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수현이 금방 잠에서 깼을 때 양훈이 전화를 걸었다."이민재 씨가 나한테 전화했더라. 어젯밤 또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며?"수현은 어젯밤 몇 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기분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게다가 깬 후 윤아의 그 매정한 말들이 떠오르자 지금 표정은 또 썩어 있었다."무슨 일이야?"양훈은 혀를 찬 후 입을 열었다."친군데 아무 일 없으면 연락도 못 하냐?""됐어."말을 마치고 수현은 전화를 끊으려고 했었다."잠깐만."그의 의도를 알아챈 양훈은 즉시 그를 말렸다."할 말이 있어."친구를 대할 때 수현은 그래도 조금의 인내심이 있었다."말해.""또 소영이 마음 상하게 했냐?"여기까지 듣자 수현의 눈동자엔 조롱의 기색이 스쳐 갔다."왜, 또 너한테 달려가서 하소연했냐?""내가 아니라 석훈이한테 가서 했나 봐. 석훈이가 어찌나 가슴 아파하던지 나더러 널 말리래."진수현: "...""김양훈, 정 한가하다면...""아, 됐어 됐어."양훈이 얼른 수현의 말을 끊었다."한가하지 않으니까 뭘 시킬 생각 접어. 너한테 전화한 것도 무슨 생각인지 물어보기 위해서야."여기까지 말한 후 양훈은 조금 멈칫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그리고 너 수원에 너무 오래 있는 거 아니야? 일 처리가 아직 안 끝났어?"수현은 원래 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윤아의 태도를 떠올리자 그는 한참 동안 침묵하고 말했다."돌아왔어."양훈은 의식적으로 물었다."누구?"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양훈은 조금 놀랍다는 듯 물었다."너 설마..."양훈은 수현의 아픈 곳을 찌를까봐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수현의 침묵은 양훈에게 확신을 주었다. 정말 그녀가 돌아왔다는 것을.두 사람은 모두 전화를 끊지 않았다. 그저 침묵만 하며 정적이 오가는 순간 속에 푹 빠질 뿐이었다.결국 양훈은 먼저 물었다."그래서? 너 어쩔 건데?"어쩔 거냐고?수현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모르겠어."김양훈: "
양훈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수단 아니면 윤아 일 알 수 없어?""알겠어."전화를 끊은 후, 수현은 깊은 사색이 빠졌다.다른 수단?아마 한 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오늘은 선우가 직접 차를 운전하여 윤아를 회사에 데려다주었다.그 사이 당연히 두 아이도 학교에 보냈다.회사에 가는 길에 윤아는 계속 창밖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선우는 당연히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어제 돌아온 후, 계속 이랬으니까."왜?"그렇다 하더라도 선우는 차 안의 노래를 끄고 윤아에게 물었다.역시나 그녀는 처음에 선우가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선우가 두 번이나 불렀을 때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회사 일 생각하고 있었어."이선우: "회사? 회사 요즘 좀 어때? 나도 요즘 좀 바빠서 묻지 못했어. 내가 뭐 도울 거 없어?""그건 없어."윤아는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처리할 수 있어.""혼자 다 감당하려고 하지 마. 요즘 뭐 하는데?""딱히 하는 건 없고 회사에 뒷백을 좀 찾아볼까 해. 직원 구하기 쉬울 것 같아서."실은 이 일을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선우가 물을 때 윤아는 회사 일을 핑계로 숨기려고 했다."회사? 뒷백도?"그러나 선우는 이 말을 듣자 얕게 웃었다."내 회사를 찾으면 되잖아."이 말을 듣자 윤아의 표정은 변했다. 그녀는 얼른 해명했다."그런 뜻이 아니야. 이걸 말하는 건 네 회사를...""그런데 어쩌나?"선우는 안경을 위로 밀며 조용히 말했다."난 널 위해 귀국한 거야. 회사도 널 위해 차린 거고. 그런데 네가 날 뒷백으로 안 삼으면 또 누구를 찾으려고 그래?"심윤아: "너 전엔 분명...""그건 네가 불편해서 도망이라도 갈까 봐 알려주지 못했지. 그런데 지금 내가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했으니까 이걸 추가 조건으로 하려고. 어때? 나도 꽤 괜찮은 것 같지?"윤아는 말을 하지 않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녀는 늘 선우가 아주 좋
이 말을 듣자 선우의 안색은 조금 변했다."그래?"그는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입꼬리를 올렸다."어느 회사가 안목이 그렇게 좋아? 너희같이 잠재력이 큰 회사를 발견하고."윤아는 복잡한 시선으로 선우를 보았고 그녀의 시선을 접수한 선우는 마음속이 불안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느꼈다."왜?""걔야. 걔가 투자했어."아무리 담담하기로 소문난 선우라도 이때 브레이크를 밟으며 길옆에 차를 세웠다.윤아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선우를 보았다.뒤에 차가 없었으니 다행이지 자칫하면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차를 세운 후, 선우는 깊은숨을 몰아쉬며 마음을 정리하고는 곧 진정했다."그래?"윤아는 지금 선우의 모습이 조금 이상한 것 같았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런데 너 괜찮아? 내가 운전할까?""아니야, 윤아야."선우는 다시 차를 운전하기 시작하며 조용히 설명했다."아까는 내가 너무 예민했어. 걔가 그럴 줄 몰랐거든. 놀랐지?""그 정도는 아니야. 그런데 다음엔 갑자기 브레이크 밟지 마. 아까 뒤에 차가 없었으니 다행이지 자칫하면 사고 났을 수도 있어. 엄청 위험해.""응, 이번엔 내가 잘못했어. 잘 기억할게."선우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윤아에게 사과했다.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선우는 이 점이 참 좋았다. 그는 체면을 중히 여기지 않았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만사에 그녀를 양보한다.만약 오늘 수현이었다면 그녀가 그에게 뭐라고 한 후, 분명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했을 거다."왜, 나 때문에 네가 다칠까 봐 겁나? 걱정하지 마. 죽더라도 내가 먼저 죽을 테니까."오 년이나 만나지 못했지만 수현이 이런 일을 당했을 때의 표정이나 말투가 아주 쉽게 눈앞에 나타난다.윤아는 고개를 흔들며 이런저런 생각과 장면을 잊었다.회사에 도착한 후 윤아는 재빨리 가방을 들고 내렸다."데려다줘서 고마워. 너도 조심해서 출근해."말을 마치고 윤아는 빨리 몸을 돌려 떠났다.하지만 몇 걸음 가지 않아
민우는 몸을 일으키고 윤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사장님, 여긴 이민재 씨고요. 현재 진씨 그룹 쪽의 대표인으로 저희 회사에 오셨습니다."윤아 얼굴을 보았을 때 민재는 벌떡 몸을 일으켰는데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전에 그는 수현이 왜 이런 이상한 일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고 심지어 사촌 형에게 물었다. 그러나 형은 깊게 물어보지 말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고, 답을 알게 될 날이 온다고 말했다.역시나 답은 지금 나왔다.민재의 모든 의혹은 윤아의 얼굴을 본 순간 사르르 사라졌다.대표님께서 왜 갑자기 작은 회사에 투자하려나 했다.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었다.투자하려는 회사가 생기자 민우는 기분이 제법 좋았다. 그래서 그는 웃는 얼굴로 윤아와 인사했다."사장님, 저..."그가 입을 열려고 했을 때 수려한 외모에 금테 안경을 쓴 우아한 남자가 윤아의 뒤에서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이 그렇게 멈추어버렸다.남자는 보기엔 부드러우나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한번 스윽 훑었고 민우에 이어 민재에게 시선을 두었다.관리층에서 몇 해 동안 일해본 민우는 선우에게서 뿜기는 상위권 아우라를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게다가 선우가 윤아의 뒤에서 걸어왔으니 두 사람 사이가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민우는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안녕하세요."윤아는 앞으로 다가가 민재에게 손을 내밀었다.민재는 너무 긴장된 나머지 경직된 상태로 손을 내밀며 낮게 말했는데 마치 목석같았다."안, 안녕하세요."가까이에서 윤아를 보았을 때 민재는 윤아의 아름다움에 세게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촌 형이 왜 수현의 전 부인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실물을 보기 전 그는 사촌 형이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사진을 본 후 저도 모르게 감탄을 표했다.그리고 지금 실물을 본 후, 민재는 순간 사진이 그녀 아름다움의 일 퍼센트밖에 나타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정말 너무 예뻤다.민재
심윤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민우는 얼마 전부터 그녀가 진씨 그룹의 투자를 받기를 원했으니까.그리고 그가 이렇게 결정한 것도 모두 회사 측으로부터 고려한 거였다. 회사에 이런 매니저가 있다는 건 아주 행운스러운 일이다.윤아는 화를 내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인 후 몸을 돌려 아래층에 내려갔다.그러나 옹근 과정에서 그녀는 선우를 잊고 있었다.아래층에 내려간 다음 차를 부르려고 했을 때 선우는 그녀를 불렀다."함께 가자."이 말을 듣자 윤아는 멈칫했다. 선우가 손에 차키를 들고 계속 자신의 뒤에서 따라온 것을 본 후 그녀는 뭔가 의식했다."미안, 아깐 이 일을 빨리 처리하고 싶어서 그만...일부러 그런 게..."일부러 선우를 잊은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러면 선우의 마음을 더 상하게 할 것 같아 멈추었다."진수현 찾으러 갈 거 아니야? 같이 가자."윤아는 저도 모르게 선우를 불렀다."혼자 가면 돼."이 말을 듣자 선우는 멈칫하더니 한참 후 고개를 돌려 그녀를 조용히 쳐다보았다.선우의 소리 없이 조용한 시선에 윤아는 죄책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미안해. 돌아온 다음 다시 얘기해도 될까?"선우는 그녀가 돌아온 다음 이 일에 다른 변수가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윤아를 난감하게 하는 말을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윤아야."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윤아의 이름을 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갔다 와. 기다릴게."돌아온 후,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민재가 준 주소에 따라 윤아는 수현이 묶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그는 호텔 VIP 룸에서 살고 있었다.윤아는 지금 그의 방문 앞에 서서 조금 있다가 수현을 만났을 때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다.이렇게 생각하며 윤아는 초인종을 눌렀다.한참이 지나도 문이 열리지 않자 그녀는 다시 한번 방을 확인했다.설마 나갔나?하긴, 민재가 수현이 여기에 산다고 했지 지금 여기에 있다고는 하지
모르겠다고?윤아는 정말 그의 대답에 헛웃음이 나올 뻔했다.전날에 분명 다른 회사는 그에게 밉보일 결과를 감당하면서까지 그녀의 회사에 투자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 않았던가.하지만 지금 그는 갑자기 달려와 그녀의 회사에 투자하고는 모른다고 한다.윤아는 가볍게 웃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모른다면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이 말을 듣자 수현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하면 뭐 어때?""이미 네 회사에 투자했는데 뭐 어쩔 거야?"윤아는 수현의 창백한 입술과 살짝 젖은 이마를 보면서 천천히 말했다."뭐 어쩌겠어. 나도 상관없어. 너만 미친 게 두렵지 않으면 돼."말을 마치고 윤아는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그리고 수현은 얇은 입술을 꾹 다물며 윤아를 지켜보았는데 더는 그녀와 얘기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두 걸음 앞으로 나간 후, 윤아는 또 뭔가 떠오른 듯 몸을 돌려 수현을 보았다."할머님은?"윤아가 간 후 고개를 숙이고 있던 수현이 시선을 윤아에게 두며 가볍게 웃었다."왜, 보고 싶어?""어."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한번 만나고 싶어."어제 그렇게 말한 후 윤아는 곧바로 후회했다. 수현과 어떻게 되든 선월은 언제나 그녀의 할머니였으니까.하지만 수현은 코웃음을 쳤다."만날 필요 없어."윤아는 눈썹을 찌푸리며 수현의 얼굴을 자세히 훑어보았다."이유가 뭔데?""아무 이유도 없어. 할 말 다 했어?"수현은 차갑게 그녀에게 추객령을 내렸다."다 말했으면 이제 가줄래?"하지만 윤아는 떠나는 대신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왜 만날 필요 없는지 알려주기 전엔 안 갈 거야. 너 설마 내가 한 말 할머님께 알려드려요?"수현의 호흡은 조금 거칠어졌다."어, 다 알려드렸어."이 말을 듣자 윤아는 눈썹을 찌푸렸다.수현이 홧김에 이렇게 말했다고 생각했다. 그 말은 선월을 실망하게 하고 화나게 하며 몸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수현이 모를 리가 없었다.하지만 그는 선월에게 전해 알렸다고 했다. 윤아는 뭔가 이상함을 눈치
한 시간 후.의사는 건강 진단서를 윤아에게 건넸다."환자분은 아주 심각한 위병이 있어요. 쓰러진 이유는 주요하게 위병이지만 영양실조와 스트레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윤아는 의사가 건넨 진단서를 받았다.영양실조와 스트레스 같은 단어가 수현에게 나타날 줄은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녀의 기억 속에서 수현은 늘 못 하는 게 없었다.그리고 그는 마치 영원히 아프지 않은 것 같았고 힘들지 않은 것 같았다.윤아는 병실 쪽을 한 눈 본 후 의사에게 물었다."그러면 이제 어떡해야 하나요? 입원해야 해요? 아니면...""환자분 지금 병세를 보면 한동안 입원하여 치료하는 걸 제안합니다. 계속 이렇게 방치하다간 병세가 더 엄중해질 수 있어요.""위병은 어떻게 된 거예요?""제때 식사하지 않고 술을 많이 마시는 것 모두 위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남자 친구분께서 평소 술을 즐기십니까?"남자 친구란 칭호에 윤아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니라고 설명하려던 참 또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여겨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많이 마셔요."비록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앨리스가 한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술집에서 만났다. 그리고 앨리스는 그를 위해 수량을 늘이려다가 위병에 걸리고 말았다.앨리스처럼 술을 잘 마시는 사람도 위병에 걸렸으니 수현은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그럼 주의해야 합니다. 더는 술을 마셔서는 안 돼요.""네, 전할게요.""그럼 입원 절차부터 밟고 비용을 내시면 됩니다.""네."윤아는 수현의 입원 절차를 밟으러 갔다.그런데 오늘 외출할 때 카드를 갖고 오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지갑에 있는 돈은 병원비를 지급하기에 부족했다."잠시만요."윤아는 어쩔 수 없이 수현이 쓰러진 후 그녀의 가방에 넣어둔 그의 개인 물건과 지갑을 꺼냈다. 잠시 생각한 후 그 안에서 익숙한 카드 한 장을 뽑았다."이 카드로 결제해 주세요."저번에 호텔에서 수현이 지갑의 카드를 전과 같은 습관으로 넣어둔 것을 발견했었다. 그래서 윤아는 카드를 넣는 습관도 바뀌지 않
자신의 몸을 어떻게 이 정도로 망가뜨릴 수 있지?윤아는 이제야 깨달았다. 아까 호텔에 있을 때 수현이 왜 귀찮아했는지 말이다.그땐 몸이 이미 한계에 달했겠지.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한숨을 내쉬고 핸드폰을 꺼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민우는 윤아의 전화를 받은 후 조심스럽게 물었다."사장님, 이렇게 오래 지났는지 왜 아직 돌아오지 않으세요? 두 분...싸우지 않으셨죠?""아니요. 하지만 저 지금 병원에 있어요...""네?"민우는 순가 깜짝 놀랐다."아니, 왜 갑자기 병원에 가셨어요? 사장님, 이혼한 사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싸울 필요는 없지 않아요? 괜찮으시죠, 사장님?""..."상대방이 말을 끝낸 후, 윤아는 못 말린다는 듯 입을 열었다."내 말 좀 듣겠어요?""당연하죠. 말씀하세요, 사장님."그녀가 병원에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민우는 정말 걱정되었다. 이번 일로 투자가 철수돼 회사 상황이 더 나빠질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딱히 싸운 건 아니에요. 하지만 진 대표가 쓰러졌어요. 난 병원에 데려다 준 것 뿐이고요.""진 대표님이 쓰러졌다고요? 아니, 멀쩡하신 분이 왜 쓰러져요? 설마 사장님께서...""무슨 말투에요? 설마 내가 뭐라도 한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민우는 머쓱한 듯 웃으며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비서는 이미 갔어요?""네, 반 시간 전에 갔어요."하긴, 시간이 언젠데 이미 떠났을 거다."그럼 됐어요. 내가 그 비서를 찾아볼게요."전화를 끊은 후, 윤아는 뭔가 떠오른 듯 자신의 가방을 뒤지며 수현의 핸드폰을 꺼냈다.옛 비번을 입력하려던 중, 그녀는 멈칫했다.수현의 핸드폰 비번은 그녀의 생일이었다.예전에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그에게 바꾸라고 협박한 결과였다.이미 오 년이나 지났다. 은행 카드 비번이 바뀌지 않은 건 이해할 수 있지만 핸드폰 비번은 의미가 달랐다. 그러니 수현은 일찍 고쳤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윤아는 그의 핸드폰을 도로 넣었다. 하지만 그녀는 또 참지 못하고 수현의 핸드폰을 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