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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소영은 그가 자신을 돌려보내라고 할 줄은 몰랐다.

그녀의 입술엔 핏기가 가셨다. 소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어렵게 수현 씨랑 여기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나 정말 오랜만에 수현 씨랑 밖에 나왔어. 그러니까 제발 날 내치지 말아줘, 응?”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억울한 표정으로 수현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소영을 보았다.

“내가 수현 씨 구했다는 것 때문에 수현 씨가 스트레스받고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지금부터 내가 생명의 은인이라는 거 잊어버리려고 시도하면 어때? 난 그냥 수현 씨를 좋아하는 평범한 여자일 뿐이야, 응?”

이 말을 할 때 머리를 썼었다.

겉으론 수현에게 자신을 생명의 은인이라는 사실을 잊으라고 했지만 실은 그에게 자신이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을 알리는 거였다.

일부로 은인이라는 점으로 그의 죄책감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겐 정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 마지막 카드 외엔.

만약 이것도 쓸모가 없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행인 건 이 일에 대해 수현은 늘 그녀에게 고마움을 품고 있었다. 그는 한참동안 소영을 차갑게 보다가 팔을 움직였다.

“다음부턴 안 돼.”

이 말을 듣자 소영은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뿜을 뻔했다. 그리고 얼른 수현의 팔짱을 끼었다.

“고마워, 수현 씨.”

역시 시간이 얼마나 지났어도 그를 구했다는 얘기만 언급하면 마음이 약해진다.

수현이 마음 속으론 그녀만 아니었어도 이미 죽었을 거라고 생각할 거니까.

그의 두 번째 생명은 그녀가 주었다고 말이다.

이 일에 마음 약해지지 않는다면 또 어떤 일에 마음 약해질까.

소영은 수현의 팔짱을 끼고 아까 그 여자들을 한눈 쏘아보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걸어갔다.

그녀가 간 후, 아까 소영을 비웃다가 그녀의 득의양양한 모습을 본 여자들은 어처구니 없어서 모여 수다를 떨었다.

“어머, 잘난 척하는 모습을 봐요. 모르는 사람이라면 내일 수현 씨랑 결혼하는 줄 알겠어요.”

“오 년 동안 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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