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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그럼…….”

백소은이 목소리를 낮췄다.

“지연이랑 결혼은…….”

“작은어머니!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세요!”

여민우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비록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촌 동생이지만, 사촌 동생이랑 결혼이라니,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소리인가요! 그리고 작은어머니도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요. 부모님이 간섭만 하지 않았어도 이미 결혼했을 거예요.”

“그래 그래, 작은엄마가 농담한 거야.”

백소은이 여민우의 어깨를 토닥이고 연회장으로 돌아갔다.

여민우와 여민기, 두 사람 중 더 나은 건 여민우였다. 하지만 여민우는 마음에 둔 사람이 있었으니, 그렇게 쉽게 걸려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건 여민기였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지연을 바라보며 백소은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연아, 날 원망하지 말 거라. 나도 여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단다.’

지연이 영원히 과거를 기억해 내지 못한다면, 백소은은 지연을 평생 품어줄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인가 과거를 되찾게 된다면, 여씨 가문에 한을 품지 못하게 할 방법은 여씨 가문의 후대를 낳는 것뿐이었다.

“어머니, 하실 말씀이 뭐예요?”

지연이 걸어와 물었다.

“네 할머니가 몸이 조금 불편하시대. 네가 마사지를 참 잘하지 않느냐? 할머니 어깨 좀 주물러 드려.”

백소은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 네가 선물한 백자 다기가 퍽 마음에 드신 모양이야. 그리고 네가 마사지까지 해준다면 앞으로 할머니 눈칫밥을 먹지 않아도 될 거야.”

지연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박정순이 아무리 눈치를 줘도 지연은 대수롭지 않았다.

하지만 백소은이 애써 챙겨준 것으로 생각한 지연은 별말 없이 휴게실로 걸어갔다.

휴게실 문은 닫혀 있었고, 지연이 노크하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요.”

지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여민기가 나른한 모습으로 소파에 누워있는 게 보였다. 지연의 등장에 여민기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쪽이 들어오는 거예요?”

지연이 입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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