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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그녀의 진심 어린 말투와 담담한 눈빛은 마치 모든 걸 내려놓은 듯 평온했다.

윤아와 그를 축복해 준다는 말에 수현은 경계를 풀고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고마워.”

소영은 숨이 턱 막혀왔다. 수현은 어떻게 하면 그녀를 가장 아프게 할 지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그럼 이제 합의서 쓸까?”

수현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사람 시켜서 내일 줄게.”

“아니.”

소영이 단호히 머리를 저었다.

“오늘 밤이어야 해. 무려 백 퍼센트 주식인데 내일 네가 후회하면 어떡해.”

오늘밤이 지나면 다시는 수현과 단둘이 있을 기회가 없다. 그것도 단둘이 술을 마실 수 있는 기회는 더더욱.

이 기회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주식도 손에 얻고 오늘밤 잠자리로 수현의 아이까지 얻을 것이다.

소영은 지금이 마침 가임기다. 그러니 그녀는 하늘도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처지를 가엽게 여기어 하늘이 그녀를 돕는다고 말이다.

오늘 일이 순조롭게만 된다면 소영은 이제 수현의 아이를 임신한데다가 어릴 적 그의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기까지 된 셈이다. 그때가 되면 윤아 따위는 가볍게 밀어낼 수 있겠지.

소영은 담담한 얼굴 뒤로 바쁘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수현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 몸을 일으켜 변호사에게 연락했다.

수현이 나가자 소영은 재빨리 그 틈을 타 가방 속에서 엄마가 준 물건을 꺼내 수현의 술잔에 넣었다. 그리고 술병을 집어 잔에 술을 가득 채웠다.

소영은 가루약과 술이 잘 섞이도록 잔을 흔들었다.

난생처음 이런 짓을 벌이는 그녀는 지금 극도의 긴장 상태였다. 미친듯 쿵쾅대는 심장 소리는 어느새 머릿속까지 가득 울려 퍼져 정신이 아득해져 왔다.

소영은 태어나서 한 번도 자기 자신이 이토록 비열해 보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원하는 걸 얻으려면 어쩔 수 없지.

‘그러게 누가 나를 선택하지 말라고 했나. 이건 내 탓이 아니야. 난 그저 수현 씨를 너무 사랑하는 것뿐이라고.’

진수현과 진 씨 그룹 둘 다 가질 거다.

긴장한 탓인지 술잔을 흔드는 소영의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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