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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죽었어.”

이 세 글자는 갑작스럽게 앨리스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심지어 채 묻지도 못했다.

앨리스는 자라에 멍하니 서서 놀란 얼굴로 윤아를 보았다.

“뭐라고?”

윤아는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앨리스를 보며 여유 있게 말했다.

“왜?”

“죽, 죽었다고?”

앨리스는 이런 답을 들을 줄 몰랐다. 그래서 한번 다시 반복한 후 순간 머쓱하면서도 죄책감이 들었다.

전 남편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도 왜 다시 반복해서 윤아의 가슴을 찔렀는지 참 후회되었다.

세상에.

앨리스는 죄책감에 푹 빠져 선우 얘기를 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후회했다.

윤아가 왜 과거 얘기를 한 번도 하지 않나 했다. 현아에게 물어봐도 그저 한숨만 내쉬며 이렇게 말했었다.

“윤아에겐 아주 속상한 일이야. 그러니까 묻지 않는 게 좋겠어.”

앨리슨 이제야 현아가 왜 윤아의 속상한 일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윤아가 왜 아이 둘을 혼자 키우는지에 대해서도 알 것 같았다.

“미, 미안해.”

정신을 차린 후, 앨리슨 윤아를 향해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윤아야, 미안해. 난 정말 몰랐어. 만약 알았다면 이렇게 물어보지는 않았을 거야.”

앨리스는 윤아에게 이렇게 사과해도 미안했다. 그래서 윤아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죽었다고 한 건 아이들이 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을 없애기 위해서다.

친구인 앨리스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 일에 대해 윤아는 이미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두어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아서였다.

만약 앨리스를 이렇게 놀라게 할 줄 알았다면 아마 더 부드러운 방식을 택했을 거다.

결국, 앨리스는 너무 자책한 나머지 더는 와인바에 가자고 조르지 않았다.

하루 동안 비행기를 탄 데다가 생리까지 온 윤아는 비록 꽤 오래 자긴 했지만 몸은 여전히 피곤했다. 그래서 밤에 일찍 잠들었다.

이튿날 깨어났을 때 앨리스는 생기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윤아야, 어제 와인바에 갔을 때 누굴 만났는지 알아?”

이 말을 듣자, 윤아는 무의식적으로 눈썹을 찌푸렸다.

“어제 일찍 자지 않았어?”

분명 서로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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