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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수현은 하는 수 없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알았어.”

하지만 윤아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말투도 어딘가 이상한 것이 아무래도 말로만 알겠다고 하고 또 마음대로 행동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수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런데 난 네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진 않았어.”

“?”

“지금 주고 있잖아.”

그러자 수현이 한참 후에 다시 입을 뗐다.

“내가 데리러 오든 말든 넌 평소대로 아이들 학교에 보내고 퇴근도 할거잖아. 내가 와주면 기름값도 아끼고 아침값도 아끼는 거 아닌가.”

아침밥을 수현이 사긴 했지.

“그럼 내가 뭐 고맙다고 해야 해?”

“괜찮아.”

수현이 사뭇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내 아이와 아이 엄마한테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

윤아는 수현과 말도 섞기 싫어졌다.

“나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그는 윤아가 거절할까 봐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

“아이들 기다리겠다.”

“...”

그는 윤아를 다루는 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윤아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의 차에 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수현도 그걸 눈치챈 듯 말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앞으로 이런 기회는 많을 거야. 어차피 나와 아이들 사이는 숨긴다 해서 숨겨지는 일이 아니야. 사람들도 언젠간 알게 되겠지.”

듣고 보니 그렇긴 하다.

“알았어.”

윤아는 짜증스럽게 전화를 끊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곧이어 그녀는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받으며 수현에게 다가갔다.

다가오는 윤아를 보자 수현의 입꼬리는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서서히 올라갔다. 그는 자상하게 손수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 주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구애하는 공작새와 같이 우아했다.

윤아는 회사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피해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쾅.

차 문이 닫히던 그때, 윤아는 마침 고개를 돌린 운전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윤아의 혼란스러운 눈빛을 보며 운전기사는 그녀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

“윤아 아가씨.”

그의 가벼운 인사에 윤아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윽고 수현도 빠르게 차에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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