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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소영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데엔 제 책임도 있잖아요. 같이 가서 윤아 씨 상황을 봐야겠어요.”

“그렇죠. 일이 이렇게 된 데엔 우리 모두 책임이 있죠. 진수현 지금쯤 엄청 화났을 거니까 안 따라오는 게 좋을 거예요.”

말을 마친 그는 소영을 지그시 바라봤다.

마치 그녀의 생각을 낱낱이 꿰뚫어 보기라도 하려는 듯한 그 눈빛에 소영은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그 순간 소영은 양훈에게 더 뭐라 할 수 없었다.

“그... 그래요. 하지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꼭 저한테 연락해 줘요. 비록 5년이나 못 본 사이지만 저도 윤아 씨가 너무 걱정돼서요.”

양훈은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한 후 핸드폰을 챙겨 자리를 떴다.

양훈이 가자 그 자리엔 소영과 석훈 둘만 남았다.

소영은 양훈이 멀리 가버린 걸 확인 한 후 서둘러 몸을 돌려 석훈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어서 일어나.”

석훈은 조금 전 소영이 한 말에 아직도 풀이 죽어 있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다가와 자기를 일으켜주자 어안이 벙벙해졌다.

“소영아? 너... 너 나한테 화난 거 아니었어?”

“일단 일어나 봐.”

석훈은 그제야 소영의 부축을 받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소영은 석훈을 일으킨 후 다정하게 물었다.

“괜찮아? 다친 덴 없어?”

석훈은 고개를 흔들며 소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석훈아, 그렇게 보지 마. 조금 전에 내가 모질게 말했던 건 다 널 위해 그런 거였어.”

“날 위해?”

“생각 해봐. 오늘 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사람을 때렸어. 다들 널 이해하려 하겠어? 이런 상황에서 내가 네 편을 들어주면 다들 널 뭐라 생각하겠어? 분명 네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니까 난 널 혼내는 척, 너한테 실망한 척하고 넌 나중에 반성한 척, 개과천선한 척 하기만 하면 돼. 그럼 아무도 널 탓을 하지 않을 거야.”

반성한 척을 하라고?

석훈은 되려 더 어리둥절해졌다.

그는 이성을 되찾은 후 그의 행동이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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