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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어려서부터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윤아는 아이에게 행복한 어린 시절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자신의 아이가 한부모가정에게 자라게 될 줄은 몰랐으며 더군다나 하나도 아니고 둘이 될 줄은 더더욱 생각지 못하였다.

윤아는 아이들을 어릴 적부터 공평하게 대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두 아이를 똑같이 대할 수는 없다는 것을.

훈이는 내성적이고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아이였다. 떼도 안 쓰고 항상 윤아의 말을 잘 들었다. 윤이는 그런 오빠와 달리 장난꾸러기인 데다 식탐도 많고 떼도 많았다. 항상 윤아에게 안겨서 어리광을 부리고 관심을 구했다. 윤아는 그런 딸에게 자연스레 손이 많이 갔고 훈이는 습관이 된 듯 불평불만 없었지만 윤아의 마음속에는 항상 훈이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런데 수현이가 양팔에 하나씩 안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윤아는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이도 5년간 알고 지낸 선우보다 수현에게 더 의지하는 듯했다. 훈이는 비록 동생처럼 티는 안 냈지만 훈이의 내성적인 성격에 저 정도의 행동으로 볼 때 아마 수현을 내심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몰랐다. 다른 때 같으면 안기지도 않을 아이가. 윤아는 항상 자신이 노력만 한다면 두 배의 사랑을 줄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지금 세 사람을 보면서 그녀 혼자서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윤아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들 뒤를 따라갔다.

차에 돌아간 후 윤아는 수현이 두 아이를 돌보는 모습을 지켜봤다. 비록 서툴렀지만 수현은 세심하게 아이들을 챙겼으며 긴장한 그의 눈에서는 비장함까지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윤아는 자신이 처음 아이들을 키울 때가 생각이 났다. 윤아는 세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돌린 수현과 눈길이 마주쳤다. 그의 눈은 한밤중처럼 새카맣고 그의 표정은 알 듯 모를 듯했다. 윤아는 놀란 듯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아까부터 뒤통수가 따가웠던 수현은 자신의 눈길을 피하는 윤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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