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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양훈은 다가가 석훈을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양훈은 할 수 없이 소영에게 석훈을 좀 말려보라고 눈치를 주었다. 소영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가 시키는 대로 했다.

“석훈 씨, 우선 이거 놓고 얘기해.”

그제야 석훈은 그녀의 말대로 천천히 손을 놓았다.

하지만 수현은 석훈의 주먹을 잡은 채 미동도 없이 서있었다.

“수현 씨...”

소영은 수현을 달래기 시작했다.

“수현 씨도 우선 이거 놓고 얘기해.”

하지만 수현은 아무 말 없이 석훈을 노려보기만 할 뿐 꿈적하지도 않았다.

양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가 일부러 너를 귀찮게 하러 온 게 아니야. 정말 그냥 네가 잘 지내나 걱정돼서 보러온 거야.”

수현의 얼굴에는 냉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걱정돼서 여기서 지금 행패를 부리고 있어?”

“아니... 어쩌다 보니 일이 이렇게 된 거지...”

수현은 코웃음을 쳤지만, 여전히 손 놓을 기미가 안 보였다.

양훈은 최후의 방법으로 윤아를 바라보았다. 이젠 그녀만이 수현을 설득할 수 있었다.

윤아는 그의 시선을 알아챘지만 이내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

‘뭐야. 자기랑 상관없다는 건가?’

‘그냥 이대로 문 앞에서 밤을 새우게 생겼는데?”

양훈은 수현의 성질을 잘 알고 있었다. 화나 가면 누가 뭐래도 듣지 않았다. 다행히 옆에 윤아가 있어 설득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도울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가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순간, 작은 머리 하나가 수현의 뒤에서 쏙 나오더니 작은 손이 수현의 옷자락을 당겼다.

순간 굳어졌던 수현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윤이가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아저씨, 지금 친구랑 싸우는 거예요?”

자리에 서있던 어른들의 시선이 일제히 윤이한테 쏠렸다.

윤이의 귀여운 얼굴에 양훈과 석훈도 눈을 떼지 못하였다. 윤아는 딸을 옆으로 데려와서 말했다.

“어른들의 일이니까 윤이는 신경 안 써도 돼.”

눈앞에 쪼그려 앉은 엄마를 보면서 윤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는 어딨어? 오빠를 불러서 같이 집에 가자.”

“오빠는 엄마 뒤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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