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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는 윤아.

“왜?”

“내일 올 거지?”

윤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당연하지. 난 내가 한 말은 지켜.”

“더 할 말 있어?”

수현은 입을 꾹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럼 가볼게.”

윤아는 그가 더 말을 하지 않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병실은 순식간에 다시 고요해졌다.

수현은 눈을 내리깔고 있었는데 눈 밑엔 칠흑 같은 그늘이 졌다.

병실을 나선 윤아는 문 앞에 있던 이민재와 마주쳤다.

자신이 한 말실수 때문에 밖으로 쫓겨났던 민재는 복잡한 심경으로 벽에 기대어 있었다.

윤아가 나오는 소리에 그는 서둘러 몸을 바로 세우고 그녀를 향해 미안한 기색을 보이며 머뭇거렸다.

“윤아 아가씨…”

윤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 같이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민재도 윤아의 얘기를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전 오늘 밤에 대표님께 드릴 음식을 사 오면 될까요?”

“네. 만약 먹기 싫어하면 제가 내일 안 올 거라고 얘기하세요.”

“알겠어요.”

민재가 머리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고마워요. 아가씨. 제가 댁까지 바래다 드릴까요?”

“괜찮아요.”

윤아는 그의 호의를 거절하고 곧장 떠났다.

민재는 멀어지는 윤아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윤아 아가씨가 이렇게 좋은 사람일 줄이야. 그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데도 대표님을 보러 다시 와준다니.

그 말은 곧 대표님의 병세가 나아질 수 있다는 얘기 아닐까?

_

코너를 돈 윤아는 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벽을 짚었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윤아는 그렇게 벽에 기댄 채 잠시 쉬고 나서 다시 걸음을 옮겼다.

비록 의식적으로 자신을 컨트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자꾸만 떠오르는 할머님에 대한 생각은 떨쳐낼 수가 없었다.

병원 출입문에 도착했을 때 윤아의 앞에는 그녀를 찾아온 선우가 서있었다.

선우와 눈이 마주친 윤아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너 찾으러.”

말을 마친 선우는 곧장 윤아의 손목을 잡고 병원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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