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 어쩐 일이에요?”윤아는 보안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마침 오늘 시간이 나서 아이 보러 왔는데 지금 들어가도 되나요?”보안은 문을 열면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들어오세요.”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례한 뒤 안으로 들어가며 무심한 듯 물었다."오늘 다른 학부모도 오셨어요?”"없는 것 같은데요?”“없다고요?” 윤아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설마 그녀의 판단이 잘못되었단 말인가? 아니면 그가 이미 자신이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걸까?경비원은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뭐가 생각난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니, 아니. 제가 깜빡했어요. 오늘 한 분이 오셨어요. 애들 밥 갖다 주러 왔다는데 요즘 자주 와요.”자주 온다고? 그것도 도시락을 가져다줘?여기까지 듣고 나니 윤아는 드디어 자신감이 생겼다.이 도시락을 갖고 오는 사람이 바로 그녀가 지금 찾고 있는 사람이다!"참, 아이들이 자주 그 사람들과 노는 것도 봤어요.”"고맙습니다. 제가 들어가 볼게요.”"자, 어서 들어가세요. 점심 같이 드실 수 있을지도 몰라요.”점심을 같이 먹는다?윤아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고 속으로는 냉소를 지었다.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오늘 수현이 가져온 것은 모두 특별히 요리사를 초대해 만든 것이었다. 디저트도 파티시에가 만든 것으로 색깔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맛도 일품이었다.하윤은 작은 볼에 불룩하게 넣고 맛있게 먹었고 수현은 손수건을 손에 들고 수시로 아이의 입가를 닦아주었다.몇 번 후, 소녀는 약간 쑥스러워졌는지 수현의 손을 밀치며 부드럽게 말했다."아저씨도 드세요. 윤이 혼자서도 잘 먹어요.”"괜찮아, 아저씨는 배 안 고파.”"그런데 아저씨는 아직 점심을 안 드셨잖아요.”"응, 아저씨는 나중에 먹을게. 윤이 어서 먹어.”하윤은 눈망울을 굴리며 생각하다가 혼자 음식을 먹지 않고 수현의 숟가락을 들어서는 닭고기 한 조각을 떠냈다."아저씨, 윤이가 먹여줄게요.”이 동작은 수현을 매
두 아이를 몇 년 동안 얼마나 힘들게 키웠는데 이렇게 아이들을 뺏긴다고? 여기까지 생각한 윤아는 서서히 주먹을 쥐고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수현은 아직도 두 꼬마가 밥 먹는 것을 보는 즐거움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윤아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엄마?”닭발을 갉아먹고 있다가 갑자기 수현의 뒤에 사람 그림자가 드리운 것을 본 하윤은 고개를 들어 보니 윤아인 것을 발견하고는 놀라서 소리쳤다.자리에 앉아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던 수현은 윤아를 부르는 하윤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입가에 웃음이 사라졌다.한편 조용히 밥을 먹고 있던 서훈도 식사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수현의 뒤를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당황함이 가득했다.수현은 입술을 약간 오므렸다. 막 일어서려고 하는 찰나 윤아가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진수현씨?”그의 동작은 잠시 멈칫했고 그리고는 천천히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다시 평온하게 바로잡고는 천천히 일어나 윤아의 시선과 마주했다."엄마, 왜 왔어?"하윤은 얼른 숟가락을 내려놓고 티슈를 가져다가 자신의 입가를 깨끗하게 닦은 뒤 다가가 그녀의 다리를 껴안으며 물었다.윤아는 하이힐을 신고 있었는데 하윤이 이렇게 안기자 걸음걸이가 약간 비틀거렸지만 그녀는 곧 똑바로 섰고 특유의 카리스마를 풍겼다."심윤아 씨.”그녀가 똑바로 서자마자 수현이 젠틀하게 그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을 보았다.윤아는 그의 큰 손을 보며 속으로는 냉소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가볍게 잡았다."안녕하세요.”하지만 그녀는 두 손이 닿자마자 떼여냈기에 수현은 그녀와 악수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도 없었다.한편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서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엄마는 진 아저씨를 정말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 왜 그럴까?서로 모른 척하고 인사를 마친 윤아는 눈길을 밥상 위로 돌리며 입을 열었다."윤이랑 훈이, 엄마가 전에 너희들에게 어떻게 말했는지 벌써 까먹었어? 낯선 사람이 주는 음식을 자꾸 먹으면 안 돼.”낯선 사람
역시 그러했다.하지만 이를 모르는 하윤은 윤아의 말을 듣고 반박에 나섰다."엄마, 하지만 우리 생방송 때 이미 현 아저씨한테서 돈을 많이 받았잖아요. 그리고 현 아저씨가 만약 윤이 아빠가 된다면 낯선 사람이 아니잖아요.”"……”눈살을 찌푸리고 있던 수현은 하윤의 말에 기분이 풀렸고 입가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하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윤이 말이 맞아.”윤아는 이들의 말에 저도 모르게 미간이 조여졌다. 아이들 앞이라 무엇이라 대꾸하기도 꺼려졌다. 왜냐하면 그녀는 어른들 사이의 일에 아이들까지 연루되기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현님, 자리를 옮겨서 얘기할까요?”수현은 눈썹을 치켜들며 흔쾌히 대답했다."그러죠.”"윤이, 훈이."두 아이의 이름을 부른 후 윤아는 옆에 앉아 있는 조민기를 향해 눈길을 돌렸다. 그의 모습과 성을 보니 그도 수현의 친척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어쨌든, 어린아이이니 윤아도 아이한테까지 불똥이 튀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조민기를 향해 웃어 보였다. "그럼 너희들은 얌전히 여기서 밥을 먹고 있어. 엄마와 현 아저씨는 먼저 얘기를 나누고 곧 올게.”세 아이는 그녀의 말에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들을 잘 안치해 놓고 윤아는 수현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한테 나가자는 사인을 했다.수현은 한참 동안 말없이 조용해 있더니 드디어 천천히 일어나 그녀를 따라 나갔다.두 사람은 교내에서 얘기를 나누지 않고 밖으로 나갔고 윤아는 나갈 때 출입구 보안관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오자마자 가려고요?”윤아는 웃으며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인사를 하고 나니 보안관은 그녀 뒤를 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눈여겨보니 평소에 늘 도시락을 가지고 오던 그 양반이었다.보안관은 얼굴빛이 예전보다 어두워진 윤아를 보고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인사말을 삼키고 두 사람이 앞뒤로 교문을 나서는 것을 지켜보았다.두 사람은 교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걸어가다 차 옆에 멈춰 섰다.보안요원은 두 사람을 몰래 쳐다보다가
"얼굴?”이 말에 윤아는 순간 냉소를 지었다."얘들 모습이 왜? 어떻게 네 아이일 수가 있어? 김칫국 좀 적게 마실래?”수현은 그녀가 지금 화를 내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쨌든 그녀가 5년 동안 홀로 키워온 아이이기 때문에 그녀는 충분히 자신에게 화를 낼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말투는 차분했고 한층 부드러웠다."내가 김칫국을 마신다고? 좋아, 그럼 말해봐, 내가 그들의 아버지가 아니라면 그들의 아버지는 과연 누군지.”"네 알 바 아니잖아.”"내 알 바 아닌 거야 아니면 말하지 못 하는 거야? 또 아니면 내 얼굴을 보면서 아이가 내 아이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는 거야?”윤아는 수현의 말에 화가 단단히 났다."절대 네 아이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그래? 인정 안 해도 상관없어. 유전자 검사를 받으면 돼.”그 두 아이가 윤아의 아이라는 것을 안 후, 수현은 거의 동시에 두 아이가 자신의 혈육임을 알아챘다. 그래서 그는 애초에 친자 확인을 할 생각을 한 적이 없다.전혀 필요 없으니까 말이다.그는 이 두 아이에게 다가가자마자 느낌이 다르다고 느꼈다, 매우 친근하고 저도 모르게 이 아이들한테는 마음이 갔다. 생김새는 더욱 말 할 것이 없었다.하지만 윤아가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도 친자 확인을 하는 것을 개의치 않을 것이다.유전자 검사를 하겠다는 소리에 마침내 평정심을 되찾은 윤아는 수현을 바라보며 얘기했다."우리는 이미 이혼한 지 5년이 지났어. 즉 지금 우리는 아무 관계도 아니란 소리야. 내 아이도 너와 아무 관계도 없고. 그러니 너는 유전자 검사를 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야.”"이혼할 때 넌 아이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잖아? 그렇다고 해서 지금 아이들이 나와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아?”듣고 보니 윤아도 멍해졌다.이혼할 때 수현은 확실히 아이가 있는 줄 몰랐다. 왜냐하면 그는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윤아는 어쩔 수 없이 임신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그 자리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꿈도 꾸지 마."윤아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매우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아무도 내 아이를 건드릴 생각을 하지 마.”말을 마친 윤아는 몸을 돌려 수현을 홀로 남겨두고 그 자리를 떴다.보안요원들은 화가 잔뜩 난 듯한 윤아가 다시 돌아오니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방금 멀리서 그녀가 남자와 이야기하는 것을 봤는데 비록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언행을 보니 싸움이 난 것 같았다.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품었던 보안요원들은 말 한마디 없이 들어가는 윤아를 보고는 그들의 의심이 정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곧이어 남자도 다시 돌아왔다.여자의 화난 모습에 비해 남자는 거의 주위를 뒤덮을 듯한 냉기를 풍겼고 그의 아우라에 보안요원들은 몸서리를 쳤다. 이어 그들은 오늘 옷을 정말 적게 입고 나왔다며 한탄을 시작했다.노기등등하던 윤아는 교문을 들어서자 표정이 바뀌었다.세 아이에게 다가갔을 때 그녀는 이미 얼굴에 온화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엄마, 다녀오셨어요.”그녀가 돌아온 것을 보자마자 하윤은 즉시 그녀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는 몰래 그녀의 뒤를 보았다. 그러다 수현이 아직 먼 곳에 있는 것을 보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엄마, 어때요? 현 아저씨 엄청나게 멋있지 않아요?”하윤의 신경이 온통 수현에게 쏘인 것을 느낀 윤아는 수현에 대한 나쁜 말을 퍼부어 하윤이가 수현을 거부하면서 그와 접촉하지 못하게 할 생각까지 했다.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정말 잘해줬으니 지금 그의 나쁜 말을 하면 안 된다고 그녀는 생각했다.윤아도 엄마는 처음이라 아무런 경험도 없이 자신의 의식에 따라 일을 해나갈 뿐이었다.그는 하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가볍게 말했다."엄마랑 약속해, 앞으로 아저씨가 가져온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알았지?”하윤은 이 말을 듣자마자 작은 얼굴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왜, 왜 그래요, 엄마? 엄마가 현 아저씨를 안 좋아하는 거예요? 아니면 현 아저씨가 엄마를 화나게
윤아는 수현이 이토록 파렴치할 줄은 몰랐다. 아이들 앞에서 자신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하지를 않나... 진씨 그룹의 대표라는 사람이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가...윤아는 심호흡을 하였다. 수현의 말에 너무 어이없어 대답하고 싶지 않아서였다."엄마, 첫눈에 반하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하지만 수현의 말은 하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윤아, 첫눈에 반했다는 건 아저씨가 하윤이 엄마를 좋아한다는 뜻이야.”말이 끝나자 윤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수현을 바라보았다.수현도 윤아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쳐다보자 그녀를 마주 보았는데 입가에 미소가 어려있었다.그의 까만 눈동자를 마주친 순간, 윤아는 순간 자신이 그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아이 앞에서 그녀가 화를 내기 싫어하고 추태를 부리기 싫어한다는 걸 눈치채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와.”하윤은 작은 손으로 자신의 작은 얼굴을 감쌌다."현 아저씨가 우리 엄마를 좋아한다고요?”"응.”윤아는 오버하는 자신의 딸이 어이없었지만 지금은 별수 없이 아이의 옷차림을 정리해 준 뒤 다정하게 물었다."밥은 다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랑 교실에 들어가.”"응, 배불러.”그러자 서훈도 얼른 손에 든 것을 내려놓고 일어섰다."서훈아, 그럼 하윤이를 데리고 얼른 교실로 가. 공부 열심히 하고, 수업 끝나고는 어디 뛰어다니지 말고 엄마가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려.”"알았어, 엄마.”서훈은 몸을 일으켜 하윤의 손을 잡고 떠나는데 그러다 수현의 곁을 지날 때 수현은 서훈의 손가락을 살짝 찔렀다.서훈은 갑자기 손가락이 불에 닿은 듯 다급하게 한쪽으로 비켜서며 수현을 쳐다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쯧.얼굴 빨리 변하네.수현은 윤아가 오기 전에는 이 녀석이 자신을 잘 믿는 것처럼 보였지만, 윤아가 오자 바로 태도를 바꾼다며 속으로 한탄했다.역시 피는 못 속이나 보다.수현은 여기까지 생각하고는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올렸고 이어 윤아가 조민기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너도 하윤이랑 서훈이 같이
"윤아야, 난 그저 전에 못 해줬던 것들 지금이라도 해주고 싶을 뿐이야.”"5년 동안 우리 세 식구는 충분히 잘 살아왔어. 굳이 만회할 게 있다면, 우리 눈에서 벗어나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는 거야.”그녀가 말을 마치자 수현은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고 눈빛은 여전히 까맣고 입가도 곧게 눌려 웃음기가 사라졌다.그의 모습은 담담해 보였지만 포기하지 않는 태도였다.윤아는 당연히 그가 이렇게 많이 한 것을 알고 있으니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도 자신의 몇 마디 말로 그가 포기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잠시 후, 수현은 책상 위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윤아는 그의 이런 동작을 보고 두 아이가 그녀에게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글쎄 현 아저씨가 그들이 남긴 햄버거 껍질도 먹었다니.예전의 그라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뭐 그렇다고 윤아가 그를 쉽게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여기까지 생각한 윤아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시는 우리를 귀찮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말을 마치고 그녀는 학교를 떠났다.수현도 더 이상 쫓아오지 않았고, 윤아는 차에 올라타자 참지 못하고 운전대에 엎드려 지친 듯 숨을 내쉬었다.방법을 생각해,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서 이 일을 해결해야 해.그녀는 절대 수현에게 아이들을 주지 않을 거야, 절대!다시 회사로 돌아왔지만 윤아는 일할 마음이 별로 없었고 신경은 줄곧 자신의 두 아이와 수현에게만 집중되었다.간신히 퇴근 시간이 되길 기다린 윤아는 열쇠를 움켜쥐고 회사를 떠났다.오민우는 그녀와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결과 윤아는 급한 일이 있다고 말하고는 다시 한번 황급히 그의 곁을 지나갔다."하루 종일 이렇게 바쁘다고?”-학교로 가는 길, 왠지 모르게 윤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이런 불길한 예감은 학교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커져만 갔다.그녀가 학교에 도착해서 물어보니 과연 두 아이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 데리고 간 후였다.
그녀가 진씨 그룹에 도착했을 때 진씨 그룹은 이미 퇴근 시간이 되었기에 대부분 사람은 거의 다 떠났었다.진씨 그룹 지사 건물에는 남은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보안요원들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교대로 보초를 서야 했다.윤아는 바로 들어가서 프런트 데스크를 찾았는데 마침 이 프런트 데스크는 전에 그녀를 접대했던 사람이었는 데 아직 퇴근 전이였다.그녀를 보고 프런트 데스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윤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이 비서를 찾고 싶은데요.”프런트 데스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뒤늦게 대답했다."이 조수님은 이미 퇴근하셨습니다.”"퇴근했다고요? 그럼 진 대표님은요, 그 사람도 퇴근했나요?”"대표님은 오늘 오후에 회사에 오지 않으셨어요. 이 조수님은 10분 전에 퇴근하셨고요.”진수현이 오후에 회사에 오지 않았다고?그럼 뭐 하러 갔지?사람을 찾지 못한 윤아는 휴대전화를 꺼내 민재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민재는 윤아로부터 온 전화를 받았을 때 퍽 놀랐다. "윤아 씨?”윤아가 먼저 전화를 걸어올 줄 몰랐다는 눈치였고 그의 말투에는 놀라움이 묻어있었다.그녀의 두 아이를 데려간 말투는 더더욱 아니다.설마 이 일에 그가 관여하지 않았단 말인가?윤아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고 할 수 없이 그녀는 민재에게 말했다."진수현을 찾아야겠어요.”"대표님이요? 근데 대표님은 지금 제 옆에 없는데, 무슨 일로 찾으시죠? 아니면 직접 전화해 보시겠어요?”윤아는 간신히 화를 참으며 대답했다."전화 연결이 안 되는데요.”"네? 어떻게 연결이 안 될 수가 있죠?”"잘 모르겠어요. 혹시 어디 갔는지 알아요?”"그게... 대표님은 오후에 회사에 오지 않으셔서, 저도 일정을 잘 몰라요.“사실 민재도 이 대답을 할 때 마음이 불편했다. 왜냐하면 그는 진수현이 점심에 학교에 가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일을 그가 어찌 윤아한테 말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