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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이혼했으니 이젠 할머니를 가족으로 생각 안 한다?

차라리 그랬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신경 쓰지 않으면 슬플 일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윤아는 호텔에서도 할머니에 관한 얘기를 물었었다. 그때부터 수현은 그녀가 할머니를 얼마나 끔찍이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제 할머니 소식을 알아버려 쓰러진 것이다.

지금은 혼수 상태지만 수현은 그녀가 의식이 돌아온 뒤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겠지만 그럼 그다음은?

여기까지 생각한 수현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윤아의 손목을 살포시 잡았다.

시간은 그렇게 일분일초 흘러갔다.

수현과 민재는 그렇게 계속 병실을 지켰다.

얼마나 지났을까, 윤아의 가방 속에서 울려 퍼지는 핸드폰 벨소리가 긴 정적을 깼다.

민재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윤아의 가방을 수현에게 가져다줬다. 수현은 손이 불편한 탓에 간신히 가방을 열어 핸드폰을 꺼냈다.

발신인을 확인한 수현의 얼굴에 순간 그늘이 졌다.

이선우.

“윤아 아가씨께서 쓰러지지 않았다면 지금쯤 퇴근 시간이니 평소대로라면 집에 도착했을 시간이잖아요. 가족분들이 찾으시는 거 아닐까요? 대표님, 전화를 받아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이선우가 가족은 아니지 않나?

“네? 괜찮나요?”

수현이 싸늘한 얼굴로 핸드폰을 한 눈 보더니 민재에게 말했다.

“전원 꺼버려요.”

“하지만…”

민재는 수현의 눈치를 슬쩍 보고 다시 핸드폰 화면 속의 이름을 한 눈 보고는 대충 무슨 상황인지 짐작 했다.

이 이선우라는 사람, 대표님 연적일지도?

민재는 고민 끝에 핸드폰 전원을 껐다.

선우는 통화음이 한참이나 울렸는데도 윤아가 받질 않자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러나 이번에 들려오는 건 발신인의 핸드폰이 꺼져있다는 기계음이었다.

선우의 눈에 찰나의 그늘이 스쳤다. 이윽고 차를 길가에 세우고 잠시 고민한 뒤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난 학교로 가 두 아이를 픽업할 테니 윤아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봐 줘요. 아이를 데려왔을 땐 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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