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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수아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마지막 기억 속의 엄마는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이었지만, 수아는 여전히 엄마를 그리워하고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왜 그래 수아야? 입맛에 안 맞아?”

지연이 입꼬리를 올리고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

수아는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우리 엄마는 이렇게 상냥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아니였어…… 정말 내가 잘못 찾은 걸까…….’

“왜 울고 그래?”

지연이 빠르게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날 엄마라고 생각하고 싶은 거면, 계속 엄마라고 불러도 돼. 난 괜찮아.”

수아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울음을 참았다.

“한번 안아봐도 돼요?”

“당연하지.”

지연이 두 손을 뻗어 수아를 품에 안았다.

9살이 되는 아이는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었지만, 지연의 품에 안겨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김정하는 빠르게 사진을 찍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3년 동안 수아를 경호하면서 이렇게 무너진 아가씨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많은 사람 기억 속 천재 피아니스트 강수아는 침착하고 차분한 아이였다. 울지도, 보채지도 않았으며 대부분 상황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수아는 아빠와 세 오빠 앞에서만 가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 역시 길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하는 오늘, 수아가 진심으로 미소를 짓는 모습과, 온 힘을 다해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모두 보았다.

‘정말 저 사람이 실종된 지 4년 된 강씨 가문 사모인 건가?’

김정하가 인터넷에서 도예나의 사진을 찾아보려고 하던 찰나, 지연의 어깨에 머리를 묻고 울고 있던 수아가 울음을 그쳤다. 차가운 눈동자는 지연의 등으로 향했고, 바로 슬그머니 손을 뻗어 머리카락 한 가닥을 쥐어 소맷자락에 넣었다.

김정하는 마음속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역시 수아 아가씨는 똑똑해. 머리카락만 가지고 가면 친자 확인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해서 확신을 할 수 없지만, 친자 확인만 된다면 모든 게 확실해졌다.

“아이고, 눈두덩이가 빨갛게 됐네.”

지연이 물 티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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