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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현석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 지연에게 말했다.

지연과의 거리가 한걸음 정도 남을 때, 발걸음을 멈춘 현석이 허리를 살짝 숙였다.

두 눈을 감고 향을 맡은 현석이 물었다.

“여지연 씨는 무슨 향수를 애용하세요?”

지연이 인상을 찌푸리고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지연은 강현석이 자신을 향한 눈빛이 수상하다고 생각했다.

‘비록 이 사람이 왠지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나한테 함부로 대해서는 안 돼.’

지연은 하이힐을 신고 있었고, 뒷걸음을 치다가 발목이 삐끗했다. 그 순간 단단한 팔이 지연의 허리를 감쌌다.

바로 몸을 돌려 품에서 벗어나려 는데, 현석이 손을 들고, 핑거 스냅을 했다.

스냅 소리가 지연의 귓가에 윙윙 울리고, 점점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리고 지연은 순식간에 기절해 버렸다.

“예나 씨.”

“드디어 찾았어요.”

현석이 나른해진 지연을 품에 안고,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묻고 길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가 찾아 헤맨 도예나가 맞았다.

느껴진 살냄새가 4년 전 그녀와 일치했다.

지연의 어깨에 머리를 묻고 냄새를 맡다가, 점점 키스로 변질되었다. 그녀의 목부터 입술까지, 현석은 잘근잘근 입에 물었다.

“세상에!”

“저는 아무것도 못 봤어요!”

스위트 룸이 벌컥 열리더니, 금발 소년이 걸어왔다.

눈앞의 광경에 소년은 다급하게 두 눈을 가리고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

“이리로 와봐요.”

현석이 키스를 멈추고, 덤덤하게 말했다.

“대표님, 하던 거 계속하세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 볼일이 끝나면 다시 올 게요.”

현석이 지연의 옷매무시를 정리해 주며, 살 끝 하나 보이지 않는 상태로 되돌리고 말했다.

“피터, 무슨 상황인지 봐줘요.”

피터는 4년 전 예나와 사이가 좋던 정신과 의사였다. 그의 전공이 바로 최면술이었다.

피터는 방으로 돌아가 도구를 챙겨 다시 왔다.

소파에 누운 여자를 보며 피터가 말했다.

“정말 도예나 씨네요. 4년 전 얼굴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아마 흉터 제거 수술을 받은 모양이에요. 대표님, 일단 최면술로 도예나 씨를 깨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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