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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이 말을 듣자 훈이는 작은 머리를 쳐들었다.

“앨리스 이모?”

앨리스는 원래 윤아에게 함께 가자고 매달리려 했지만 훈이의 이런 모습을 보자 순간 아이의 귀여움 속에 푹 빠져서 자제력 조금도 없는 이상한 아줌마로 되었다.

“헤헤, 이모가 뽀뽀해 줄게.”

심윤아: “...”

윤아가 저녁을 만들 때 앨리스는 옷을 갈아입고 주방에 가서 윤아를 도우려고 했었다.

거실을 지날 때 그녀는 한 눈 둘러보았는데 무심결에 다탁 앞에 앉아있는 훈이를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해가 거의 질 무렵이어서 창밖엔 이미 노을이 깔려있었다. 저녁놀의 빛이 훈이의 정교한 얼굴에 내려앉았다.

어린아이는 거기에 앉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는데 아직 애티를 벗지 않은 얼굴엔 어린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성숙함과 담담함이 곁들어 있었다.

앨리스는 우뚝 멈춰 서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훈이를 보았다.

너무 오랫동안 와인바에 있던 그 남자를 보지 못해서 환각이 생긴 건가?

놀랍게도 훈이에게서 그 남자의 그림자가 보였다.

몇 초 후, 그녀는 눈을 비비면서 중얼거렸다.

“어젯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해서 그럴 거야. 응, 피곤해서 이런 환각이 보이는 거야.”

그리고 앨리스는 몸을 돌려 주방에 가서 윤아를 도왔다.

하지만 주방에 들어간 다음, 그녀는 여전히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다. 아까 거실에서 본 장면이 마음에 걸렸다.

옆 모습이 왜 그렇게 비슷하게 느껴지는 걸까?

요리하는 것을 돕다가 앨리스는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윤아야, 조금 실례되는 질문 해도 될까?”

이 말을 듣자, 윤아는 멈칫하고는 고개를 돌려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앨리스를 보았다.

“또 선우에 관한 거야?”

앨리스는 당장 부정했다.

“아니야. 내가 물어보려던 건 선우 씨랑 아무 관계도 없어.”

선우와 연관이 없는 거라면...

“그럼 마음대로 물어봐.”

계속 그녀의 감정생활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된다.

“진짜?”

하지만 앨리스는 조금 걱정되었다.

“정말 아무거나 다 물어봐도 되지?”

“응.”

선우 얘기만 꺼내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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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명숙
너무 짧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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