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9화

두 시간 후, 비행기는 남성에 착륙했다.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비행기에서 내려 익숙한 공항을 보자 윤아는 저도 모르게 아래로 떨군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느꼈다.

5년 전, 그녀는 바로 여기서 떠났다.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공항은 딱히 달라진 게 없었다. 윤아는 맨 뒤에서 걸었는데 마음이 몸보다 무거웠다.

윤아는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걷다 보니 어느새 앞의 사람들과 동떨어졌다. 윤아가 너무 늦게 따라오자 먼저 가던 수현과 민재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것 역시 발견하지 못한 윤아는 그냥 앞으로 걸어가다 어딘가에 이마를 부딪쳤다.

쿵.

윤아의 이마가 단단한 가슴에 파묻혔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는 수현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서늘하게 말하는 수현.

“앞 안 보고 걸어?”

윤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마를 문지르며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뭐 좀 생각하느라.”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정신이 팔려있어?”

윤아는 이마를 만지던 동작을 멈추고 다시 공허한 눈빛으로 말했다.

“할머님이 날 탓하진 않겠지? 내가 가는걸... 반기지 않으면?”

수현이 멈칫했다.

잠시 후 그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말했잖아. 널 아주 보고 싶어 하셨다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생각해보면 제대로 효도도 못 해 드렸다. 윤아는 자기가 만약 할머님이었다면 분명 그녀를 탓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평소 온화한 성격이신 할머님을 떠올리면 그런 원망은 안 하실 것 같았다.

“가자.”

공항을 나와 호텔에 도착했을 땐 이미 여섯 시가 다 되어갔다.

하늘이 흐린 걸 보니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다.

윤아가 호텔 체크인을 하는데 수현이 따라 들어왔다.

“집에 안 가?”

수현이 태연하게 말했다.

“묘지가 여기랑 가까워. 반 시간 거리야.”

그런 이유라면 이해가 되니 윤아도 더 뭐라 하지 않았다.

둘은 각자 다른 방을 썼는데 수현은 민재와 같이 방을 쓰고 윤아는 독방을 썼다.

두 사람의 방은 마침 서로 마주하고 있었다.

방에 들어간 윤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