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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상황이 상황이니 서훈도 그의 말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할 수 있어요.”

“그래. 훈이랑 윤이가 좀 도와줘. 아저씨가 얼른 병원에 데려다줄게.”

“네.”

이윽고 수현은 시선을 내려 기절해 있는 윤아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선홍색 피는 그녀의 흰 피부색과 비교되며 더 소름 끼치게 다가왔다.

수현은 행여나 운전 중에 윤아가 시트에서 떨어지기라도 할까 봐 조심스레 뒷좌석에 눕히고 자리를 만들어 두 아이를 그녀의 양옆에 앉혔다.

세심하게 자리를 조정한 후 수현은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

팡!

문이 닫히고 차는 빠르게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뒷좌석에 앉은 서훈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그러고는 조심스레 윤아의 이마를 감싸며 낮게 읊조렸다.

“걱정 마요, 엄마. 괜찮을 거예요.”

하윤도 많이 놀란 듯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하윤의 늘 반짝이던 눈동자엔 어느새 슬픔이 가득 고여 두 볼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그 눈물은 방울방울 떨어져 어느새 윤아의 발등을 흠뻑 적셨다.

“윤이야, 울지마.”

서훈의 목소리가 저편에서 들려왔다.

그 소리에 하윤이 눈물범벅이 되어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고개를 들었다.

“오빠... 엄마 죽어?”

죽는다는 말에 서훈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는 아까보다 서늘해진 눈으로 하윤을 꾸짖었다.

“심하윤, 그런 소리 하지 마!”

갑작스러운 꾸중에 하윤은 깜짝 놀라 울먹였다.

“하지만...”

“엄마는 그저 이마를 다치신 거야. 우리 엄만 안 죽어!”

운전 중인 수현은 이따금 백미러로 윤아를 꼭 안고 있는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쥐방울만 한 아이들의 입에서 저런 대화가 오가는 걸 들으며 그는 심장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도로는 평탄했고 차도 빠르지만 스무스하게 달렸다. 하지만 평탄한 도로와 달리 수현의 마음은 아찔하게 덮쳐오는 파도 같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진지하게 말했다.

“훈이, 윤이. 아저씨가... 엄마 지켜줄게. 아저씨 믿어.”

믿으라는 말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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