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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차에 사람이 없으니 우진도 속도를 조금 내렸다. 우진이 도울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 앞에 무엇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그도 잘 몰랐다.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이미 끝난 일을 후회하든 하지 않든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

우진의 차가 따라잡힌 건 1시간 뒤였다.

그는 차와 함께 선우에게 끌려왔다. 마치 자신의 결말을 예견하기라도 한 듯 표정이 어두웠지만 구걸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들이 어디에 있어요?”

선우의 말투는 여전히 가벼웠다.

하지만 우진은 이게 폭풍 전야임을 잘 알고 있었다.

우진은 고개를 들어 선우의 두 눈을 쳐다보며 웃었다.

“어디 갔는지는 저도 몰라요. 중간에 헤어졌거든요.”

이 말에 선우 눈가의 핏줄이 불끈 솟아났다.

“왜 그랬어요?”

우진은 입술을 앙다물더니 말했다.

“이유는 없어요.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한 것뿐이에요.”

“내가 전에 벌준 것 때문에 그래요?”

선우는 안경을 위로 올리며 물었다.

“그래서 윤아와 아이들을 놓아주는 것으로 복수하는 거예요?”

“아니요.”

우진이 고개를 저었다.

“정확히 말하면 대표님은 제게 은인과도 같은 사람이죠. 그러니 대표님이 제게 벌을 준다 해도 복수하지는 않을 거예요.”

우진은 이렇게 말하더니 진지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봤다.

“돌이킬 수 있을 때 그만하세요.”

선우는 그런 우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얼굴엔 이미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그만하라고요?”

“대표님 혹시 그거 아세요? 저번에 윤아 님이 유심 카드를 가졌지만 바로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선우는 입술을 앙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그때 윤아 님이 신고했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대표님, 윤아 님은 대표님께 희망을 안고 있었고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했어요.”

“이제 그만해요. 그러면 대표님도 윤아 님과 계속 친구로 남을 수 있어요.”

“친구라.”

이 말에 선우가 웃기 시작했다. 처음엔 하찮다는 듯 가벼운 웃음이었지만 이내 세상 우스운 소리라도 들은 듯 점점 커졌다.

우진은 그 자리에 서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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