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7화

선우가 잠깐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알잖아. 네가 아픈 거 내가 보기 싫어하는 거.”

“그래?”

윤아가 코웃음을 쳤다.

“맥주 그만 마셔? 응?”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윤아가 이렇게 쏘아붙였다.

“그러면 오늘 저녁에 바로 출발할 수 있게 해줘.”

그저 차가운 맥주로 짜증을 조금 덜어내려 했는데 이걸로 선우를 협박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기회를 준 건 선우니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윤아에게 달렸다.

오늘 이곳에 온 것도 선우의 협박에 못 이겨 온 것이니 말이다.

선우는 한참을 침묵하더니 말했다.

“오늘은 안 돼.”

“그래?”

윤아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안 된다니 내가 마셔도 뭐라 할 자격 없지.”

“윤아야, 꼭 이렇게 나랑 팽팽하게 맞서야 해?”

“내가 너랑 맞선다고?”

윤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난 우리가 친구인 줄 알았어. 내가 만약 언젠가 너랑 맞서게 된다면 그건 모두 네가 핍박해서일 거야.”

수화기 너머에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

“그래도 오늘은 안 돼.”

이렇게 말한 윤아는 더 이상 선우를 상대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더니 다시 맥주캔을 들어 한 모금 한 모금 천천히 마셨다.

한참 후, 방문이 열렸고 우진이 안으로 들어오더니 윤아의 손에 들린 맥주를 가져가려 했다.

윤아는 이를 미리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우진이 손을 내민 순간 살짝 피했다.

우진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윤아 님, 시간이 늦었어요. 이제 쉬실 시간이에요. 이 시간에 술 마시는 건 안 좋아요.”

“아, 잠이 안 와서 술을 먹는 건데요?”

우진이 입을 앙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가요. 마시고 나면 바로 쉴 거예요.”

하지만 우진은 원하는 바가 따로 있는지 그 자리에 우뚝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윤아가 그런 우진을 힐끔 쏘아봐서야 결국 그가 입을 열었다.

“윤아 님, 그만 마셔요. 대표님께서 지금 바로 출발하시라고 합니다.”

이를 들은 윤아는 하던 행동을 멈추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우진을 바라봤다.

이걸로 선우를 협박하려고 하긴 했지만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