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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뭔 뜻인데? 그때 이혼하자고 한 건 너잖아.”

“내가 이혼하자고 했다고?”

윤아는 마치 무슨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수현을 밀어내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서더니 빗속에 그대로 드러났다.

수현은 비를 맞고 있는 그녀를 보고 안색이 어두워져서 그녀한테 다가가 비를 막아줬다.

그녀가 또 뒤로 물러서려고 하자 수현은 아예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뒤로 더 가면 비 맞아.”

“그래도 너랑 상관없어.”

윤아는 말을 이어가며 차가운 표정을 짓고서 그한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수현은 이내 팔목을 잡아챘다.

“왜 나랑 상관없는데? 차라리 오늘 할머니 앞에서 다 얘기해.”

마지막 한마디의 말을 들은 윤아는 문득 자신이 아직도 할머니 묘에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싸움하더라도 할머니 묘 앞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할머니 앞에서 예의를 잃어서는 안 된다.

그러자 윤아는 엉망이었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고, 사람 자체가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너랑 더 이상 할말 없어. 이젠 가자.”

말을 마치고 윤아는 앞으로 걸어갔다. 수현은 이내 윤아를 잡았다.

“말 제대로 해.”

수현은 전혀 떠나려는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팔목을 잡은 채 말을 이어갔다.

“나 때문이 아니었다면 할머니를 떠나지 않았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인데?”

윤아는 차가운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말 그대로야, 모르겠어?”

그리고 윤아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반응할 새도 없이 그녀는 바닥에 쓰러졌다.

“아가씨!”

곁에 있던 민재는 너무 놀란 나머지 본능적으로 다가가서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수현이 즉시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윤아가 그의 품에 넘어지자 수현은 비로소 그녀의 안색이 금방 왔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금의 그녀는 안색이 더없이 창백한데, 그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대표님, 아가씨 별일 없겠죠?”

민재도 다소 걱정되었는지 창백해진 윤아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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