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대기 층 사무실.금방 위층으로 올라온 서원은 진수현을 찾아갔다.“야, 야. 나는 윤아 씨가 우리 회사로 출근하려고 찾아온 건 줄 알았는데. 투자 유치하러 온건 줄은 생각도 못 했어. 넌 이미 알고 있으면서 안 알려준 거지?”“그리고. 윤아 씨 계단 내려갈 때 안색도 좋지 않던데. 어떻게 사람을 화나서 울게 만들 수가 있어?”벽에 기대어 서 있던 수현이 그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곧이어 그의 얇은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비웃듯 미소를 지었다.“그랬어?”그 사나운 여자가 울기도 한단 말이지?희한한 일이었다.“왜? 표정 보니 안 믿는 눈친데? 너는 본인이 얼마나 개자식인지 모르지? 사람 울려놓고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 좀 보게.”진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얇은 입술을 살짝 짓씹으며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입술 색은 다소 창백했다.그러나 데면데면한 성격인 서원은 무언가 이상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잔소리를 했다.“네 태도만 보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어. 처음에는 윤아 씨 마음을 다시 되돌리려는 것 같았는데, 지금 보니 너 윤아 씨 아예 보고 싶지 않은 거지? 그래서 화를 돋우는 거고?? 맞지?”“...”대답을 듣지못한 차서원이 고개를 돌려 수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그가 창백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혀있었다.서원은 자신이 잘못 본 것 같아 눈을 크게 깜빡여보았다. 그리고 수현의 앞으로 걸음을 옮겨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진짜 땀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몇 초 후, 그는 감탄했다.“진짜 대박. 한겨울에 더워서 땀이라니.”진수현: “...”그는 불편한 몸을 참아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서원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븅신.그의 눈빛을 본 서원이 말을 보탰다.“옷 많이 입어서 그런 거 아니야?”뒤에 있던 비서가 더 이상 들어줄 수 없다는 듯 귀띔해 주었다.“차 대표님, 진 대표님 위병이 있으셔서 그래요. 잊으셨어요?”비서
어제 승마장에서 승마복을 입고 긴 생머리를 휘날리던 그녀의 청순한 모습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근질근질하여 견딜 수 없다.왜 하필 진수현 여자인 건데?하지만 다른 남자였다면...뒤를 한참 따라 걷던 비서가 그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입을 열었다.“대표님, 좋아하면 대쉬해야죠. 어쨌든 둘 사이는 이미 과거형이고, 아가씨는 솔로이니 대표님께서 어떻게 하시든 도의에 어긋나지 않아요.”“비서님은 몰라요. 말은 그렇게 해도, 진수현이 어떤지 보셨어요? 진수현은 윤아 씨에게 미련이 남았어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대쉬를 하나요. 수현과 싸우겠다는 것도 아니고.”비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대표님 약혼녀 있는 거 아니었어요?”“강소영 말하는 거예요? 그 사람이 어떻게 약혼녀입니까.”“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말하는걸요. 진 대표님 주변에도 오랫동안...”“진수현의 주변에 아무도 없고 강소영 한 사람만 있었다고 말하려고요? 그래서 강소영이 그의 약혼녀인 줄 알았다고요?”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잘 생각해 봐요. 진수현의 곁에 사람이 없었음에도 강소영과 왜 약혼하지 않았겠어요? 이미 5년이나 되었는데, 사귀려면 진작에 사귀었죠.”비서: “...”비서는 서원의 예리한 질문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윤아가 금방 회사에 도착하자 오민우가 계획서를 내밀었다.“어제 작성한 계획서입니다. 다른 회사들은 진 씨 그룹보다 효과는 좋지 못하겠지만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만 있다면 우리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윤아가 계획서를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받아 들고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그녀의 풀이 죽은 모습에 오민우는 대략 상황을 짐작하고 그녀 앞의 의자에 앉았다.“왜요? 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읽어드릴까요?”윤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어느 회사든 소용 없으니까요.”수현의 말처럼 그가 동의하지 않는 이상 어느 회사가 그에게 미움까지 사면서 갓 세워진 그녀의 작디작은 회사에 투자해 주겠는가.
오민우가 한 이 말을 듣자 윤아는 마음이 불편했다. 심지어 그의 확신에 가득 찬 표정과 말투는 마치 일이 정말 그렇게 될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아닌 것도 그렇다고 말했다."만약 아니라면 제가 이렇게 말했을 때 대표님께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태도여야 했어요. 상처가 만약 다 나았다면 손으로 만졌을 때 아무 느낌도 없어야 하거든요.""그래요?"윤아는 가볍게 웃었다."오 매니저님, 아문 상처는 만졌을 때 아프지는 않지만 만약 거센 방망이로 친다면 안 아프다고 말할 수 있어요?""그냥 대수 한 말 가지고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 않다면 다친 사람이 받은 상처가 너무 심한 나머지 아직 아물지 않았겠죠."여기까지 듣자 윤아의 얼굴에 걸려있던 웃음은 점차 사그라들었다."잘못 생각했네요. 전 정말 신경 쓰지 않습니다."민우는 어깨를 으쓱했다."대표님께서 그런 감정을 내려놓으시고 사업에만 몰두한다면 저희 같은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일이에요."여기까지 말한 후, 민우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서류는 테이블에 올려놓았어요. 하지만 대표님께서는 필요하지 않으시겠네요. 그럼 전 이만 일 하러 갈게요. 오늘 드디어 새 직원이 입사했거든요. 하지만 남을지는 모르겠어요. 필요한 일 있으면 절 부르세요."민우가 나간 후, 윤아는 혼자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그제야 아까 민우의 말에 욱했던 감정이 점점 진정되기 시작했다.마음을 진정시킨 후, 윤아는 아까 민우가 했던 말이 비록 귀에 거슬리긴 했지만 아무 의미도 없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과거의 일을 내려놓고 또 수현을 낯선 사람으로 대하려고 마음먹었으니 그와의 콜라보를 꺼려서는 안 되었다.하지만 그녀가 걱정하는 건 다른 이유가 있었다.바로 윤이와 훈이였다.그녀의 두 아이.진씨 그룹과 콜라보를 한다면 수현과 마주칠 일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시간이 길어질 수록...다른 사람은 보아낼 수 없겠지만 그녀는 잘 알고 있다. 두 아이가 얼마나 수현과 닮았는지 말이다.하지만 나이가 아직 어리다
"만약 정말 찾기 어렵다면 한 명만 찾아도 좋은 거죠. 하지만 저흰 아직 작은 회사니까 어려워요. 현재 한국 사회를 보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안정적인 걸 추구하니까요. 해외 기업은 크긴 하지만 너무 멀기 때문에 업무가 익숙하지 못할 수 있어요. 아마 올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여기까지 듣자, 윤아도 초보적인 생각이 섰다."그러니까 다른 길이 통하지 않을 때 해볼 수 있다는 말이죠?""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부르세요? 해외에 뒷백이라도 있으십니까?"민우는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사적인 문제 물어보는 거 신경 쓰세요?"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윤아는 그가 뭘 물어보려는지 눈치챘다. 그래서 민우가 이렇게 물어본 후 당장 거절했다."네, 신경 씁니다."이 말을 듣자 민우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사실 사장님께서 재결혼 하셨는지, 지금 싱글인지 물어보려고 했어요."심윤아: "..."그녀는 못 말린다는 듯 민우를 보았다."이 물음에 답하지 않죠.""에잇, 그래요. 출근하려는 사람도 없는데 이런 것도 못 물어보세요."출근하러 오는 사람은 확실히 없었다. 윤아는 시간을 한 눈 보았다. 아이를 픽업할 시간이 거의 된 것을 발견하고 친구에게 말했다."오늘 할 일이 없다면 일찍 퇴근해도 좋아요.""네. 그럼 전 오늘 일찍 퇴근합니다. 이거 조퇴 아니죠?""글쎄요?"두 사람은 웃으며 회사를 떠났다.-윤아는 차에 앉아 아이를 픽업하러 학교에 갔다.학교에 도착한 후 선생님은 그녀를 보자마자 얼른 말했다."어머님, 또 윤이와 훈이 데리러 오셨어요? 아이들 아버지가 이미 데려갔는데 모르셨어요?"오늘 또 다시 아이 아버지란 소리를 들었을 때 윤아는 이미 긴장되지 않았다.선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일하라 바빠서 전화를 받지 못했어요."그녀는 간단하게 설명한 후 돌아갔다.집에 도착했을 때 선우가 두 아이와 함께 거실 소파에 앉아 숙제를 도와주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윤아는 현아가 자신에게 고려해 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선우는 분수가 있는 사람이었다. 어제 하룻밤만 자고 오늘 저녁엔 남겠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가기 전, 선우는 윤아에게 말했다."내일 아침을 갖다주는 겸 널 데리러 올게."윤아는 멈칫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응. 알겠어."그녀가 더는 자신을 거절하지 않은 것을 보자 선우는 손을 뻗어 윤아의 머리를 가볍게 만졌다."드디어 됐다고 안 하네. 이거 나한텐 엄청 좋은 현상이야. 계속 노력할게."윤아는 선수를 보며 할 말이 있는 듯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선우는 그녀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사실, 예전에 해외에 있을 때 말할 기회를 놓쳤어. 지금은 비록 시기가 너무 알맞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회인 것 같아서 말할게. 윤아야, 만약 네가 날 택한다면 난 꼭 좋은 아빠가 될게. 윤이랑 훈이를 내 친 자식처럼 여길게. 장담할 수 있어. 그리고 저 아이들 외 다른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어."윤아는 이런 말을 들을 줄 몰랐다. 오늘도 이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가 선뜻 말해주었다.그녀는 잠시 고민한 후 말했다."이건 아니야. 너한테 불공평했다.""공평?"선우는 낮게 웃었다."윤아야, 감정에 공평을 찾기 어려워. 더욱이 사람마다 원하는 게 달라. 그러니 난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대신 네가 날 한 눈이라도 더 봐주었으면 좋겠어.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야."심윤아: "...""네가 날 이용한다고 해도 괜찮아. 내 곁에 있기만 하면 돼."마지막까지 듣자 윤아는 입안에 쓴 맛이 맴도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럴 필요 있겠어?"이런 윤아의 모습에 선우는 그녀의 코를 가볍게 터치했다."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널 슬프게 하려는 게 아니야. 날 좀 더 고려해 줬으면 좋겠어. 훈이랑 윤이는 이미 컸잖아. 사리 분별을 할 줄 아는 나이야. 그래서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어. 학교에서 쓸데없는 소리 듣지 못하게 말이야.""너...어떻게 알았어?"이 일을 말하자 선우의 미소는 점점 사라졌다."
라이브 방송을 말하지 않았으면 윤아는 정말 이 일을 까먹을 뻔했다.귀국하려고 준비했을 때 두 아이의 라이브 방송은 끝났다.환경을 고려해 다시 시작하는 시간을 통지 하지 않았다. 게다가 요 며칠 윤아도 바빴기 때문에 이 일에 더 관여하지 않았다.지금 두 아이가 이 얘기를 꺼내니 윤아는 드디어 핸드폰을 꺼내 댓글을 보았다.보름이나 지났는데 인스타에 새로 올린 영상에 벌써 몇만 개의 댓글이 늘어났다.이 댓글에 모두 라이브 방송 날짜를 물어보는 거였다. 심지어 두 아이가 보고 싶다는 댓글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음."윤아는 잠시 고민했다."실은 너희들 지금 학업 상황을 보았을 때 라이브 방송을 해도 돼. 그런데 차수는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아. 대부분 시간엔 야외 활동에도 참여해야 하거든."이 말을 듣자 윤이는 작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엄마, 그럼 윤이랑 오빠가 야외활동에 참여할 때 영상을 찍으면 되잖아요."이 제안은 듣기엔 괜찮은 것 같았다. 원래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영상 몇 개를 더 찍는 것도, 혹은 라이브 방송을 많이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그래. 너희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저녁 아홉 시 무렵, 수현의 핸드폰엔 알림 메시지가 떴다. 샤워한 후 그는 핸드폰을 보았는데 자신이 유일하게 팔로우한 그 계정에 새 영상이 오른 것을 발견했다.두 아이의 계정이었다. 설마 새 영상을 올렸나?수현은 영상을 클릭했다. 화면 속엔 두 아이가 똑같은 옷을 입고 탁자에 앉아있었다.영상은 아주 조용했고 찍는 사람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두 아이가 공부하는 장면만 찍었다.거의 중간쯤 되었을 때 구석에 앉은 윤이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보았다."엄마, 책을 찾지 못하겠어요."일 초후, 화면이 바뀌더니 아이는 이미 책을 찾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수현은 눈을 깜박였다. 이 중간 부분은 아마 삭제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이 사이에 벌어진 일을 신경 쓰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낳은
이튿날.수현이 금방 잠에서 깼을 때 양훈이 전화를 걸었다."이민재 씨가 나한테 전화했더라. 어젯밤 또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며?"수현은 어젯밤 몇 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기분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게다가 깬 후 윤아의 그 매정한 말들이 떠오르자 지금 표정은 또 썩어 있었다."무슨 일이야?"양훈은 혀를 찬 후 입을 열었다."친군데 아무 일 없으면 연락도 못 하냐?""됐어."말을 마치고 수현은 전화를 끊으려고 했었다."잠깐만."그의 의도를 알아챈 양훈은 즉시 그를 말렸다."할 말이 있어."친구를 대할 때 수현은 그래도 조금의 인내심이 있었다."말해.""또 소영이 마음 상하게 했냐?"여기까지 듣자 수현의 눈동자엔 조롱의 기색이 스쳐 갔다."왜, 또 너한테 달려가서 하소연했냐?""내가 아니라 석훈이한테 가서 했나 봐. 석훈이가 어찌나 가슴 아파하던지 나더러 널 말리래."진수현: "...""김양훈, 정 한가하다면...""아, 됐어 됐어."양훈이 얼른 수현의 말을 끊었다."한가하지 않으니까 뭘 시킬 생각 접어. 너한테 전화한 것도 무슨 생각인지 물어보기 위해서야."여기까지 말한 후 양훈은 조금 멈칫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그리고 너 수원에 너무 오래 있는 거 아니야? 일 처리가 아직 안 끝났어?"수현은 원래 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윤아의 태도를 떠올리자 그는 한참 동안 침묵하고 말했다."돌아왔어."양훈은 의식적으로 물었다."누구?"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양훈은 조금 놀랍다는 듯 물었다."너 설마..."양훈은 수현의 아픈 곳을 찌를까봐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수현의 침묵은 양훈에게 확신을 주었다. 정말 그녀가 돌아왔다는 것을.두 사람은 모두 전화를 끊지 않았다. 그저 침묵만 하며 정적이 오가는 순간 속에 푹 빠질 뿐이었다.결국 양훈은 먼저 물었다."그래서? 너 어쩔 건데?"어쩔 거냐고?수현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모르겠어."김양훈: "
양훈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수단 아니면 윤아 일 알 수 없어?""알겠어."전화를 끊은 후, 수현은 깊은 사색이 빠졌다.다른 수단?아마 한 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오늘은 선우가 직접 차를 운전하여 윤아를 회사에 데려다주었다.그 사이 당연히 두 아이도 학교에 보냈다.회사에 가는 길에 윤아는 계속 창밖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선우는 당연히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어제 돌아온 후, 계속 이랬으니까."왜?"그렇다 하더라도 선우는 차 안의 노래를 끄고 윤아에게 물었다.역시나 그녀는 처음에 선우가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선우가 두 번이나 불렀을 때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회사 일 생각하고 있었어."이선우: "회사? 회사 요즘 좀 어때? 나도 요즘 좀 바빠서 묻지 못했어. 내가 뭐 도울 거 없어?""그건 없어."윤아는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처리할 수 있어.""혼자 다 감당하려고 하지 마. 요즘 뭐 하는데?""딱히 하는 건 없고 회사에 뒷백을 좀 찾아볼까 해. 직원 구하기 쉬울 것 같아서."실은 이 일을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선우가 물을 때 윤아는 회사 일을 핑계로 숨기려고 했다."회사? 뒷백도?"그러나 선우는 이 말을 듣자 얕게 웃었다."내 회사를 찾으면 되잖아."이 말을 듣자 윤아의 표정은 변했다. 그녀는 얼른 해명했다."그런 뜻이 아니야. 이걸 말하는 건 네 회사를...""그런데 어쩌나?"선우는 안경을 위로 밀며 조용히 말했다."난 널 위해 귀국한 거야. 회사도 널 위해 차린 거고. 그런데 네가 날 뒷백으로 안 삼으면 또 누구를 찾으려고 그래?"심윤아: "너 전엔 분명...""그건 네가 불편해서 도망이라도 갈까 봐 알려주지 못했지. 그런데 지금 내가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했으니까 이걸 추가 조건으로 하려고. 어때? 나도 꽤 괜찮은 것 같지?"윤아는 말을 하지 않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녀는 늘 선우가 아주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