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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김성희의 노골적인 말에 백소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말했다 시피 저는 이 결혼 반대입니다.”

지연이 한층 더 차가워진 얼굴로 말했다.

“사모님께서도 이만 돌아가시죠. 앞으로 이 일을 다시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성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지금 네가 뭘 거절했는지 알기나 하는 것이냐?”

지연이 입꼬리를 올렸다.

‘오만하고 거들먹거리긴, 정말 모든 사람이 권씨 가문을 대단하다고 여기고, 들러붙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지연은 김성희와 말다툼을 이어가고 싶지 않았으며, 더 이상 방해받고 싶지도 않았다.

가방에서 진단서를 꺼낸 지연이 김성희에게 내밀었다.

“사모님, 이 진단서를 확인해 주세요. 그래도 저를 권씨 가문의 며느리로 삼고 싶다면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

김성희는 진단서를 확인하고 바로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게 사실이니?”

“누가 본인 스스로 거짓 소문을 내겠어요?”

지연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자, 아직도 저한테 볼일이 남으셨나요?”

김성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백소은을 한번 흘겨보고 발길을 옮겼다.

백소은이 빠르게 김성희를 뒤쫓았다.

“사모님, 무슨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요. 방금까지는 얘기가 잘 흘러가지 않았나요?”

백소은은 양녀인 지연이 점점 두려워졌고, 더 이상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죄책감을 느꼈기에, 자신의 최선을 다해 좋은 짝을 찾아주려는 것인데, 거의 다 된 일이 뒤엎게 되었다.

“백소은, 당신은 날 너무 얕잡아 봤어요.”

김성희가 화를 냈다.

“양녀가 아이를 낳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우리 석훈이가 아쉬워도 아이를 낳은 적이 있는 여자와는 결혼시키지 않을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김성희는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백소은은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천천히 돌려, 날카로운 지연의 눈빛과 마주했다.

“지연아, 지금…….”

“어머니, 병원 다녀오는 길이에요.”

지연이 진단서를 넘겼다.

“의사는 제가 3~4년 전에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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