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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본의 아니게 수현의 정곡을 찌른 민재는 통쾌한 마음이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 감히 그에게 이런 말을 했겠는가. 그랬다간 아마 진작에 저 싸늘한 눈빛에 얼어 죽었을 거다. 게다가 진수현이 그의 행동을 너그러이 받아주는 성격도 아니었으니 더더욱 말을 못 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윤아와 두 아이가 나타난 뒤로 수현은 다른 사람이라도 된 듯 눈에 띄게 성격이 부드러워졌다.

비록 까불대다가 꺼지라는 소리는 가끔 듣지만 말이다.

하지만 민재는 이제 수현이 화난 것처럼 보여도 사실 정말 화가 난 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조금 전처럼 말이다.

말로는 꺼지라고 하지만 몇초 후에 바로 험상궂던 표정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는가. 하지만 수현은 이번엔 그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일 처리가 너무 느린 거 아닙니까? 빨리 처리하고 아이들 먹을 음식이나 사와요.”

민재는 그의 재촉에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갔다.

양훈도 복도에 함께 있었는데 그를 스쳐 지나가던 민재와 마침 눈이 마주쳤다.

민재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했다. 김양훈이 왜 이곳에 있지?

오늘 밤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는 돌아가서 자세히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서둘러 간식을 사러 갔다.

민재는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차를 몰고 근처의 키즈랜드까지 갔다. 그러고는 그곳에 있는 것들을 이것저것 두둑이 담은 후에야 병원으로 돌아갔다.

수현은 저 멀리서 양손 가득 뭔갈 들고 돌아오는 민재를 발견하고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

“뭐 샀습니까?”

민재가 막 입을 열어 안에 든 물건들을 자세히 설명하려 했으나 수현은 그의 설명엔 관심이 없는 듯 손에 든 봉지만 냉큼 낚아채 갔다.

“됐습니다. 내가 들고 갈 테니까 이리 줘요.”

민재는 어딘가 다급해 보이는 수현의 행동거지에서 그가 한참 동안 기다렸음을 알아차렸다.

하긴, 병실에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데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서성이고 있어야 하는 처지라니. 누구든 조급해 날 것이다.

수현은 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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