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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수현은 윤아가 왜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에게는 좋은 시작점이었다. 수현은 바로 대답했다.

“맞아.”

윤아는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

“아이들을 만나게 해줄 수 있어. 그런데 조건이 있어.”

‘과연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군.’

수현은 심장이 튀어나올 듯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래. 말해봐. 조건이 뭔지.”

“먼저 이건 짚고 넘어가야 해. 당신과 아이들이 만나는 건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서야. 당신과의 혈연관계이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어.”

“알았어.”

수현은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

윤아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이어서 말했다.

“당신을 아저씨라고밖에 부르지 않을 거야. 아이들한테 아빠라고 말하면 안 돼. 이 점에 동의하는지 알아야겠어. 아니면...”

“약속할게.”

윤아는 말문이 막혔다. 수현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나는 그저 못다 한 책임을 지려는 것뿐이야. 호칭은...”

윤이와 훈이가 자신의 아이들이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수현은 매일 아이들이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을 기다려왔었다. 하지만 그는 이 5년 동안 윤아가 고생하면서 혼자 아이들을 키운 것을 잊지 않았다. 차마 두 아이에게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게 할 면목이 없었다. 어렵게 키운 아이들이 한순간에 그를 아빠라고 부른다면 윤아가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욕심을 접었다. 더군다나 요즘 수현의 눈에는 윤아가 진짜로 아이들을 뺏기지는 않는지 불안해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긴 소영과 나 사이를 오해하면 그럴 수도 있지. 이젠 소영이 일도 해결했으니...’

그는 시간이 필요했다.

“당신 진짜 약속 지킬 수 있어?”

윤아는 계속 신경 쓰여서 물었다.

“정말 걱정되면 계약서를 쓰면 되잖아. 어때?”

수현은 안심시키며 물었다.

녹음하는 것만으로 윤아는 불안한듯하였다.

“계약서?”

“그래.”

수현이 먼저 얘기를 꺼냈지만 윤아도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었다.

윤아는 두 사람 사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회의심이 들었지만 지나간 일들은 다시 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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