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6화

그러다 결국 몸을 일으켜 아래층으로 향했고 냉장고를 뒤적거리는데 우진이 따라왔다. 우진이 그런 그녀를 보고는 물었다.

“윤아 님, 뭐 필요하신 게 있으면 저 부르시면 되는데.”

윤아는 우진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한참을 뒤적거리다 차갑게 얼려진 맥주를 두 캔 꺼냈다.

윤아는 맥주를 들고 위로 올라갔다.

우진의 이어폰에서 대뜸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술은 주지 마요.”

“네.”

선우가 이렇게 대답했다. 윤아와 만난 그 순간부터 선우는 계속 도청하고 있었고 선우도 그래서 윤아를 그렇게 쌀쌀맞게 대했던 것이다.

선우의 지시를 들은 우진이 즉각 반응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윤아를 따라잡았다.

“윤아 님.”

윤아가 걸음을 멈추더니 우진처럼 아무 감정 없는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이 술은 드릴 수 없습니다.”

우진이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리 주세요.”

이를 들은 윤아는 손에 든 맥주 두 캔을 보더니 입꼬리를 당겼다.

“왜요? 이런 것도 구속받아야 하는 건가요?”

우진은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우진의 모습에 윤아는 피식 웃더니 맥주를 돌려주기는커녕 가지고 위로 올라갔다.

우진의 표정이 순간 변했다.

“윤아 님.”

윤아는 우진이 따라오는 듯한 기척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우진은 고작 맥주 두 캔까지 관여할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관여한다는 건 선우의 지시임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선우의 감시하에 있다.

맥주 두 캔도 못 마시게 한다고?

“선우한테 말해요. 직접 전화하라고.”

이렇게 말하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우진은 윤아가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입을 열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다 제가 못나서 윤아 님이...”

그쪽에서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우진이 멈칫하더니 이내 선우가 윤아에게 전화하러 갔음을 알아채고는 잠시 도청에서 벗어난 것에 감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엇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 별장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윤아가 방으로 돌아가 문을 닫고 맥주캔을 딴 순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