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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문을 열고 나온 윤아는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현과 마주쳤다.

그는 혼자서 링거를 들고 나와 있었다.

윤아가 나오는 모습을 보자 수현의 얼굴에 졌던 그늘이 조금을 걷혔다.

윤아는 흙빛인 그의 낯빛을 한 눈 보고는 주동적으로 물었다.

“몇 병 남았어?”

“몰라. 알고 싶다면 가서 볼게.”

그의 말에 윤아는 대답 대신 차트를 확인하러 갔다.

“이게 마지막 병이네.”

“응.”

수현이 짧게 대꾸했다. 그의 시선은 윤아에게 머물러 있었는데 윤아는 한바탕 울고 난 사람 치고 과하게 평온해 보였다.

“아참, 네 옷은…”

윤아가 옆에 있는 서랍을 열며 말했다. 이윽고 안에서 새 환자복을 꺼냈다.

“아까 네 옷 젖었을 것 같아서. 미안해. 이걸로 갈아입어.”

그 말에 수현이 잔뜩 젖어있는 그의 옷을 한 눈 보고 이윽고 그에게 새 옷을 건네는 윤아를 한 눈 보았다.

“괜찮아. 금방 말라.”

“아픈 몸이잖아. 추우면 회복에 안 좋아.”

수현은 윤아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말했다.

“손이 불편해.”

윤아는 그제야 수현이 수액을 맞고 있다는 걸 떠올렸다. 저 상태로 옷을 갈아입긴 불편하겠지.

잠깐의 침묵 끝에 윤아는 수건 한 장을 꺼내 그의 어깨에 올려주었다. 효과는 미미했지만, 없는 것보단 나았다.

수현은 윤아가 다시 그의 곁에서 이렇게 담담하게 그를 걱정해 줄 날이 올 줄 몰랐다.

그는 순간 몸이 좀 아픈 것도 괜찮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뭔가 찝찝했다.

윤아는 지금 너무 평온하다.

한참 뒤에야 윤아는 수건을 도로 가져갔다.

수건을 내려놓으며 입을 여는 윤아.

“시간도 늦었으니 난 이만 가볼게.”

간다는 말에 수현의 미간이 움찔했다.

“어딜 돌아가?”

수현은 저도 모르게 새하얀 윤아의 손목을 확 잡으며 물었다.

어떻게 오게 했는데 또 간다고?

윤아는 멈칫하더니 자기 팔을 잡은 그의 손을 한 눈 보고는 천천히 손목을 빼내며 말했다.

“집에 가야 해.”

하지만 윤아를 잡은 수현의 손에 힘이 들어가 쉽게 빼낼 수가 없었다.

윤아는 하는 수 없이 말했다.

“내일 다시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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