은 바로 수신함에 익명으로 된 메일이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 그 안에는 윤성아랑 양준회 사진들로 가득했고 음성파일도 있었다.강주환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정리된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자기 여자가 양준회랑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웃고 산책하고 또 몇 번 만났는지까지 알 수 있었다.그리고 둘은 서로의 집에도 놀러 갔었다.이 모든 사진의 공통점은 사진 속 윤성아의 밝은 웃음이었다.둘은 실제 커플인 것처럼 어울려 보였다.이뿐만이 아니라 윤성아는 양준회 딸이랑 한 가족처럼 장난치는 사진도 있었다.강주환은 문뜩 강하성이 어느 날 양준회한테 전화를 걸었던 일이 생각났다.‘하성이는 다 알고 있었구나. 양준회가 윤성아랑 소개팅하고 있는 것도 알고 둘의 사이가 심상치 않은 줄도 알고 그래서 전화를 걸 수 있었구나.’‘아! 그때 바빠서 자기랑 엄마를 버릴 거냐고 투정 부린 것도 이것 때문이구나! 엄마가 다른 남자랑 떠나면 어쩌냐고 말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네.”강주환은 질투심에 화가 치솟아 올랐다.그러고는 음성 파일을 클릭했다.윤성아의 목소리였다.“아름 씨, 실망하시겠네요.”송아름이 대답했다.“성아 씨는 왜 그렇게 이기적이죠?”“주환이는 부족한 것 없이 태어나서 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고 신경 쓸 것 없이 살아왔어요.”“이 모든 걸 잃게 된다면 하늘이 무너진 듯하겠죠. 그걸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요? 이건 주환이를 지옥으로 몰고 가는 길이예요!”윤성아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나랑 뭔 상관인데요?”“강주환은 나 아니면 누구랑도 결혼 안 한다고 했어요! 나를 위해 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다고 했다고요!”강주환은 등골이 서늘했다.가슴이 찢어질
윤성아는 한 번도 강주환에게 복수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강주환이 이렇게 말하자 이 또한 나쁜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예전에 송유미랑 약혼한다고 했을 때 윤성아는 강주환과의 모든 인연을 끊으려고 했었으나 강주환의 생각은 달랐다.강주환은 고은희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랑 결혼해서 가정의 화목도 지키고 애인도 잃지 않게 되어서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송유미와 안효주는 윤성아를 궁지로 몰아넣고 온갖 시련을 겪게 했다.윤성아가 유산한 아이도 그해 눈밭에서 출산하다가 죽을 뻔한 일도 그리고 안효주에게 아이를 뺏긴 일도 이 모든 불행은 모두 강주환 때문이었다.윤성아는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서 용서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하지만 강주환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가 없었고 아이들을 위하여 그리고 또 자기 자신을 위하여 강주환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었다.윤성아는 겉으로 용서한 척하면서 강주환과 같이 있었지만 마음속에 담아둔 그 한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그래서......“왜 저는 그러면 안 되죠?”윤성아는 강주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때 대표님은 결혼도 하고 저랑도 계속 만나려 했던 거 아니에요?”“대표님만 그럴 수 있고 제가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그때 제가 어떤 심정이었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어요?”침묵이 흘렀다.“......”강주환은 윤성아의 어깨를 더 꽉 잡고 두 눈 똑바로 뜨고 대꾸질하는 윤성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그 느낌 나도 이젠 알았어. 알았다고!”“네가 다른 남자랑 소개팅하고 또 약혼 그리고 결혼까지 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질투 나서 미칠 것 같단 말이야!”“넌 모르지. 내가 얼마나 그놈 죽이고 싶은지.”윤성아는 강주환이 손힘에 어깨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이거 놔요. 아파!”강주환은 손에 힘을 풀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때 내가 얼마나 쓰레기였는지 알겠어.”“그러니깐 다른 남자랑 소개팅하지 마. 응?”윤성아가 고개를 끄덕이려 하는 찰나였다.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