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15화

Author: 박윤미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두 아이는 윤아의 옷자락을 꽉 잡아당기고 그녀의 뒤에 나란히 움츠러들었다.

윤아는 이미 마음의 각오를 하고 문고리를 비틀어 문을 휙 열며 미리 생각했던 말을 꺼냈다.

“함께 갈 테니, 나와 아이를 해치지 말...”

그러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앞이 캄캄해지며 통째로 안겼다.

“놔...”

윤아가 정신을 차리고 의식적으로 밀치려는데 익숙한 향기가 그녀의 코에 들어오자 어리둥절했다.

이것은...

그 사람은 윤아를 자기 안에 넣으려는 듯 다시 힘껏 껴안았다.

그러나 윤아는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눈앞이 어질어질 하더니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때 뒤에서 두 아이의 외침이 들려왔다.

“고독현 밤 아저씨!”

‘그 사람이다, 역시 그다.’

윤아는 왜 이곳을 찾아온 사람이 수현일 줄은 몰랐을까?

전에 윤아가 현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상황이 급해서 그런지 그녀는 이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현아가 언급하지 않으니 윤아도 수현에게 말했는지 몰랐고, 수현이 아직 이 일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수현이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수현이 이렇게 예고 없이 자기 앞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윤아는 수현의 가슴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그를 밀어냈는데, 이 작은 움직임이 마치 그를 자극한 듯 그녀를 다시 한번 세게 끌어안았다.

윤아는 그가 다시 힘을 줄 줄 몰랐고, 깜짝 놀라 수현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옆에서 이를 본 민재는 손을 들어 입을 가리고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흠, 진 대표님, 저희 지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쪽 사람들이 다시 오면 좀 번거로울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듣고서야 수현은 계속 안고 있던 큰 손을 천천히 풀었다.

그리고 수현은 눈에 띄게 야윤 윤아를 바라봤다. 얇은 입술은 속상한 듯 시무룩해 졌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부터 얼굴까지 점차 쓰다듬으며 짧게 말했다.

“야위었어.”

방금 눈물을 멈춘 윤아는 수현의 한마디에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수현은 다정하게 윤아의 눈물을 닦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816화

    “가자.”윤아는 훈이의 손을 잡고, 모두 함께 이곳을 떠났다.문 앞에 도착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들을 겹겹이 에워싸고 길을 완전히 막았다.이 사람들을 보자 윤아는 가슴이 싸늘해졌다.“그 사람들이야.”수현은 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윤아를 자기 곁으로 끌어안았다.“내가 있잖아.”그 말을 듣고 윤아도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가까이 붙었다.윤아는 입술을 깨물더니 물었다.“경찰에 신고 안 했지?”수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윤아를 내려다보았다. “왜? 내가 신고해서 그가 잡혀갈까 봐 걱정돼?”그의 검은 눈동자에 윤아는 시선을 내렸다. “예전에 많이 도와줘서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그 사람은 지금 너를 해치고 있어.”“나를 데리고 떠났을 뿐, 해치지 않았어.”윤아는 강조했다. “그는 나랑 아이들을 해치지 않았어.”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비록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지만, 윤아가 자신의 면전에서 그를 이렇게 감싸고 편드는 것을 보고 마음이 욱신거렸다.이때, 선우가 사람들 속에서 걸어 나와 두 사람의 대화를 끊었다.걸어 나오자마자, 선우는 군중 속에서 윤아를 정확하게 찾아낸 다음, 마치 수현을 전혀 보지 못한 것처럼 윤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선우의 시선에 사로잡힌 윤아는 입을 꾹 다물고 무의식적으로 그의 눈을 피하려는데 수현이 껴안았다. 수현은 소유욕이 발동해서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듯 윤아를 꼭 껴안고, 선우를 바라봤다. 선우는 윤아의 잘록한 허리에 내려앉은 큰 손을 본 후에야 천천히 시선을 옮겨 수현과 눈을 마주쳤다. 잠시 후 선우가 입을 뗐다. “오랜만이야.”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수현아, 오랜만이긴 하지만 네가 오자마자 내 사람을 데려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아?”“네 사람?”수현은 코웃음을 쳤다. “윤아가 언제부터 네 사람이야. 나는 왜 몰랐지?”두 사람이 팽팽히 맞섰다. 수하들도 무기를 든 자, 빈손인 자,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하고 팽팽히 대립하며 명령만 기다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817화

    윤아가 귀국한 것은 수현과 재결합하려는 것이 아니다.일이 지금까지 발전한 것은 모두 사고였다.선우가 자기를 가두고 우진까지 다치게 할 줄은 전혀 몰랐다.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윤아는 자신을 탈출시켜 준 우진이 떠올랐다. “비서님은?”말을 들은 선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진 비서? 윤아야, 그 소식을 알고 싶다면 나랑 같이 돌아가자.”윤아가 입을 다물고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의 허리춤에 내려앉은 수현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고 수현이 차갑게 말했다. “윤아를 데려가려고? 꿈도 꾸지 마.” 선우는 오히려 윤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윤아야, 나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네 말만 들을 거야. 말해봐, 나랑 돌아갈래? 나랑 함께 돌아가기만 하면 진 비서는 무사할 거라고 약속해.”“지금 협박하는 거야? 그는 당신 비서이지 내 비서가 아니야.”“응.” 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내 비서인 줄 알아. 하지만 내 비서로서 내 사람을 놓아줬잖아. 윤아야, 이런 사람을 벌을 주지 않으면 앞으로 다들 따라 하지 않겠어?”윤아는 선우가 진 비서를 이용해 자신을 협박해 돌아가게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윤아가 마음이 약해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을 알고 계산 한 것이다. 지금 선우의 손에는 오직 이 카드 하나뿐이다. 하지만, 그가 진 비서를 이용해서 윤아를 견제하려면 진 비서가 무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카드는 무용지물이다. 그러자 윤아는 차갑게 말했다. “내가 진 비서가 다칠까 봐 같이 갈 것 같은거지? 그럼 지금 말할게. 만약 돌아갈 거라면 애초에 진 비서랑 나오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야. 그가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쳤으니, 나도 그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을 거야.”선우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꼬리만 움찔거렸다.“그래?”그의 목소리는 매우 담백해서 듣기에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보아하니 진 비서도 별 쓸모없겠네.”그러자 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818화

    한참 동안 속삭이는 두 사람을 멀리서 바라보던 선우는 늘어뜨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 곁에 있을 때, 윤아는 언제 이렇게 낮은 목소리로 나와 교류한 적이 있었는가?’질투는 마음속에서 빠르게 자라나 마치 어떤 양분을 섭취한 듯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이를 본 옆에 있던 부하들의 눈빛이 번뜩거렸다.“이 대표님, 싸우지 말라고 하신 건 윤아 씨가 다칠까 봐 그런 거 아닙니까? 하지만 사실 우리 쪽 사람이든 그들 쪽 사람이든 모두 윤아 씨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으니 싸워도 윤아 씨와 아이들은 안전할 것입니다.”“하지만 저희가 손을 쓰지 않는다면, 여기서 대치하거나, 아니면 저쪽에서 윤아 씨를 데려갈 것입니다.”선우는 고민하는 듯 말을 안 했다. 그의 신념이 흔들리자 부하들은 계속 부채질했다.“이 대표님, 생각해 보세요. 만약 정말 저 사람들이 윤아 씨를 데려가면 저희가 나중에 다시 모셔 올 기회가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저희는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어요.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다음 기회는 없을 수도 있어요.”마지막 기회라는 말은 선우를 일깨웠다.수현과 손을 잡고 있는 윤아를 멀찌감치 바라보던 선우는 시무룩해졌다. 그래, 이번이 아마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만약 수현이 데려가면 나에게 다시 기회가 있을까?’“이 대표님, 어차피 형제들이 모두 이곳에 모였으니, 대표님의 말 한마디면 제가 목숨 걸고 달려들어 윤아 시를 빼앗아 올 수 있습니다.”뺏다...“이 대표님, 저희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망설이지 마세요.”선우의 시선은 여전히 맞잡은 두 사람의 손을 주시하고 있다.머릿속에서는 지금 그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자신이고, 그가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한다면 그녀가 받아줄지 생각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윤아의 곁을 지켰지만 한 번도 윤아의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가끔 그녀가 자신에게 무방비 상태일 때 그녀를 살며시 안아줄 뿐이었다.다른 친밀한 동작은 한 적이 없다.그런데 윤아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819화

    선우의 명령을 받은 후, 수하는 마침내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그는 눈을 들어 맞은편 윤아를 보더니 갑자기 팔을 흔들며 큰소리쳤다. “돌진! 윤아 씨와 아이들을 뺏어 오자.”그가 손을 들었을 때, 윤아는 이상한 것을 느꼈다.윤아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옆의 수현이 허리를 잡았다.“가자.”윤아는 황급히 훈이를 끌고 함께 돌아섰다.“막아!”민재는 평소처럼 점잖지 않게 소리를 지르더니 빠른 걸음으로 그들을 따라나섰다.오기 전에 그들은 만약 양측이 싸운다면, 그들은 윤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는 것이 우선이라고 논의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뒷수습해야 한다.윤아는 사람들이 달려드는 것을 보고 그 사람들의 생각을 깨달았다.그러나 윤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차에 탔다. 자리를 고쳐 앉기도 전에 윤이와 훈이도 탔고 민재는 재빨리 조수석에 탔다. 원래 수현이 함께 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윤아는 수현이 그들을 차에 태운 후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랑 같이 안 가?”“이 비서가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 거야.”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당신은?”“난 여기 일을 처리하고 찾으러 갈게.”윤아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같이 가자고?”“당신...”윤아의 입술이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 눈앞에 서 있던 수현이 문득 몸을 숙여 큰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고 그녀의 약간 벌어진 붉은 입술에 키스했다.“흡.”윤아는 예상치 못하게 받은 키스에 정신 차리고 그를 밀어내려고 했는데 수현이 이미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는 떠나지 않고 그녀의 이마에 대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말이 끝나자 그는 그녀의 뒤통수를 놓고 민재에게 말했다. “윤아와 내 아이들을 잘 보호해요.”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진 대표님. 목숨을 걸고라도 지키겠습니다.”그런 뒤 수현은 윤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차 문을 닫았다.윤아는 창문 너머로 수현의 얼굴이 멀어지는 것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820화

    자기 이름을 들은 윤아는 고개를 들어 민재를 바라보았다.“누구예요?”민재가 핸드폰을 건넸다.“윤아 씨 친구 현아 씨에요.”현아라는 말에 윤아는 즉시 핸드폰을 받았다.“현아야!”“윤아야!”현아는 감정이 윤아보다 더 격앙되었다. “수현 씨가 드디어 널 찾았네. 미안해. 재수 없게 우리 차가 길에서 고장 나서 널 구할 시간이 지연되었는데 다행히 진수현이 널 찾았네.”고장? 어쩐지 줄곧 현아가 보이지 않았다. “그럼 너희들은 지금 어디에 있어?”“괜찮아, 까칠남이 있잖아. 해결할 거야. 지금 마침 이 비서님 전화가 통했어.”“그럼 다행이야.”“돌아가면 찾아갈게.”“알았어.”두 사람은 잠깐 통화 후 전화를 끊었다. 현아 쪽의 차가 고장이 나서, 그녀도 지금 골치 아프겠다. 민재에게 핸드폰을 돌려준 뒤 윤아는 말했다. “어떻게 저를 찾았어요?”민재는 핸드폰을 넣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사실 현아 씨가 연락하셨어요. 호텔에서의 소식을 접한 후 바로 왔는데 저희가 도착했을 때 아가씨의 구체적인 위치를 몰랐어요. 모두 현아 씨가 알려준 거예요.”“그렇군요.”여기까지 듣고 윤아도 깨달았다. 수현이 진작에 왔는데 자신이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을 뿐이다.윤아는 원래 수현이 나타나지 않은 줄 알았다. 왜냐하면 전에 그에게 연락했지만, 계속 받지 않았다. 그래서 윤아는 모처럼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기회를 낭비할까 봐 두려워서 수현에게 전화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자 민재는 윤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왜 대표님께 연락하지 않으셨어요?”“연락해 봤는데 그때 안 받았잖아요. 저는 기회를 낭비할까 봐 두려웠어요. 비서님도 아시겠지만 상황이 안 좋았잖아요.”그 말에 민재는 어색한 듯 손을 뻗어 코를 만졌다.“그렇네요. 그때 전화를 받지 못한 것은 확실히 대표님의 문제지만 제가 대신 변명하자면 그때 대표님이 윤아 씨가 사고나 났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자마자 바로 출국했어요.”“그래요?”그들이 지금 여기에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821화

    하지만 그 웃음은 얼마 가지 않아 수현의 걱정으로 바뀌었다.그녀의 낌새를 눈치 빠르게 알아챈 민재는 서둘러 위로의 말을 건넸다.“마음 놓으세요. 정말 걱정하실 것 없어요. 대표님은 절대 확신이 없는 일은 하지 않으세요.”“알아요.”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과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만데, 확실하지 않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 성격이란 것쯤은 윤아도 알고 있었다.머리로는 알지만 그럼에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사실 수현이 그곳에 남아 뒤처리를 해준 덕분에 윤아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안전한 곳에 도착해서는 민재가 세 사람을 방으로 안내해 줬다.이곳까지 오는데 꽤 오래 걸렸기에 민재가 떠나기 전에 윤아가 그를 붙잡고 물었다.“진수현은 언제쯤 올 수 있대요?”“그게...”민재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쪽 일이 잘 처리되면 곧바로 오실 겁니다.”“아직도 답장이 안 온 거예요?”“윤아 님. 저와 이곳까지 함께 오셨잖습니까. 제 핸드폰으로 걸려 온 전화는 현아 씨밖에 없었습니다.”그 말에 윤아의 눈동자에 빛이 점차 사그라들었다.그때, 때마침 다시 울리는 민재의 핸드폰 알림음에 윤아는 눈을 반짝였다.“혹시 수현...”발신인을 확인한 민재가 말했다.“아니요.”수현이 아니란 말에 윤아의 안광이 다시 스르륵 사라졌다.“알겠어요.”민재는 핸드폰을 한 번 보더니 윤아에게 슬쩍 물었다.“윤아 님. 별다른 일 없으시면 전 먼저 가봐도 될까요?”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일 보세요.”민재는 곧바로 자리를 떴고 남겨진 윤아는 깊은 한숨만 내쉬다 방 문을 닫아버렸다.깔끔하게 정돈되어있는 방을 보고 윤아는 처음엔 그녀를 위해 마련한 줄 알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곳곳에 누가 살던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 옷장에 걸려있는 남성용 옷은 딱 봐도 수현의 것이었다.아무래도 민재가 그녀를 수현의 방으로 안내한듯 싶었다.시간도 늦은데다 하루종일 바쁘게 다녔던 터라 두 아이도 어느새 지쳤는지 소파에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822화

    “방문진료니까 너무 긴장 안 해도 돼요. 편하게 있어요.”의사는 하윤의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다쳤다는 오른쪽 발을 주물렀다.“다친 발이 이 말 맞나요?”의사의 손길에 하윤은 긴장되는지 옷을 질끈 움켜쥐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의사는 하윤의 하얀 발등을 한참 관찰하더니 어딘가를 꾹 눌렀다. 그러자 하윤은 아픈지 저도 모르게 엄마를 외치며 몸을 움츠렸다.윤아는 마음이 아파 하윤이 잡을 수 있게 자신의 손을 뻗었다.“여기가 아픈가 보네요. 다른 쪽은 안 아파요?”그는 한참을 꼼꼼하게 진단한 후 말했다.“큰 문제는 아니고 발이 조금 삐었네요. 약을 처방해 줄 테니 며칠 쉬는 게 좋겠어요. 조만간은 걷는 건 자제해주시고요.”윤아는 연신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고 의사는 처방 약을 건네준 후 짧은 인사와 함께 곧바로 떠났다.그렇게 반 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다. 의사가 떠난 후, 윤아는 하윤을 안아 원위치로 돌려놓으며 당부했다.“다음부턴 아픈 데 있으면 혼자 참고 있지 말고 엄마한테 바로 말해야 돼. 알겠어?”하윤은 쓴맛을 본 이후라 그런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됐어. 얼른 먹어. 다 먹고 오빠랑 들어가서 좀 자.”하윤은 다시 숟가락을 들었지만 계속 먹는 대신 윤아를 빤히 쳐다보다 물었다.“엄마. 고독현 밤 아저씨는 왜 우리랑 같이 안 왔어요? 그 아저씨는 어디 갔어요?”그 질문은...윤아도 묻고 싶은 거다. 벌써 한참은 지난 것 같은데, 게다가 조금 전 이동시간까지 더하면 꽤 오래 지났다. 그런데 수현 쪽에서는 아직도 소식 하나 없으니...윤아는 걱정이 한가득이었지만 아이들 앞에서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하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고독현 밤 아저씨는 바쁜 일이 생겨서 처리하러 가셨어. 자고 일어나면 내일엔 아저씨도 와있을 거야. 응?”“네.”한참 후, 윤아가 겨우 두 아이를 재우고서야 방 안은 비로소 조용해졌다.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진 걸 확인한 뒤에야 윤아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이곳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823화

    생각 끝에 윤아는 결국 밖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이 늦은 시각까지 그녀의 안전을 위해 보초를 서주는 사람들한테 괜히 나갔다가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생각을 마친 윤아는 곧바로 말했다.“안 나갈게요. 대신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윤아 님. 저희는 대표님을 위해 일하는 사람입니다. 윤아 님은 대표님의 사람이니 윤아 님 일이 곧 대표님의 일이죠. 무슨 일이든 편하게 시켜만 주십쇼.”“이 비서가 오면 볼일이 있으니 잠깐 들러달라고 해주시겠어요?”“그럼요. 지금 바로 물어볼까요?”“...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굳이 사람을 부를 필요 없이 그저 이쪽으로 오면 잠깐 들러달라는 거였는데 이 자리에서 바로 핸드폰을 꺼내 민재에게 전화를 걸 줄이야.민재가 전화를 받자 경호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 비서님. 윤아 님이 잠시 뵙자시는데요. 지금 바로 와주실 수 있을까요?”“...”‘됐어, 그냥 두자.’윤아는 그의 엄청난 추진력에 적잖이 놀랐다.“윤아 님, 비서님이 곧 오신답니다. 들어가서 기다리시죠.”“고마워요. 그럼 전 이만 들어가 볼게요.”여기서 뭐라 더 하겠는가. 윤아는 군말 없이 방으로 돌아갔다.소파에 앉은 지 몇분도 채 되지 않아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윤아는 몸을 일으켜 문을 열어줬다.“윤아 님. 찾으셨다고요?”“진수현은요? 아직도 소식 없어요?”첫마디는 역시 수현에 관한 질문이었다.민재는 한숨을 푹 쉬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윤아 님, 시간도 늦었는데 이만 쉬세요. 소식 있으면 제가 바로 전달하겠습니다.”사실 수현이 돌아오면 제일 먼저 찾을 사람은 윤아이니 민재가 굳이 전달할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건 윤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여기가 한국이라면 모를까 해외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윤아는 심란한듯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말했다.“이런 말이 실례가 될 줄은 알지만 그래도 해야겠어요. 이곳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그쪽으로 지원

Latest chapter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6화

    -며칠 후. 현아는 해외로 떠났다. 떠나기 전 그녀는 윤아에게 내뱉은 말을 주워 담아야겠다고 했다. 현아는 남자친구가 너무 보고 싶었고 그래서 결국 남자친구와 함께 일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될 것이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던 윤아는 그런 현아가 전혀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현아가 출발하기 전 윤아는 조심히 가라는 인사를 전했다. 윤아는 생각했다. ‘주한 씨 추진력이라면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현아에게서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겠네.’역시나, 윤아의 예상대로 6월 1일쯤. 윤아가 곧 무대에 오를 두 아이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주한이 프러포즈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8월로 정해졌다. 1월에 고백하고 4월부터 연인으로 발전, 6월엔 프러포즈, 8월엔 결혼식. 그 놀라운 진행 속도에 윤아는 입이 떡 벌어졌다. 특히나 현아는 처음엔 그렇게 거부감을 드러내더니 지금은 그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토록 빠른 속도로 결혼까지 골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주한이 적극적으로 현아에게 다가간 덕분이었다. 주한이 현아의 마음을 얻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어느 시기에 뭘 해야 하는지 그는 이미 충분한 준비를 마쳤고, 그 철저한 준비성을 당해낼 사람은 없었다. 다만 윤아가 놀란 것은 주한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공세를 퍼부으면서도 아직 잠자리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윤아에게 그 일을 털어놓는 현아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내가 프러포즈를 받아줬는데 아직도 예전처럼 자제한다는 건 혹시 날 아예 안 좋아했던 거 아냐?”윤아는 현아의 사유 방식에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너 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야? 주한 씨가 널 안 좋아하면 결혼하려고 했겠어? 주한 씨가 얻는 게 뭔데?”“그건 그래. 그럼 대체 왜?”“그거야 모르지. 그건 너희 연인 사이의 일이잖아. 난 끼고 싶지 않아. 궁금하면 네가 직접 알아봐.”‘알아보라고?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5화

    설 연휴 후. 윤아는 우진에게서 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선우가 드디어 생각을 바꿔 더 이상 방에 갇혀 있고 싶지 않다고 이곳을 떠나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윤아는 가슴 한편을 꽉 막고 있던 응어리가 쑥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요? 정말 잘됐네요. 진 비서님은요? 제가 뭘...”윤아는 우진을 자기 곁에 두려 했다. 하지만 우진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이미 선우 곁에서 오랫동안 보좌했던 터라 그의 곁에 있는 것이 편하다며 계속 선우 옆에 남겠다고 했다. 모두 자기만의 귀속이 있는 법이었기에 윤아는 그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우진에게 만약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그날 밤, 윤아는 이별을 고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내가 예전에 엄청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어. 하지만 난 그 애에게 많은 폐를 끼쳤지. 심지어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 애를 다치게 하기도 했어. 미안한 마음뿐이야. 그럼에도 난 여전히 걔를 사랑해. 그리고 앞으로 행복하기를 바라.][안녕.]내용은 간단했다. 하지만 그 문자를 작성하기까지 이선우는 그가 갖고 있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다. 메시지를 전송한 후 선우는 윤아의 답장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에겐 그녀의 답장을 볼 용기도 없었다. 선우는 U-SIM을 뽑아 그대로 휴지통에 버렸다. 더는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이젠 뒤돌아볼 기회조차도 없었지만. 윤아는 지금 그녀가 사랑하고 그녀를 사랑해 주는 사람 곁에서 앞으로도 행복한 나날을 보낼 것이었으니까. -4월 1일쯤, 현아와 주한은 연인으로 발전했다. 같은 시기, 현아가 투자한 과일 가게가 아파트 단지에 오픈했다. 오픈 날 윤아는 현아에게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그래서 주한 씨 회사로 안 돌아가려고?”현아가 입술을 짓이겼다. “내가 없으면 주한 씨 회사가 안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내가 왜 주한 씨 회사로 돌아가?’“주한 씨 회사로 돌아가라는 말이 아니라, 네가 만약 집에서 과일 가게를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4화

    안 그래도 현아에게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훌륭한 남자를 만났으니 선희도 당연히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주한은 인품이 좋아 보였기에 선희는 가운데서 두 사람을 팍팍 밀어줄 의향이 있었다. 선희가 씩 미소 지으며 말했다. “주한아, 이 절에서 인연을 빌면 신통하게 들어주신대. 도착하면 성심을 들여 절을 올리렴.”말을 마친 선희는 일부러 현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현아 너도. 왔던 김에 같이 가서 기도드려.”잘 걱도 있다 갑자기 이름을 불린 현아는 순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차마 말을 내뱉지 못했다. 주한은 시선을 내린 채 빨개진 현아의 볼과 귓불을 보며 웃음을 머금었다. 이번엔 전혀 헛된 걸음은 아닌 듯했다. 수현의 가족은 정말 따뜻한 분들이었다. 만약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어 이런 가정을 꾸릴 수만 있다면 정말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네. 제가 간절히 기도를 드려 볼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선희가 손을 내저으며 유쾌한 웃음을 지었다. 그들 일행은 10여 분 후 산꼬대기에 도착했다. 날씨가 퍽 좋았던 지라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서니 구름도 더 가까이 느껴졌다. 발아래엔 산봉우리가 첩첩이 이어져 있었고 멀리 보이는 마을 풍경까지 더해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수많은 여행객들은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풍경 사진을 찍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윤아를 포함한 그들도 사진을 여러 장 찍고 나서야 기도를 드리러 절로 향했다.워낙 영험하다고 소문이 난 절이라 사람으로 붐비었고 기도를 드리는 것도 줄을 서야만 했다. 주한이 자리한 곳은 마침 현아의 맞은 편이었다. 주한이 그저 예의상 하는 얘기일 거라고 생각했던 현아는 그가 진지하게 기도를 드리러 눈까지 꼭 감고 절을 올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현아는 조금 놀라기도, 또 조금 감동적이기도 했다. 뒤에서 누군가 현아에게 말했다. “넌 안 가?”윤아의 목소리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3화

    윤아는 사실 지금 현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두 사람이 사귀게 된다면 그건 신분 상승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주한 씨가 너에게 그런 얘기까지 했다는 건 그만큼 진심이라는 말일 거야. 주한 씨는 네가 그런 것들에 얽매여 두 사람 사이에 걸림돌이 되기를 바라지 않을 거야.”사실 주한 같은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자수성가한 것은 물론 부모도, 친척도 없어 가족관계가 이보다 간단할 수 없었다. 이런 사람은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가 걸어갈 미래는 전부 스스로 계획한 것이었다.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주한이 지금 현아에게 다가온다는 것은 그는 이미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의미였다. “나도 알아.”현아가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 “사실 전엔 난 믿지 않았어. 난 그저 주한 씨가 내가 갑자기 퇴사한 걸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내가 윤이네 선물을 사러 갔을 때, 주한 씨가 내가 할인받아 사준 만년필을 몇 년 동안이나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별일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조 단위의 자산을 갖고 있는 주한에겐 소중한 물건이라는 얘기였다. 최소한 현아 본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현아의 얘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윤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사실 그렇게 많이 고민할 필요 없어. 만약 너도 주한 씨가 좋다면 용기 내서 한 번 만나봐. 어차피 사귄다고 해도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니잖아. 혹시 알아? 사귀고 나서 네 생각이 바뀔지?”“네 말도 맞아. 그럼 나 더 이상 고민 안 할래. 일단 연애만 해보면 되잖아. 어차피 그저 연애만 하는 것뿐이야.”깊은 고민에 빠졌던 현아는 윤아의 도움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그래. 인생 살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그런 거지. 실수해도 괜찮아. 처음부터 선택한 모든 길이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공주야, 넌 좋은 친구야. 넌 내 인생의 구원자라고.”고민이 해결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2화

    그 말은 어느 정도 강압적으로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예의상 건넨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주한을 집으로 초대한 것임이 느껴졌다. 선희가 이렇게까지 얘기를 꺼냈으니 주한도 더 이상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몸을 숙였다.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신세는 무슨. 가요.”주한과 현아는 선희를 따라 차로 돌아갔다. 그들은 앞에 있는 차를 뒤따라가고 있었다. 운전하며 현아가 참지 못하고 주한에게 말했다.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어요.”주한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나중에도 오랫동안 봐야 할 사이 같아서요. 가면 얘기도 나눌 수 있고요.”현아는 순간 주한의 말 속에 담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진씨 그룹과 얘기 중인 프로젝트가 있어요?”“지금은 없어요.”“그럼 왜...”순간 현아는 뭔가를 인지한 듯 얼굴빛이 변하더니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또 저 희롱하는 거죠.”“제가 언제요? 그리고 그게 어떻게 제가 현아 씨를 희롱하는 거예요? 전 지금까지 현아 씨에게 아무 짓도 한 적 없잖아요.”“네, 저에게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언어적인 희롱도 희롱이잖아요?”“그건 실제로 그런 게 아니니까 희롱이라고 할 수 없어요.”“쳇, 왜 아니에요.”현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그 와중에 주한은 이미 화제를 전환했다. “두 분 모두 현아 씨를 친절하게 대해주시네요.”“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윤아와 같이 두 분 댁에 자주 갔었거든요. 그래도 절 잘 아세요.”현아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주한 씨는 어렸을 때 어떻게 지냈어요?”질문을 던진 후 현아는 살며시 주한의 표정을 살폈다. 그의 얼굴에서 작은 표정이라도 캐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한은 여전히 평온함을 유지했다. 자신의 불행했던 유년 시절의 얘기를 꺼내도 큰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았다. “저 어렸을 때요? 거의 혼자 지냈죠.”비록 주한은 평온하게 얘기했지만 현아는 그가 사실은 비참했었던 과거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1화

    윤아는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남자를 보는 눈은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정확한 법이었으니까. 서로 생각하는 것이 같을 테니 많은 행동들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그래. 난 알 만날게. 수현 씨가 나 대신 봐줘. 하지만 진지하게 봐줘야 해. 대충하지 말고.”사랑하는 여자의 부탁을 수현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느긋하게 대답했다. “알겠어.”수현은 자기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한 남자를 관찰해야 하는 이유가 윤아 때문일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가까이 다가간 윤아와 현아는 서로를 꽉 껴안았다. 하지만 집안 어른들이 계신 관계로 짧은 포옹을 한 후 곧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전에 만난 적이 있던 지라 현아는 또 수현의 어머니와 인사를 나누고는 가지고 온 선물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현아 이모.”아무래도 몇 년간 함께 지냈던 터라 하윤과 서훈은 현아와 사이가 좋았다. 두 아이에게 현아는 곁에 있는 제일 가까운 가족을 제외하고 제일 친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두 아이는 전혀 거리낌 없이 현아가 건네는 선물을 받고는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현아의 볼에 가볍게 뽀뽀했다. 그러더니 하윤은 고개를 들어 주현아 뒤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더니 맑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먼저 입을 열었다. “현아 이모, 저 삼촌은 누구예요?”하윤이 주한을 가리키자 하얗던 현아의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저분은... 이모 친구야. 주한 삼촌이라고 부르면 돼.”하윤은 무슨 생각인 건지 현아가 분명 설명해 줬음에 불구하고 또 갑자기 질문했다. “이모, 저 삼촌 이모 남자친구예요?”남자친구라는 말에 현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가 막 부인하려는데 주한의 웃음 목소리가 들려왔다. “꼬마 아가씨, 아직 남자친구는 아니지만 삼촌이 여전히 노력하고 있어.”집안 어른들은 주한의 말을 듣고 그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수현의 부모님도 주한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동족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니 설사 함께 협업한 적이 없다고 해도 일면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0화

    “그건 아닌데...”현아가 고개를 저었다.“아니면 뭐가 그렇게 걱정돼요?”현아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뭐 걱정할 게 없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만나지도 않는데 다른 사람이 보는 건...이렇게 생각한 현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됐어요. 아직 정식으로 만나기 전인데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어요.”현아가 이렇게 말하더니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현아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늦었어요. 이미 봤어요.”“네?”이 말에 현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참 동안 지나서야 현아는 주한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현아는 주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아니나 다를까 멀지 않은 곳에서 윤아가 수현을 데리고 도는 게 보였다.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도 뒤따라 걸어오고 있었다.윤아는 현아를 발견하고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더니 얼른 주한의 품에서 벗어났다.“왜 미리 알려주지 않고 지금 와서 말해주는 거예요?”주한이 덧붙였다.“나도 그럴 겨를이 없었어요. 현아 씨와 얘기하고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더라고요.”“거짓말, 일부러 그런 거잖아요.”주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나도 일부러 그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아까 현아 씨 안으면서 신경이 온통 현아 씨 몸에 쏠려 있다 보니 두 사람이 다가오는 걸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뭐 별반 다를 거 없네요.”현아가 무슨 말을 더 하려는데 윤아가 지척까지 다가오자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랬다가 주한이 무슨 놀라운 말을 내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주한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최근 주한이 친 돌직구가 너무 많았기에 현아는 걱정되기 마련이었다....윤아는 멀리서 친구인 현아가 남자 코트로 숨어드는 걸 볼 수 있었다.원래는 알아보기 힘들었다. 기억을 잃은 뒤로 주한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고 이미지도 현아가 말해준 게 전부였다.그러다 옆에 있던 수현이 주한을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199화

    현아는 주한의 돌직구를 당해낼 자신이 없어 시선을 다른데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지금 몇 시예요? 올 때 되지 않았어요?”현아의 화제 전환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주한은 이를 캐묻지 않았다. 그저 팔에 찬 시계를 확인하더니 이렇게 말했다.“10분 남았어요.”“10분이요?”현아는 착잡한 표정으로 손으로 턱을 받쳤다. 이렇게 오래 잤을 줄은 몰랐다.이미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현아는 외투를 벗어 주한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외투 돌려줄게요. 고마워요...”“괜찮아요.”주한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걸치고 있어요.”“그럼 이따 내릴 때 추울 텐데.”“몸이 좋다고 했잖아요.”“나도 나쁘진 않아요. 그리고 나도 외투 챙겨 와서 더 입으면 안 예뻐요.”현아는 이렇게 말하며 외투를 주한에게 욱여넣었다.주한은 현아가 잠도 깨고 진심으로 외투를 돌려주는 걸 보자 외투를 받아 입었다.비행기가 착륙하기까지 10분이 필요했지만 내려서 짐도 찾아야 하니 주한과 현아는 차에서 15분을 더 기다리다가 내렸다.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현아는 너무 추워 계속 부들부들 떨었다. 그 모습에 주한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몸 좋다면서 이렇게 떨어요?”현아가 말했다.“내가 언제 떨었다 그래요?”현아가 고집을 부리며 반박하는데 주한이 다시 외투를 벗었고 현아가 얼른 이를 막았다.“벗지 마요. 더 벗으면 화낼 거예요.”이를 들은 주한의 동작이 멈칫하더니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현아가 얼굴을 굳히고 엄숙하게 말했다.“벗지 말라고요!”“춥다면서요?”“그래도 벗지 마요! 벗으면 정말 화낼 거예요.”주한은 그런 현아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갑자기 작은 소리로 웃으며 지퍼를 열었다.“그래요. 안 벗을게요. 대신 들어와서 몸 좀 녹일래요?”현아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마 주한이 갑자기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것 같았다.“대표님...”주한이 덤덤하게 말했다.“들어와서 숨든지 아니면 내가 벗어서 주든지, 하나만 선택해요.”한참 생각하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198화

    현아의 말에 주한이 그녀를 힐끔 쳐다봤다.“나 먼저 들어가고 현아 씨 여기 혼자 남겨두라고요?”그러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이렇게 덧붙였다.“현아 씨, 나는 지금 현아 씨 좋다고 쫓아다니는 사람이에요. 잊은 거 아니죠?”현아가 입술을 앙다문 채 대꾸하지 않았다.“이럴 때일수록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잘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한밤중에 여기까지 데려다줬는데 지금은 이렇게 기다리게 하고, 너무 대표님 시간 잡아먹는 것 같아서요.”“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주한은 이렇게 말하더니 외투를 벗어 현아에게 건네주었다. 현아가 손에 들린 외투를 들고 멍한 표정으로 주한을 물끄러미 쳐다봤다.“왜, 왜요?”“걸쳐요.”주한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직 한 시간이나 더 있으니까 일단 눈 좀 붙여요.”“졸리지는 않는데...”“그럼 눈 감고 명상하든지.”주한은 마치 반장처럼 그녀를 챙겨줬다.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한은 혼자 자랐으니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애들과는 다르다고 말이다. 하지만 주한이 사람을 챙기는 방법은 어딘가 강압적이었다.현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얼굴을 붉힌 채 주한이 건네준 외투를 주섬주섬 몸에 걸치고는 자리에 기대 눈을 감았다.눈을 감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아는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눈을 떴다.“옷을 이렇게 다 주면 대표님은 어떡해요? 안 추워요?”“나는 몸이 워낙 좋아서.”주한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아, 네.”현아는 다시 눈을 감았다. 나는 몸이 안 좋다는 건가? 그렇게 생각에 잠겼던 현아는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다시 깨어났을 때 창밖의 어둠은 더 짙어졌고 현아는 아직도 온몸을 웅크리고 있었다.깨어나 보니 아직도 조금 추웠고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주한의 외투 속으로 점점 숨어들었다. 외투를 받았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정말 자다가 추워서 깼을 것이다.하지만 현아는 이내 뭔가 생각났다. 자기는 외투를 입고 있어서 따듯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