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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됐다, 침착해야지. 어쨌든 지금 그녀가 만나러 오는 남자는 나니까.’

윤아는 가방을 메고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그녀가 들어서자, 직원이 빠르게 나와 손님을 맞았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제가 예약한 자리가...”

직원은 윤아를 예약한 자리로 안내했다.

그리고 수현은 그 모습을 서늘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윤아가 예약한 자리는 창가다.

수현은 살얼음 같은 무표정으로 직원이 윤아를 안내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들은 예약된 창가 쪽이 아닌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왜지?

직원의 실수인가? 아니면 윤아가 헷갈린 건가?

수현이 생각에 잠겨 있는데 윤아는 어느새 계단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민재는 놀라서 옆에 있는 수현에게 말했다.

“헉. 저 직원분 설마 이쪽으로 데려오는 건 아니겠죠? 어떡해요 대표님?”

당황한 건 민재 뿐만이 아니었다. 내내 무표정이던 수현도 낯빛이 바뀌어있었다.

계단은 아주 짧고 내려가는 길은 하나 뿐이다.

민재는 가마 위 개미처럼 발을 동동 굴렀다.

“어떡해요? 저희 이러다 들키는 거 아니에요?”

사실 오늘 그녀를 불러낸 건 만나고 싶어서라기보단 다른 남자와의 만남을 무산시키려던 것뿐인데.

지금 마주쳐버리면 그의 입장만 난처해질 게 뻔했다.

“뭘 그리 긴장합니까.”

수현이 잔뜩 긴장한 민재를 차갑게 한 눈 보며 말했다.

“침착하세요.”

“대표님...”

침착하라고는 해도 이 상황에 어떻게 침착할 수가 있겠는가.

“그냥 계단 오르는 겁니다. 지금 우릴 발견한대도 뭐 어때요. 설마 나와 그 남자를 연관 지어 생각하지는 못하겠죠.”

민재는 그의 냉랭한 목소리에 조금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하긴. 저희가 예약된 그 자리에 있던 것도 아닌데 설마 알아보겠어요? 괜히 티 내지만 않으면 괜찮겠죠.”

말을 마친 민재는 테이블에 있던 커피를 들어 크게 한 모금 마셨다.

그는 입에 커피를 머금은 채 고개를 돌려 윤아를 보았다. 직원은 그녀를 데리고 계단을 올라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민재는 커피를 삼키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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