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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호텔 룸.

누군가가 암막 커튼을 걷어내자 룸은 순간 밝아졌다.

눈 부신 빛이 침대에 있는 훤칠한 얼굴에 비춰졌다.

원래 시체처럼 누워있던 사람이 드디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눈썹을 삐푸리며 감았던 눈을 떴다.

“깼어?”

맑은 남자 소리가 소파에서 들려왔다.

금방 깬 수현은 몇 초 후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보았다. 바로 양훈이었다.

눈 부신 빛에 그는 다시 눈을 감았다.

수현이 자신을 무시하는 걸 보았지만 양훈은 계속 말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야?”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양훈은 수현이 대답하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예상한 듯 그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너한테 말했을 텐데. 더 이상 술을 마시지 말라고 말이야.”

침대에 누워있는 수현은 여전히 반응을 하지 않았다.

양훈은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지금 더는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아니면 몸을 망가뜨려서 네 부모님이 먼저 네가 죽는 꼴을 보게 하고 싶어?”

말을 마친 양훈은 계속 말을 하는 대신 거기에 앉아서 기다렸다.

한참이 지나서야 침대의 남자는 몸을 일으켜 무표정한 얼굴로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향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자 양훈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오 년 전, 윤아가 선우랑 간 후, 수현은 이런 귀신 같은 몰골로 되었다.

귀신 같은 몰골이라고 하긴 했지만 퇴폐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반대로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건 더 훌륭해졌다. 그래서 현재 진씨 그룹의 지위는 거의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탑이었다.

하지만 이건 모두 수현이 자신을 일만 하는 로봇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는 일이 아니면 술을 마셨다.

그 어떤 오락 활동도 하지 않았고 수면 시간도 정말 적었다. 심지어 위병에 걸렸다.

처음에 수현은 취할 때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콜도 그를 마비시키지 못했다.

양훈은 수현이 뭔가 보복하려고 그러는 게 아님을 보아낼 수 있었다.

그저 고통스러운 현실을 멀리하려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생각한 양훈은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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