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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합의서에 무슨 수작이라도 부린건지, 아니면 정말 그의 말대로 차에서 글을 읽는 게 눈에 안좋다고 그러는건지는 알 수가 없다.

수현은 이미 합의서를 도로 넣었고 덕분에 윤아도 계속해서 읽을 수 없게 되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윤아는 수현과 더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아졌다.

수현도 그런 윤아의 생각을 눈치 챈건지 더 말을 걸지 않았다.

둘은 그렇게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침에도 아이들은 수현이 등교를 시켰다. 그리고 이번에도 윤아가 움직이지 않아도 수현이 능숙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두 녀석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윤아에게 안기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윤이는 수현이 아직 차에 타지 않은 틈을 타 작은 얼굴을 들어올리며 소곤소곤 물었다.

“엄마, 고독현 밤 아저씨를 우리 아빠로 허락한거예요?”

그 질문은...

윤아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주춤하던 그때, 수현이 어느새 차 문을 열고 들어왔다.

윤아는 턱끝까지 올라왔던 말을 삼키고 급하게 말을 돌렸다.

“우리 애기, 그건 엄마가 돌아가서 얘기해 줄게.”

그녀의 말에 윤이는 고분고분하게 알겠다고 한 후 입을 다물었다.

운전기사는 빠르게 그들을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차에서 내리기 전, 수현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저녁 같이 먹을래?”

그 말에 윤아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다음에.”

수현은 기어코 그 설계도를 윤아의 손에 쥐어주더니 한참 뒤에 고개를 끄덕였다.

“합의서 다 보고 시간 남으면 그것도 봐.”

윤아는 어느새 손에 쥐어진 설계도를 물끄러미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이만 돌아가.”

말을 마친 윤아는 두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수현은 차에 기댄 채 윤아와 그녀의 두 아이가 무사히 집에 들어갈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고는 그제야 차에 탔다.

차에 탄 수현은 차창을 내리더니 평소와 같이 차가운 시선으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백미러로 그런 수현의 모습을 힐끗 보던 운전기사는 그가 오늘따라 어딘가 좀 이상한 듯 싶어 조심스레 말했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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