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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왜냐하면 그는 전에 그녀한테 미안한 짓을 했었기 때문이다.

비록 그는 가슴이 너무 답답했지만, 만약 그녀가 정말로 자신한테 복수라도 한다면 그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직원은 마지막 요리를 테이블에 올렸다.

“죄송합니다. 손님, 죽 끓이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 보니 이제야 다 됐네요. 맛있게 드세요.”

직원은 냄비에 담긴 흰 쌀죽을 왼쪽 빈 공간에 올려놓았다.

수현은 죽을 보더니 순간 멍해졌다.

민재도 따라서 멈칫했다.

“윤, 윤아 아가씨, 이 죽은...?”

윤아는 그가 놀란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제가 그렇게도 악독해 보였어요? 위가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이걸 먹이려 했었을까 봐요?”

만약 정말로 그에게 일이라도 생기게 하고 싶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 그를 내버려두면 그만이지, 굳이 이렇게 빙빙 돌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윤아가 그를 데리고 중식집에 온 것은 고의였다.

‘내가 지키지 않는다고 밥도 제대로 안 먹는다 이거지?’

‘그럼 넌 여기서 흰 쌀죽이나 먹으며 우리가 맛있는 걸 먹는 모습을 지켜봐.’

“아니에요, 아니에요.”

민재는 급히 아니라고 해명했다. 전에 복잡했던 마음도 지금은 확 트였다.

수현은 말할 것도 없고, 그는 아직도 연기가 나는 흰 쌀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설마 그녀가...

그럼 그녀는 이미 도착하기 전부터 주문해 놓았던 건가?

민재는 이내 수현에게 흰 쌀죽 한 그릇을 떠주며 말했다.

“대표님, 조금 뜨거우니 식힌 후에 드세요. 천천히 드셔야 해요. 식도나 위가 데여도 좋지 않으니깐요.”

수현은 자신의 앞에 놓인 흰 쌀죽을 멍하니 바라봤다.

비록 지극히 흔하고 평범한 흰 쌀죽이었을 뿐인데 그는 지금 이 순간만큼 그게 너무 값졌다.

윤아가 생각하던 대로, 흰 쌀죽이나 먹으며 우리가 맛있게 먹는 걸 지켜보는 수현에게 털끝만큼의 복수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누구도 보지 못하는 가운데서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렸다. 그리고 숟가락을 들고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죽을 한 모금을 입에 넣었다.

조금 뜨거웠지만 금방 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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