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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작가: 박윤미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하루라도 생명의 은인인 이상 섭섭하게 대하지 않을 거라고?

그건 맞는 말이었다. 진씨 집안 사람들은 이 점을 매우 중히 여겼다. 그렇지 않으면 강씨 집안이 이렇게 이른 시일 내로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소영은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 어느 날 수현이 자신이 아닌 심윤아가 진정한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을 발견하면 어떻게 될까 하고 말이다.

그의 성격대로면 아마 그녀를 죽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가능성을 생각하니 등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다행히도 그때 윤아와 그녀 외 다른 목격자가 없었다. 만약 제삼자가 이 일을 알게 되었다면 그녀는 정말 끝장이었다.

“이렇게 하자꾸나. 네가 말한 그 두 사람은 이 아비에게 맡기거라. 넌 다른 걱정 하지 말고 진수현에게 잘 보이기만 하면 돼.”

잘 보인다는 말에 소영은 조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빠, 잘 보인다니요. 저랑 수현 씨는 평등한 관계예요. 전 평소에 수현 씨에게 잘 보여서 몸값을 올리려는 여자들과 다르다고요!”

“그래, 그래. 우리 소영이가 이렇게나 예쁘고 완벽한데 진수현이 좋아해도 모자라지.”

이렇게 말하면서 학철은 소영의 이마에 난 상처를 보았다.

“네 이마에 난 상처 말이다. 소영아, 여자는 흉터가 없는 게 나아. 남자들은 보통 얼굴을 본단다. 만약 못생겨지기라도 하면 남자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어.”

이마에 난 상처를 생각하니 소영은 또 열등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알겠어요, 아빠. 이제 방법을 찾아서 없앨게요.”

“그래, 먼저 쉬어. 진수현 잘 달래는 거 잊지 말고. 남자는 보통 애교에 푹 빠져요. 만약 계속 화내면 좋은 수를 생각해서 꼭 달래야 한다. 알겠지?”

-

선월은 수술을 끝낸 지 48시간 후, 드디어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곁에서 지키고 있던 진 씨네 식구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아는 집에서 하루 동안 쉰 후, 다리가 전처럼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병원에 가려고 했을 때 수현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쳤다는 소식을 들은 수현의 부모님도 꼭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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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도착한 후, 잘 회복된 선월을 보자 윤아는 너무 기뻤다. 그녀는 계속 선월의 곁에서 함께 있었다.선월은 열몇 살짜리 어린 여자애처럼 기뻐하는 윤아를 보자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할머님, 목 안 마르세요? 상처는요? 아프지 않으세요? 드시고 싶은 거는요? 아니면 조금 더 주무실래요? 어, 만약 잠이 오지 않으신다면 제가 이야기라도 해드릴까요?”너무 흥분한 윤아는 지금 자기 말이 모순된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하지만 선월은 그녀에게 알리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잠이 오지 않는단다. 우리 윤아가 이야기 해주겠다니 들으면서 잘까?”그러자 윤아는 선월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선월은 흥미진진하게 들으면서 입가에 자상한 웃음을 머금었다.곁에 있던 선희는 윤아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참지 못하고 그녀를 훑어보았다. 보면 볼수록 이 며느리가 마음에 들었다.자신이었다면 이런 인내심으로 선월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아무런 참조물이 없는 상태에서 이토록 조리 있게 말하는 것 말이다.결국, 윤아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선월은 잠이 들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윤아는 이야기를 멈추었다.선월의 병상 변두리에 앉으려고 했을 때 선희는 윤아를 향해 손을 저었는데 마치 할 말이 있어 보였다.윤아는 그녀와 함께 병실에 있는 베란다에 갔다.선희는 유리문을 닫으면서 소리가 병실에 흐르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그러고는 윤아를 가볍게 끌고 의자에 앉았다.“다리는 좀 어때? 아까 걸을 때 거의 다 나은 것 같던데. 그래?”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많이 나았어요.”“그럼 다행이고. 만약 계속 불편하면 무리하지 말고 앉아서 쉬어.”“그럴게요.”“아, 맞다. 이거.”선희는 갑자기 자기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윤아에게 건넸다. 윤아는 이 카드를 보자 놀라서 멈칫했다.“어머님?”“윤아 너에게 주는 용돈이야.”선희는 조용히 말했다.“아, 됐어요.”윤아는 무의식적으로 거절하고는 카드를 도로 선희 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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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그건 아마 많은 남자가 좋아하고 또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하지만 눈앞에 있는 윤아를 보니 선희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윤아가 좋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 강해 보이려고 애쓰는 게 알렸다. 혼자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니까 말이다.소영은 또...같은 여자로서 그녀가 수현에게 마음을 품었다는 것쯤은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그러나 진씨 집안의 은인인 그녀에게 함부로 대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선희는 겉으로는 예의를 갖춰 대했다.하지만 이런 예의는 손님에 대한 것일 뿐이었다.만약 소영이 윤아의 자리를 탐낸다면 엄마인 그녀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너무 소박하게 입었다고?’사실 선희가 귀국하기 전 윤아의 옷차림은 소박하지 않았다.그녀는 늘 예쁜 것을 좋아했고 심씨 집안이 부도나기 전 그녀의 옷이며 액세서리며 가방은 모두 그 시즌의 최신상이었다. 그리고 브랜드들이 아주 선호하는 VIP 고객이기도 했다. 그래서 매년 특별한 선물을 받았고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라는 초청을 많이 받기도 했다.하지만 집안이 망한 후, 윤아는 그런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수현이 돈을 준다 해도 마찬가지였다.윤아는 눈을 내리깔면서 더는 생각하지 않았다.돈은 역시 자기 집의 것을 쓰는 편이 훨씬 마음이 편했다. 수현과 쇼윈도로 가짜 결혼까지 한 마당에 계속 그의 돈을 쓰는 건 조금 불편했다.하지만 겉으로 윤아는 웃으며 받았다.“알겠어요. 이제 시간 날 때 옷 몇 벌 더 살게요. 고마워요, 어머님.”이렇게 말한 후, 더는 거절하지 않고 카드를 넣어두었다.이제 이혼한 후, 수현더러 선희에게 돌려주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윤아는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아, 맞다...”윤아에게 용돈을 준 선희는 이렇게 윤아를 돌려보내려 하지 않고 그녀가 카드를 받는 것을 본 후 그날 일을 물어보았다.“그날, 선우가 널 구했니?”그날 일을 떠올리며 윤아는 고개를 끄떡였다.“네.”“참 다행이구나. 선우가 정말 신경 썼어. 그날 네 할머니가 수술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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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현은 차를 세운 후, 손으로 핸들을 꽉 잡으면서 음흉한 눈빛으로 윤아를 보았다.“날 위해 모든 걸 생각해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해야 할까? 심 공주?”마지막에 이를 악물고 그녀를 불렀다.윤아는 원래 대꾸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말이 입 밖으로 나오니 이렇게 되었다.“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고 가능하다면 우리 내일 법원 가는 건 어때?”이번엔 수현이 침묵했다. 그는 조금 전부터 계속 그녀를 뚫어지게 보면서 시선이 조금도 윤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마치 이글이글 타는 것만 같았다. 자신이 한 말을 들었으면서 아무 대답이 없는 수현을 보니 윤아는 어쩔 바를 몰랐다.지금 그가 뭔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수현이 이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하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그는 빨리 이혼하며 소영과 결혼하고 싶을 것이다.만약 선월이 아프지만 않았어도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자신과 쇼윈도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 일찍이 소영과 결혼했겠지.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가슴이 시렸다. 그녀는 더는 수현을 보지 않고 고개를 돌려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그럼 이렇게 결정한 거로 알고 있을게. 우리 내일 시간 내서 법원 가자.”그녀는 수현의 대답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결정했다.수현의 안색은 썩어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린 후에도 원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고 차도 길가에 세운 상태로 움직이지도 않았다.차 안의 분위기는 잠시 얼어붙었다.얼마 지났을까. 윤아는 수현이 계속 운전하지 않는 것을 보자 눈썹을 찌푸렸다.설마 오늘 밤 여기에 있을 생각은 아니지?“안 가?”그녀는 물었다.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계속 그녀에게 닿았다.윤아는 수현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됐어. 마음대로 하라고 해.’이렇게 많이 말하니 그녀도 힘들었다.수현이 가지 않으니, 윤아도 갈 수 없었다. 오늘 밤 여기서 지낼 수밖에 없다고 여긴 윤아는 더는 이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무표정으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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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윤아가 잠에서 깨어났을 땐 이미 이튿날 아침 여덟 시였다.그녀는 새하얀 천장과 익숙한 환경을 둘러보며 아래에 있는 부드러운 침대를 진지하게 느껴보면서 드디어 집에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을 인지했다.잠시 멍해 있다가 이마를 부여잡고 일어났다.지금까지 잘 줄은 몰랐다. 어젯밤에 분명 차에서 잠들었는데 수현이 결국 그녀를 데려왔었다.한참 동안 앉아있다가 핸드폰 메시지를 보았다.수현은 어떤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고 채팅 기록은 공백이었다.잠시 고민한 후, 윤아는 수현에게 전화를 걸며 욕실에 씻으러 들어갔다.한참 후, 수현이 전화를 받았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윤아는 칫솔에 치약을 짜서 입에 가져가려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동작을 멈추었다.“어제 한 얘기 말인데, 우리 오늘...”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수현은 서늘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지금 아주 중요한 미팅이 있어. 세 시간 정도 할 거야.”심윤아: “...”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고는 화를 간신히 억누르며 말했다.“뒤로 미룰 수 없어? 반 시간 정도 시간 내는 건 가능하지 않아?”하지만 수현은 단칼에 거절했다.“안 돼. 아주 급한 회의거든.”진 씨 그룹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일하지 않았으면 아마 수현의 헛소리를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수현은 이렇게 말했다.“미팅하러 갈 거야. 끊어.”그리고 수현은 전화를 끊었고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바쁜 음성을 들으며 윤아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어이가 없었다.역시 어제 그녀의 착각이 아니었다. 정말 이혼하기 싫은 건가? 왜?이런 의혹을 품고 그녀는 빠르게 양치하고 어제 하지 못한 샤워를 했다.그녀가 깔끔히 정리하고 아래층에 내려갔을 때 거실에 있는 선희를 보았다.윤아를 보자마자 선희는 달려갔다.“윤아야, 깼구나.”선희를 보니 윤아는 어제 그녀가 자신을 데리고 병원에 검사받으러 가겠다는 일이 떠올랐다.원래 어젯밤 돌아갈 때 수현과 이혼 얘기를 하면서 만약 그가 동의한다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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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을 듣자, 윤아는 최대한 미소를 지었다.“아니에요. 그날 다리만 다쳤어요. 다른 데는 아무 문제 없어요.”다리를 다친 것도 주연이 발로 차서였다.그리고 그녀를 납치했던 최준태는 놀랍게도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준태와 주연을 떠올리니 지금 어떻게 됐을지 궁금했다.“아, 어머님. 그날 두 사람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선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난 잘 모르겠어. 하지만 선우가 자신에게 맡기라고 하더구나. 선우는 늘 일 처리가 확실하니 나도 마음이 놓여. 그리고 걱정하지 말렴. 내가 현이 보고 그 일을 제대로 알아보라고 했어. 그러니까 분명 벌을 받을 거야.”“그러니까 지금 이 일은 선우가 맡고 있다는 뜻이세요?”“그럴 거야.”여기까지 떠올린 윤아는 선우와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이제 갈까? 이미 의사 선생님하고 얘기 해뒀어. 오늘 조금 늦을 것 같다고 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괜찮다고 하셨거든.”말을 마치고 선희는 윤아의 손을 잡았다. 윤아는 정말 거절하고 싶었지만 선희는 이미 그녀를 끌고 밖으로 향했다.결국 윤아는 선희와 함께 병원 입구에 도착했다.그때부터 윤아는 오늘 정말 이대로 들키는 건 아닌지 긴장되기 시작했다.선희는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임신한 사실을 안다면 무조건 말할 것이다.“어머님, 저 갑자기 생각난 게 있는데 오늘 급한 일이 있어서...”“이선희?”놀란 목소리가 두 사람 뒤에서 들려왔다.이 목소리는...윤아는 고개를 돌리고는 온 사람이 누군지 본 후 입술의 혈색이 순간 사라졌다.어떻게 저 사람이...이선희와 조씨 집안 사모님인 임진숙은 듣기 좋게 말해서 친구였다.임진숙은 선희의 아름다운 미모와 뛰어난 능력을 질투했고 선희는 진숙의 오만함과 옹졸함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늘 겉으로 친구 행세를 하였다.이 모든 건 진씨 집안과 임씨 집안의 사업 합작 때문이었다. 다들 여러 행사에 참여할 때 그래도 체면을 갖추었다.“임진숙?”진숙은 앞으로 몇 걸음 다가가 눈앞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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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후. 윤아는 우진에게서 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선우가 드디어 생각을 바꿔 더 이상 방에 갇혀 있고 싶지 않다고 이곳을 떠나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윤아는 가슴 한편을 꽉 막고 있던 응어리가 쑥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요? 정말 잘됐네요. 진 비서님은요? 제가 뭘...”윤아는 우진을 자기 곁에 두려 했다. 하지만 우진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이미 선우 곁에서 오랫동안 보좌했던 터라 그의 곁에 있는 것이 편하다며 계속 선우 옆에 남겠다고 했다. 모두 자기만의 귀속이 있는 법이었기에 윤아는 그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우진에게 만약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그날 밤, 윤아는 이별을 고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내가 예전에 엄청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어. 하지만 난 그 애에게 많은 폐를 끼쳤지. 심지어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 애를 다치게 하기도 했어. 미안한 마음뿐이야. 그럼에도 난 여전히 걔를 사랑해. 그리고 앞으로 행복하기를 바라.][안녕.]내용은 간단했다. 하지만 그 문자를 작성하기까지 이선우는 그가 갖고 있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다. 메시지를 전송한 후 선우는 윤아의 답장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에겐 그녀의 답장을 볼 용기도 없었다. 선우는 U-SIM을 뽑아 그대로 휴지통에 버렸다. 더는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이젠 뒤돌아볼 기회조차도 없었지만. 윤아는 지금 그녀가 사랑하고 그녀를 사랑해 주는 사람 곁에서 앞으로도 행복한 나날을 보낼 것이었으니까. -4월 1일쯤, 현아와 주한은 연인으로 발전했다. 같은 시기, 현아가 투자한 과일 가게가 아파트 단지에 오픈했다. 오픈 날 윤아는 현아에게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그래서 주한 씨 회사로 안 돌아가려고?”현아가 입술을 짓이겼다. “내가 없으면 주한 씨 회사가 안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내가 왜 주한 씨 회사로 돌아가?’“주한 씨 회사로 돌아가라는 말이 아니라, 네가 만약 집에서 과일 가게를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4화

    안 그래도 현아에게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훌륭한 남자를 만났으니 선희도 당연히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주한은 인품이 좋아 보였기에 선희는 가운데서 두 사람을 팍팍 밀어줄 의향이 있었다. 선희가 씩 미소 지으며 말했다. “주한아, 이 절에서 인연을 빌면 신통하게 들어주신대. 도착하면 성심을 들여 절을 올리렴.”말을 마친 선희는 일부러 현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현아 너도. 왔던 김에 같이 가서 기도드려.”잘 걱도 있다 갑자기 이름을 불린 현아는 순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차마 말을 내뱉지 못했다. 주한은 시선을 내린 채 빨개진 현아의 볼과 귓불을 보며 웃음을 머금었다. 이번엔 전혀 헛된 걸음은 아닌 듯했다. 수현의 가족은 정말 따뜻한 분들이었다. 만약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어 이런 가정을 꾸릴 수만 있다면 정말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네. 제가 간절히 기도를 드려 볼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선희가 손을 내저으며 유쾌한 웃음을 지었다. 그들 일행은 10여 분 후 산꼬대기에 도착했다. 날씨가 퍽 좋았던 지라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서니 구름도 더 가까이 느껴졌다. 발아래엔 산봉우리가 첩첩이 이어져 있었고 멀리 보이는 마을 풍경까지 더해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수많은 여행객들은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풍경 사진을 찍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윤아를 포함한 그들도 사진을 여러 장 찍고 나서야 기도를 드리러 절로 향했다.워낙 영험하다고 소문이 난 절이라 사람으로 붐비었고 기도를 드리는 것도 줄을 서야만 했다. 주한이 자리한 곳은 마침 현아의 맞은 편이었다. 주한이 그저 예의상 하는 얘기일 거라고 생각했던 현아는 그가 진지하게 기도를 드리러 눈까지 꼭 감고 절을 올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현아는 조금 놀라기도, 또 조금 감동적이기도 했다. 뒤에서 누군가 현아에게 말했다. “넌 안 가?”윤아의 목소리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3화

    윤아는 사실 지금 현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두 사람이 사귀게 된다면 그건 신분 상승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주한 씨가 너에게 그런 얘기까지 했다는 건 그만큼 진심이라는 말일 거야. 주한 씨는 네가 그런 것들에 얽매여 두 사람 사이에 걸림돌이 되기를 바라지 않을 거야.”사실 주한 같은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자수성가한 것은 물론 부모도, 친척도 없어 가족관계가 이보다 간단할 수 없었다. 이런 사람은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가 걸어갈 미래는 전부 스스로 계획한 것이었다.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주한이 지금 현아에게 다가온다는 것은 그는 이미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의미였다. “나도 알아.”현아가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 “사실 전엔 난 믿지 않았어. 난 그저 주한 씨가 내가 갑자기 퇴사한 걸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내가 윤이네 선물을 사러 갔을 때, 주한 씨가 내가 할인받아 사준 만년필을 몇 년 동안이나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별일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조 단위의 자산을 갖고 있는 주한에겐 소중한 물건이라는 얘기였다. 최소한 현아 본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현아의 얘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윤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사실 그렇게 많이 고민할 필요 없어. 만약 너도 주한 씨가 좋다면 용기 내서 한 번 만나봐. 어차피 사귄다고 해도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니잖아. 혹시 알아? 사귀고 나서 네 생각이 바뀔지?”“네 말도 맞아. 그럼 나 더 이상 고민 안 할래. 일단 연애만 해보면 되잖아. 어차피 그저 연애만 하는 것뿐이야.”깊은 고민에 빠졌던 현아는 윤아의 도움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그래. 인생 살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그런 거지. 실수해도 괜찮아. 처음부터 선택한 모든 길이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공주야, 넌 좋은 친구야. 넌 내 인생의 구원자라고.”고민이 해결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2화

    그 말은 어느 정도 강압적으로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예의상 건넨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주한을 집으로 초대한 것임이 느껴졌다. 선희가 이렇게까지 얘기를 꺼냈으니 주한도 더 이상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몸을 숙였다.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신세는 무슨. 가요.”주한과 현아는 선희를 따라 차로 돌아갔다. 그들은 앞에 있는 차를 뒤따라가고 있었다. 운전하며 현아가 참지 못하고 주한에게 말했다.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어요.”주한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나중에도 오랫동안 봐야 할 사이 같아서요. 가면 얘기도 나눌 수 있고요.”현아는 순간 주한의 말 속에 담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진씨 그룹과 얘기 중인 프로젝트가 있어요?”“지금은 없어요.”“그럼 왜...”순간 현아는 뭔가를 인지한 듯 얼굴빛이 변하더니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또 저 희롱하는 거죠.”“제가 언제요? 그리고 그게 어떻게 제가 현아 씨를 희롱하는 거예요? 전 지금까지 현아 씨에게 아무 짓도 한 적 없잖아요.”“네, 저에게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언어적인 희롱도 희롱이잖아요?”“그건 실제로 그런 게 아니니까 희롱이라고 할 수 없어요.”“쳇, 왜 아니에요.”현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그 와중에 주한은 이미 화제를 전환했다. “두 분 모두 현아 씨를 친절하게 대해주시네요.”“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윤아와 같이 두 분 댁에 자주 갔었거든요. 그래도 절 잘 아세요.”현아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주한 씨는 어렸을 때 어떻게 지냈어요?”질문을 던진 후 현아는 살며시 주한의 표정을 살폈다. 그의 얼굴에서 작은 표정이라도 캐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한은 여전히 평온함을 유지했다. 자신의 불행했던 유년 시절의 얘기를 꺼내도 큰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았다. “저 어렸을 때요? 거의 혼자 지냈죠.”비록 주한은 평온하게 얘기했지만 현아는 그가 사실은 비참했었던 과거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1화

    윤아는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남자를 보는 눈은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정확한 법이었으니까. 서로 생각하는 것이 같을 테니 많은 행동들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그래. 난 알 만날게. 수현 씨가 나 대신 봐줘. 하지만 진지하게 봐줘야 해. 대충하지 말고.”사랑하는 여자의 부탁을 수현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느긋하게 대답했다. “알겠어.”수현은 자기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한 남자를 관찰해야 하는 이유가 윤아 때문일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가까이 다가간 윤아와 현아는 서로를 꽉 껴안았다. 하지만 집안 어른들이 계신 관계로 짧은 포옹을 한 후 곧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전에 만난 적이 있던 지라 현아는 또 수현의 어머니와 인사를 나누고는 가지고 온 선물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현아 이모.”아무래도 몇 년간 함께 지냈던 터라 하윤과 서훈은 현아와 사이가 좋았다. 두 아이에게 현아는 곁에 있는 제일 가까운 가족을 제외하고 제일 친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두 아이는 전혀 거리낌 없이 현아가 건네는 선물을 받고는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현아의 볼에 가볍게 뽀뽀했다. 그러더니 하윤은 고개를 들어 주현아 뒤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더니 맑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먼저 입을 열었다. “현아 이모, 저 삼촌은 누구예요?”하윤이 주한을 가리키자 하얗던 현아의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저분은... 이모 친구야. 주한 삼촌이라고 부르면 돼.”하윤은 무슨 생각인 건지 현아가 분명 설명해 줬음에 불구하고 또 갑자기 질문했다. “이모, 저 삼촌 이모 남자친구예요?”남자친구라는 말에 현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가 막 부인하려는데 주한의 웃음 목소리가 들려왔다. “꼬마 아가씨, 아직 남자친구는 아니지만 삼촌이 여전히 노력하고 있어.”집안 어른들은 주한의 말을 듣고 그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수현의 부모님도 주한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동족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니 설사 함께 협업한 적이 없다고 해도 일면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200화

    “그건 아닌데...”현아가 고개를 저었다.“아니면 뭐가 그렇게 걱정돼요?”현아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뭐 걱정할 게 없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만나지도 않는데 다른 사람이 보는 건...이렇게 생각한 현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됐어요. 아직 정식으로 만나기 전인데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어요.”현아가 이렇게 말하더니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현아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늦었어요. 이미 봤어요.”“네?”이 말에 현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참 동안 지나서야 현아는 주한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현아는 주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아니나 다를까 멀지 않은 곳에서 윤아가 수현을 데리고 도는 게 보였다.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도 뒤따라 걸어오고 있었다.윤아는 현아를 발견하고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더니 얼른 주한의 품에서 벗어났다.“왜 미리 알려주지 않고 지금 와서 말해주는 거예요?”주한이 덧붙였다.“나도 그럴 겨를이 없었어요. 현아 씨와 얘기하고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더라고요.”“거짓말, 일부러 그런 거잖아요.”주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나도 일부러 그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아까 현아 씨 안으면서 신경이 온통 현아 씨 몸에 쏠려 있다 보니 두 사람이 다가오는 걸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뭐 별반 다를 거 없네요.”현아가 무슨 말을 더 하려는데 윤아가 지척까지 다가오자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랬다가 주한이 무슨 놀라운 말을 내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주한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최근 주한이 친 돌직구가 너무 많았기에 현아는 걱정되기 마련이었다....윤아는 멀리서 친구인 현아가 남자 코트로 숨어드는 걸 볼 수 있었다.원래는 알아보기 힘들었다. 기억을 잃은 뒤로 주한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고 이미지도 현아가 말해준 게 전부였다.그러다 옆에 있던 수현이 주한을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199화

    현아는 주한의 돌직구를 당해낼 자신이 없어 시선을 다른데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지금 몇 시예요? 올 때 되지 않았어요?”현아의 화제 전환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주한은 이를 캐묻지 않았다. 그저 팔에 찬 시계를 확인하더니 이렇게 말했다.“10분 남았어요.”“10분이요?”현아는 착잡한 표정으로 손으로 턱을 받쳤다. 이렇게 오래 잤을 줄은 몰랐다.이미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현아는 외투를 벗어 주한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외투 돌려줄게요. 고마워요...”“괜찮아요.”주한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걸치고 있어요.”“그럼 이따 내릴 때 추울 텐데.”“몸이 좋다고 했잖아요.”“나도 나쁘진 않아요. 그리고 나도 외투 챙겨 와서 더 입으면 안 예뻐요.”현아는 이렇게 말하며 외투를 주한에게 욱여넣었다.주한은 현아가 잠도 깨고 진심으로 외투를 돌려주는 걸 보자 외투를 받아 입었다.비행기가 착륙하기까지 10분이 필요했지만 내려서 짐도 찾아야 하니 주한과 현아는 차에서 15분을 더 기다리다가 내렸다.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현아는 너무 추워 계속 부들부들 떨었다. 그 모습에 주한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몸 좋다면서 이렇게 떨어요?”현아가 말했다.“내가 언제 떨었다 그래요?”현아가 고집을 부리며 반박하는데 주한이 다시 외투를 벗었고 현아가 얼른 이를 막았다.“벗지 마요. 더 벗으면 화낼 거예요.”이를 들은 주한의 동작이 멈칫하더니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현아가 얼굴을 굳히고 엄숙하게 말했다.“벗지 말라고요!”“춥다면서요?”“그래도 벗지 마요! 벗으면 정말 화낼 거예요.”주한은 그런 현아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갑자기 작은 소리로 웃으며 지퍼를 열었다.“그래요. 안 벗을게요. 대신 들어와서 몸 좀 녹일래요?”현아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마 주한이 갑자기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것 같았다.“대표님...”주한이 덤덤하게 말했다.“들어와서 숨든지 아니면 내가 벗어서 주든지, 하나만 선택해요.”한참 생각하

  •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제1198화

    현아의 말에 주한이 그녀를 힐끔 쳐다봤다.“나 먼저 들어가고 현아 씨 여기 혼자 남겨두라고요?”그러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이렇게 덧붙였다.“현아 씨, 나는 지금 현아 씨 좋다고 쫓아다니는 사람이에요. 잊은 거 아니죠?”현아가 입술을 앙다문 채 대꾸하지 않았다.“이럴 때일수록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잘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한밤중에 여기까지 데려다줬는데 지금은 이렇게 기다리게 하고, 너무 대표님 시간 잡아먹는 것 같아서요.”“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주한은 이렇게 말하더니 외투를 벗어 현아에게 건네주었다. 현아가 손에 들린 외투를 들고 멍한 표정으로 주한을 물끄러미 쳐다봤다.“왜, 왜요?”“걸쳐요.”주한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직 한 시간이나 더 있으니까 일단 눈 좀 붙여요.”“졸리지는 않는데...”“그럼 눈 감고 명상하든지.”주한은 마치 반장처럼 그녀를 챙겨줬다.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한은 혼자 자랐으니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애들과는 다르다고 말이다. 하지만 주한이 사람을 챙기는 방법은 어딘가 강압적이었다.현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얼굴을 붉힌 채 주한이 건네준 외투를 주섬주섬 몸에 걸치고는 자리에 기대 눈을 감았다.눈을 감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아는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눈을 떴다.“옷을 이렇게 다 주면 대표님은 어떡해요? 안 추워요?”“나는 몸이 워낙 좋아서.”주한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아, 네.”현아는 다시 눈을 감았다. 나는 몸이 안 좋다는 건가? 그렇게 생각에 잠겼던 현아는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다시 깨어났을 때 창밖의 어둠은 더 짙어졌고 현아는 아직도 온몸을 웅크리고 있었다.깨어나 보니 아직도 조금 추웠고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주한의 외투 속으로 점점 숨어들었다. 외투를 받았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정말 자다가 추워서 깼을 것이다.하지만 현아는 이내 뭔가 생각났다. 자기는 외투를 입고 있어서 따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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