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5화

만약 수현의 낯빛이 이렇게 창백하지 않고 또 윤아와도 딱히 모순이 없다면 그녀도 이렇게까지 의심하진 않았을 거다.

하지만 지금의 수현은 걸음걸이도 이상하고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그리고 그건 그의 비서인 이민재도 마찬가지였는데 둘이 쌍으로 아주 수상했다.

생각 끝에 윤아는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

“내가 어디 앉든 뭔 상관인데? 잊지마, 이건 거래야. 난 뒤에 앉을 거야.”

말을 마친 윤아는 수현이 뭐라 하든 차 문을 열고 뒷좌석에 앉았다.

마음이 평온해졌다.

윤아가 차에 탄 후 민재는 수현을 힐끗 쳐다보더니 눈썹을 씰룩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그냥 이렇게 갈까요?”

수현은 아무 말 없이 표정만 구기고 있었다.

이에 윤아가 선수를 쳤다.

“가죠. 이 비서님.”

“네.”

차가 출발한 후, 윤아는 이따금 옆에 앉은 수현의 움직임을 살폈다. 그러나 그는 윤아에게서 떨어져 창문 쪽에 찰싹 붙어 앉아 뒤통수만 보여줬다.

덕분에 윤아는 수현의 표정을 전혀 볼 길이 없었다.

수현의 미세한 표정과 행동으로부터 위병이 재발한 것인지 보려고 했던 윤아의 계획이 완전히 망가진 셈이다.

하지만 요양한 지 꽤 되었으니 그럴 일은 없지 않을까?

공항에 거의 다 와 갈 때쯤, 윤아는 선우의 연락을 받았다.

“남성으로 돌아가려고?”

선우는 최대한 자신을 억제하려고는 했으나 윤아는 수화기 너머로 그의 가쁜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마치 격하게 달린 후 숨이 채 돌아오기 전에 그녀에게 전화를 건 사람처럼.

윤아는 똑똑히 들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응. 내일 돌아와.”

옆에 있던 수현은 윤아가 전화를 받자 언짢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선우는 한참을 침묵하더니 다시 입을 뗐다.

“걔랑 같이 가?”

“응.”

다시 조용해졌다.

“윤아야. 왜 가는건지 물어봐도 돼?”

윤아는 그의 질문에 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남성에 다녀오려고.”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선우는 그녀의 말뜻을 알아들은 듯 말했다.

“그래. 조심히 다녀와. 올 땐 내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