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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말한다 해도 수현은 전처럼 그녀가 억울함을 당한 걸 알았을 때 부드럽게 설명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그저 차갑게 자리에 서서 평온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 시선에 온몸이 불편해질 때 소영은 어쩔 수 없이 화제를 돌렸다.

“농담이야. 어떻게 내 전화가 받기 싫을 수 있어? 아, 맞다. 양훈은? 어젯밤 수현 씨한테 전화 걸었을 때 양훈이가 받았거든. 수현 씨가 취했다고 하더라. 어때? 머리 아파?”

이렇게 많이 말했지만 수현은 그저 세글자로 대답했다.

“괜찮아.”

그리고 그는 몸을 돌려 침실에 들어가 셔츠를 입었다.

소영은 그 자리에 서서 수현의 차가운 뒷모습을 보며 엄청 속상했다.

오 년 전, 수현과 윤아가 성공적으로 이혼했고 또 윤아는 해외에 갔는데 마치 세상에서 사라진 것 같았다.

소영은 그녀가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 대해 무척 놀랐었다. 그리고 수현이 이혼한 다음 빨리 그녀와 결혼해 주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뻐하는 것도 얼마 가지 못했다. 수현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소영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안, 약속을 지키지 못할 거 같아.”

이 말을 듣자 소영은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간신히 웃으며 물었다.

“왜? 납치 사건 때문에 그래? 지금도 내가 사주한 거라고 의심하는 거야? 수현 씨, 난 윤아 씨가 수현 씨 곁에 있었던 점이 부럽긴 했어. 하지만 내가 없을 때 윤아 씨가 나 대신해서 수현 씨를 챙겨줘서 많이 고마워.”

“널 대신한 게 아니야.”

“뭐?”

“소영아, 윤아는 널 대신해서 챙겨준 게 아니야. 우리 예전에 사귀지 않았잖아.”

여기까지 듣자, 소영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몸도 휘청거렸다.

“소영아, 네가 날 목숨으로 구해준 거 알아. 그래서 영원히 가슴에 새길게. 앞으로 그 어떤 어려움이 있을 때 난 꼭...”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영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수현 씨, 나한테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날 갖기 싫어졌어? 전에 우리 약속했잖아.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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