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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3년 전?”

수현이 대답을 하지 않자 윤아가 다시 물었다.

그녀의 시선은 수현의 얼굴에 적나라하게 떨어졌다. 마치 반드시 대답을 들어내고야 말겠다는 듯이.

그러나 그녀의 눈빛과 표정은 오히려 평온해 보였다.

눈가가 붉어지거나 그런 흔적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분명 방금 그 소식을 듣고 놀라서 기절한 것일 텐데 왜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걸까.

이게 정상인가?

아니. 그럴 리가.

수현이 입술을 꾹 깨물며 윤아를 지그시 바라봤다.

“더 쉬지 않을래?”

“진수현.”

윤아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내가 지금 묻잖아.”

한참 후에야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해.”

“비슷해?”

윤아가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가 언제 돌아가시는지도 모르나? 비슷하다는 게 무슨 말인데?”

수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둘 사이 분위기는 한순간에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뒤에 앉아있던 민재는 급소라도 맞은 사람처럼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었다.

역시.

윤아 아가씨는 그 일을 신경 쓰고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막 내뱉은 건지.

“왜? 말을 못 하겠어?”

윤아가 물었다.

수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는데 낯빛이 안 좋아 보였다.

안 그래도 몸이 안 좋아 피까지 토했는데 이 일로 윤아 곁을 지킨다고 제대로 쉬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수현은 얼굴이 흙빛인 데다 입술도 자색을 띠고 있었는데 윤아는 그런 수현을 보면서도 일말의 연민도 없어 보였다.

그녀는 지금 오직 할머님에 대한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말해 봐. 도대체 언제냐고?”

한참 뒤에야 수현이 겨우 입을 뗐다.

“3년 전, 그믐날 밤에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어.”

심경색?

윤아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할머니 심근경색이 있으셨어? 난 왜 몰랐었지?”

수현이 다시 입을 다물었다.

윤아가 미간을 구기며 그를 재촉했다.

“말해 봐.”

하지만 아무리 물어도 수현은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한 민재가 나서서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다.

“윤, 윤아 아가씨. 우선 진정하시고요. 어르신께서 나이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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