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치고 윤아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얼굴에 맴돌았던 웃음도 따라서 사라졌다.전화를 끊자 윤아는 핸드폰을 거두고, 캐리어를 들고, 비행기 탑승구로 향했다.한편 수현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핸드폰을 민재에게 돌려줬다.민재는 힐끗 보더니 전화가 이미 끊긴 것을 발견하고는, 방금 들은 두 사람의 대화를 되새겨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아가씨께서 이미 공항에 가셨대요?”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두워진 그의 얼굴빛을 봐서는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그... 그럼 이젠 어떡하죠?”수현은 그를 흘겨보고는 입을 열었다.“먼저 회사로 가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수현은 호텔 방으로 들어갔다. 민재가 따라 들어가려는 순간 아직도 곁에 있는 호텔직원을 발견하고 손짓하며 말했다.“다 필요 없어졌어요. 호텔 직원분들께서 나눠 드세요. 안에 친구분은 이미 호텔을 떠났대요.”그는 말을 마치고 수현을 따라 급히 자리를 떴다.호텔 직원은 제자리에 선 채 한참 후에야 반응이 왔는지 기뻐서 눈이 휘둥그레졌다.-수원.윤아가 탄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민우는 전화를 걸어왔다.“대표님, 출구 쪽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대표님께서 타신 비행기가 이미 도착하신 것 같은데요.”“알겠어요.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몇분이면 돼요.”“네. 알겠습니다.”민우는 전화를 거두고 손을 난간에 살며시 올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몇 분 후, 가녀린 실루엣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그는 이내 활짝 웃으며 반겨줬다.“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리 대표님, 어때요? 이번 남성 여행으로 인해 진 대표님과 합칠 가능성이 보이나요?”뒷마디를 들은 그녀는 하마터면 비틀거릴 뻔하더니 말문이 막혀 민우를 째려봤다.“오민우 씨,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으면 이런 장난은 좀 자제하는 게 어때요?”“쯧, 나이 먹은 게 어때서요? 장난도 못 치나요?”민우는 다가가 그녀의 캐리어를 대신 들어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제가 할게요. 대표님은 그저 편히 차에만 앉아계시면 됩니다.”윤아도 더
“필요 없거든요.”윤아는 답답해서 입을 열었다.“연애할 생각도 없어요.”이 대답은 민우를 놀라게 했다.“대표님의 말씀은, 앞으로 연애를 안 하시겠다는 거예요? 아니면 혼자 살고 싶다는 뜻인가요?”윤아는 이내 감았던 눈을 뜨고 대답했다.“비슷해요.”“잘 생각해 보셔야 해요. 혼자 산다는 건 외로운 일이에요.”민우는 핸들을 돌리며 차류를 따라 주요 도로로 들어서며 입을 열었다.“사람은 결국 무리를 지어야 사는 동물이에요. 젊었을 때는 곁에 부모도 있고, 싱글인 친구도 있다 보니 결혼 안 해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죠. 하지만 나이가 들다 보면 곁에는 더 이상 부모도 없어지고 게다가 자녀도 없으면 사람이 그리워질 거예요. 같이 있어주고 같이 밥 먹어주는 사람이요.”윤아는 조용히 그의 말을 들을 뿐 대답하지는 않았다.왜냐하면 그녀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그녀는 두 명의 아이가 있었다.“저도 젊었을 때는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요. 결혼하면 뭐가 좋은지, 아이를 가지면 뭐가 좋은지 몰랐었죠. 혼자 살면 얼마나 편하고 행복한데요. 게다가 돈 벌어 아이를 키우고 대학까지 보내줘야 되지, 하지만 결혼해 보니 알겠더라고요. 아무래도 곁에 와이프가 있고 아이가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라는걸, 그런데 뭐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선택도 다 다르죠. 제 생각은 그냥 저한테 맞는 생각일 뿐이에요. 혼자 잘 살다 가시는 분들도 많으니까요.”“네.”윤아는 짧게 대답했다.“하지만 대표님께서 어느 길을 걸으시든지 심리 준비는 단단히 하셔야 해요. 인생은 한 번뿐이니깐요. 세상에는 후회를 돌리는 약이라고 없어요.”“알아요.”민우는 윤아를 슬쩍 곁눈질하더니 이내 감탄했다.“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대표님은 결혼 안 하셔도 잘 살 것 같으세요. 그런데 아이는 낳는 게 좋겠어요. 이렇게 이쁘신데 아이는 얼마나 이쁘겠어요.”이 말을 들은 윤아는 드디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어디 한 명만 낳았는가, 두 명이나 낳았는데.두 아이는 남들이 보기엔 몰라도
그날 사무실에서 선우는 확실히 그녀를 밀어붙이는 듯한 느낌이었고, 그녀 자신도 그걸 느꼈는데 곁에서 모를 리 없었다.이후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회사에 도착했다.윤아는 곧장 사무실로 돌아갔다.중간에 그녀는 잠깐 앨리스와 통화를 했다. 앨리스는 두 아이가 오늘도 자신과 함께 있다고 전했다.“그래, 알겠어. 퇴근하면 데리러 갈게.”-남성.수현은 회사로 돌아갔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민재는 그의 연락을 받았다. 민재더러 물건을 정리하고 자리를 옮겨 요즘 수원에 있는 지사에 가서 업무를 본다는 것이었다.이 말을 들은 민재는 어찌 수현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겠는가? 바로 준비하러 갔다.수현은 사무실에 앉아 손을 뻗어 은근히 아파나는 위를 부여잡았다. 그의 안색은 별로 좋지 않았다.오늘 정말 그녀 때문에 화가 제대로 났었다.수현은 지금 무엇이라도 손에 잡히는 대로 해야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기분을 풀 수 있었다.그는 핸드폰을 켜고 인스타를 클릭해서 최근에 그 두 녀석의 영상이 새로 업데이트 되었는지 보려고 했다.들어가 보니 정말로 새로운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었다.지금의 수현에게는 뜻밖의 기쁨이었다. 마침 귀여운 두 녀석을 보며 기분을 풀 수 있었다.영상을 클릭해 보니 두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영상은 별다른 처리 없이 바로 업로드한 것이기 때문에 카메라가 몹시 흔들리며 때로는 윤이를 찍다가, 때로는 훈이를 찍기도 했다.비록 영상은 심하게 흔들렸지만 두 녀석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웃음소리는 밝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힐링 되었다.수현의 얇은 입술은 두 아이의 웃음소리와 함께 유유히 곡선을 그렸다.두 녀석은 누가 봐도 정말 귀여웠다. 만약 그에게도 이런 아들딸이 있다면...수현은 한창 생각에 잠겨있었는데 영상 속 윤이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는 모습에 이내 잠겼던 생각에서 벗어났다.정확히는 촬영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있었다.“앨리스 이모, 윤이는 타코야끼 먹고 싶어요.”“응
앨리스는 오늘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윤아 대신 두 아이를 돌봐 주었다.두 아이는 아주 얌전했기 때문에 별로 돌볼 필요도 없었다. 그저 아이들이 함부로 뛰어다니지 않게 책임지고 사고 나지 않도록 주의하기만 하면 되었다. 나머지 시간엔 자기가 할 일을 하였다.예를 들어서 지금, 그녀는 핸드폰으로 요즘 패션업계의 신상을 보면서 직접 인터넷으로 주문할지 아니면 시간 날 때 윤아를 끌고 나갈지 고민하였다. 이때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하더니 스크린 위쪽에 최근 메시지가 나타났다.그저 한 눈만 보았을 뿐인데 그녀는 자리에 경직되었다. 몸은 비록 뻣뻣했으나 심장은 이미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잘못 본 걸까?그 남자분이 자신한테 메시지를 보낸 것 같지?정신을 차린 후, 그녀는 얼른 카카오톡을 클릭하였는데 역시나 가장 위에 있던 사람이 새 메시지를 보냈다.앨리스는 너무 흥분된 나머지 어떻게 답장할지 잘 몰랐고 심지어 눈가마저 열이 났다.그녀는 채팅창에 들어갔다.미스터 진: [앨리스 씨, 지금 통화 가능합니까?]통화?전에 그렇게 많은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 하나 없었는데 지금은 통화 가능하냐고 묻는다. 앨리스는 순간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상대방이 자신에게 연락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너무 기뻤다.그게 어떤 의도가 든 말이다.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얼른 답장했다.[가능해요!]메시지를 보낸 후, 이 초가 되지 않아 상대방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앨리스의 심장은 벌렁벌렁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두 아이를 향해 말했다.“윤아, 훈아. 아줌마가 나가서 전화 받을 거니까 먼저 혼자 놀아.”그리고 두 아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얼른 베란다에 달려갔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쉰 후,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나서야 수현의 전화를 받으며 조심스럽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네.”상대방의 목소리는 빙산처럼, 얼음처럼 차가웠으나 또 여유 있고 굳건하게 들려왔다.“앨리스 씨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전화했어요. 지금 시
이 말을 듣자 앨리스는 조금 놀라더니 곧 반박하였다.“그럴 리가요. 제 아이들이 아니에요. 만약 아이가 있다면 제가 어떻게 그 쪽한테 작업 걸겠어요?”상대방 마음속에서 자신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다급히 해명했다.“제 친구 아이예요. 저번에 물어보셨던 그 친구요.”이 말을 할 때 앨리스의 눈동자엔 미안한 기색이 스쳤다.윤아야, 날 탓하지 말아줘.그녀는 윤아랑 수현이 전부터 알고 있다고 의심했었다. 그렇지 않는 이상 수현의 반응이 이럴 리가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기회가 있으니 얼른 윤아의 상황부터 말할 것이다.윤아에게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상대방은 분명 포기하겠지?그렇다면…그녀가 성공할 가능성은 더 커지지 않을까?물론 이건 앨리스가 요행을 바라고 한 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한 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쨌든 윤아는 이미 아이를 낳았고 지금 또 이렇게 컸으니 숨길 필요가 없었다. 그러니 그녀는 그저 사실대로 말한 것 밖에 없다.여기까지 듣자, 수현의 마음속엔 대략 생각이 섰다.“그래요?”그는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심윤아 씨요?”“네.”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아이는 윤아가 낳은 거예요.”그녀가 이 말을 한 다음, 핸드폰 저편에선 오랜 침묵만 맴돌았다.한참이 지나도 상대방의 대답을 듣지 못하자 앨리스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불렀다.“진수현 씨?”“허…”핸드폰에선 수현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심윤아 씨는 복이 아주 많은 사람이네요.”앨리스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꾸했다.“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두 아이가 얼마나 귀엽고 또 말을 잘 듣는데요.”이번 기회를 통해 상대방에게 뭐라고 하려고 했었지만 핸드폰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누군가 한마디 말했다.“대표님.”수현은 손을 들어 제지한 후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앨리스 씨, 오늘 잘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제가 지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네, 알겠어요. 그럼 먼저 일 보세요.”전화를 끊은
“기회가 없다고요?”수현은 낮게 웃었다.“내가 기회가 있는지 없는지 이 비서가 어떻게 알아요?”윤아에게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심지어 아이가 이렇게 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민재는 수현이 정말 안쓰러웠다. 그래서 지금 울먹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대표님, 윤아 아가씨에게 이렇게 큰 아이가 있다는 건 아이 아버지도 있다는 걸 설명하잖아요. 그러니까 대표님께선 이제 기회가 없으시죠. 만약 계속 이렇게 하신다면 나중에 다른 사람 혼인을 방해하는 제삼자가 될 수도 있고요. 명성을 계속 이렇게 내버려두실 겁니까?”이 말을 듣자 수현은 민재를 한 눈 흘겨보았다.그 눈빛은 마치 바보를 보는 것 같았다.민재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뭘 잘못 말했는지 말이다.“전에 이 비서가 했던 말 기억납니까?”“어떤 말인데요? 한 번에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민재는 수현의 말에 인내심이 거의 바닥에 다다랐다. 수현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몰라서 말투에도 점점 짜증이 담겼다.하지만 말을 다 하고 나서 그는 또 후회되기 시작했다.아무리 급해도 이런 말투로 수현과 말을 해서는 안 되었다.마침 사과하려고 했을 때 수현이 전혀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오히려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그렇게 급하지 않아요. 먼저 이 사진부터 다시 봐요.”수현은 다시 한번 사진을 민재에게 건넸다.민재는 눈썹을 찌푸렸다. 비록 마음속엔 의혹이 있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본 후 그래도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뭐가 다른지 발견하지 못했다.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물었다.“대표님, 저 이미 이 사진 구멍 뚫릴 정도로 봤어요. 무슨 문제 있나요? 그냥 윤아 아가씨와 아이들 아닙니까?”진수현: “…”그는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민재를 한 눈 보았다. 이 인간의 머리는 왜 하필 이때 멈추었을까?분명 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땐 자신만의 생각을 줄줄이 읊었으면서 지금 일이 발생했을 땐 그 어떤 것도 생각해 내지 못했다.이렇게 생각한 수
수현도 지금 이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대표님, 설마…모르고 계셨어요?”지금 민재가 수현을 보는 시선은 이미 변했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수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는데 얼굴색은 흙빛이었다.“준비해요, 수원으로 갈 겁니다.”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다 준비했어요. 언제 가나요?”수현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지금.”비행기에 오르기 전, 수현은 민재에게 말했다.“지금 두 아이가 어디 있는지, 상황은 어떤지 자세하게 알아보세요.”“알겠습니다, 대표님. 지금 당장 전화 해서 조사하라고 하겠습니다.”비행기에 오른 후, 수현은 비록 창밖을 보고 있었지만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윤이와 훈이가 그의 아이일 가능성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왜 두 아이에게 특별한 친근감을 느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그렇구나! 그런 거였다.지금 그 어떤 아픔이든 불편함이든 수현은 느껴지지 않았다.민재는 노트북을 들고 그의 옆자리에 앉은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이미 사람을 시켜 조사하라고 했습니다. 오늘 저녁 아니면 내일쯤에 결과가 나올 겁니다.”“그래요.”민재는 수현을 한 눈 본 후 시선을 거두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아직도 놀란 상태였다.이런 반전이 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두 아이가 수현의 핏줄일 수 있다니…다른 사람 일에 신경 쓰지 않던 수현이 왜 아무 이유 없이 아이들 라이브 방송을 보기 좋아하나 했다. 심지어 그렇게 많은 돈을 써가며 선물을 주질 않겠나.정말 어떤 건 이어지기 마련이었다.운명이란 인연이 있는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이어주는 것 같다.비록 지금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그 비슷한 눈매를 보았을 때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그러니 지금은 결과를 기다릴 일밖에 남지 않았다.-윤아는 퇴근 후, 회사를 떠나 두 아이를 데리러 앨리스를 찾아갔다.그녀가 간 곳은 바로 려악원이었다. 앨리스가 아직도 여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원래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윤아가 거실에 들어서자마
잠시 고민한 후, 앨리스는 이 화제를 이어가지 않고 윤아가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 물었다.“전에 선우가 준비해 둔 집에서 살고 있어. 물론 집세는 냈고.”마지막 말을 보탠 건, 앨리스가 오해할까 두려워서였다.역시나 앨리스는 이 말을 듣자 조금 놀란 듯했다.“집세를 내다니? 선우 씨가 네 집세를 받아?”“만약 받지 않으면 거기에서 지내지 않을 거야.”앨리스는 멈칫하더니 웃었다.“역시 너야. 선우 씨도 아마 널 못 말려서 돈을 받는 걸 거야."윤아는 웃으며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너 선우 씨 너무 밀어내는 거 아니야? 너에게 정말 잘해주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그래?”“앨리스, 선우가 너무 잘해주는 건 맞아. 그래서 더더욱 선우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그랬다간 그에게 상처만 주지 정말 좋은 게 아니니까.”앨리스는 머리를 긁적였다.“아이참, 난 정말 너희들 모르겠다니까. 하지만 네가 알아서 잘 결정하면 돼.”그녀와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눈 후, 시간도 늦었으니 윤아는 두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갔다.갈 때 앨리스는 물었다.“내일도 내가 돌봐 줘?”“아니야. 일은 이미 처리되었으니 나 혼자 하면 돼. 만약 아이들 보고 싶다면 시간 날 때 놀러 와.”“그래. 그럼 시간 날 때 찾으러 갈게. 너희들도 안전 조심해서 들어가.”“얘들아, 앨리스 이모한테 안녕 해야지.”그리고 윤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다.집에 돌아온 후, 두 아이는 서로 씻으러 갔다. 윤아는 그제야 앉아서 앨리스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던 영상을 보았다.그녀는 총 여러 개를 찍었는데 윤아는 소파에 앉아 하나씩 조용히 보았다.마지막에 괜찮은 걸 골라 인스타에 올리려고 했지만 앱을 열고 보니 이미 새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아마 앨리스가 그녀의 계정으로 영상을 올렸을 거라고 생각했다.클릭해 보니 두 아이가 놀던 영상이었다. 중간 부분에 윤이가 앨리스 이모라 부르던 소리가 들려오자 윤아는 심장이 철렁했다.이 칭호…설마 들키겠어?수현처럼 매일 바쁘게 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