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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소영은 곧바로 테이블 위의 술잔을 집어 들더니 단숨에 남은 술을 몽땅 마셔버렸다. 그리고 수현이 보는 앞에서 빈 잔에 다시 술을 채워 넣었다.

소영은 술잔을 손에 들고 천천히 흔들었다.

“예전에 너 살려준 걸 봐서라도 마지막으로 내 체면 좀 살려줘. 우리 웃으며 헤어지자. 응?”

수현의 얇은 입술은 가로로 굳게 닫혀 있었고 눈빛은 서늘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의 부탁대로 다가가 앉았다.

“같이 마셔줘야 웃으면서 헤어지는 거야? 네게 준 두 배의 주식으로는 안 돼?”

소영은 처연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수현 씨가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어. 하지만 내 마음은 항상 진심이었어. 설령 수현 씨가 회사 대표가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대도 난 좋아했을 거야. 내가 왜 지분 50퍼센트를 달라고 한 줄 알아? 수현 씨는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인 걸 알아서야. 내가 그런 요구를 제기하지 않았으면 수현 씨는 내가 정말 이 관계를 끝낼 결심을 했다는 걸 믿지 않았을 거야. 차라리 잘 됐어. 내가 이 회사 지분을 가져가면 수현 씨도 이제 더 이상 나한테 갚을 거 없는 거야.”

말을 마친 소영은 술잔을 들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참 오래 걸렸네. 한잔 들어. 네 행복을 찾길 진심으로 응원해.”

그녀는 짧은 축복과 함께 잔을 들어 올렸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갈수록 무겁게 느껴지는 술의 무게에 손이 저렸지만 팔을 내리지 않고 버텨냈다.

그렇게 한참 동안의 정적과 함께 이렇게 계획이 실패하나 싶을 때 드디어 수현이 잔을 들어 그녀와 술잔을 부딪쳤다. 그는 내키지 않는 듯 몇 모금만 마신 후 말했다.

“이 정도면 됐어?”

잔이 다시 테이블에 놓이며 가벼운 소리를 냈다.

소영은 술이 그의 목을 타고 내려가는 걸 확인하자 갑자기 미치게 떨려왔다. 심장 소리는 어느새 아찔하게 온몸에 울려 퍼졌고 잔을 쥔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마신 거지?

드디어 성공이다!

그저 몇 모금일 뿐이지만 그럴 것을 대비해 소영은 약을 충분히 챙겨왔다.

한 모금만 마셔도 바로 약효가 발효되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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