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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아빠, 내가 엄마를 봤어요. 엄마는 성수시에 있어요!”

수아는 울음을 그치고, 허겁지겁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고 사진 몇 장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현석은 사진 속 예나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둘러 핸드폰을 받아 쥔 현석은 사진을 확대했다. 확대하자 더 선명하게 보이는 이목구비는 너무 익숙했다. 부드러운 예나의 시선을 확인한 현석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기쁨을 겨우 억누른 현석이 천천히 물었다.

“수아야, 이 사진은 언제 찍은 거야?”

“아빠, 내가 엄마 품에 안긴 거 안 보여요?”

수아가 입을 삐죽였다.

“오늘 입은 옷이랑 똑같잖아요. 오늘 찍은 거예요.”

현석은 그제야 예나의 품에 안긴 제 딸을 발견했다.

마른기침을 몇 번 하고 현석이 입을 열었다.

“수아야 미안해. 아빠가 지금 너무 흥분해서 그래. 어디에서 엄마를 만났다고?”

“성수시요.”

수아가 입을 매만졌다.

“엄마 지금의 이름은 여지연이에요. 그리고 예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해요. 아마도 기억상실인 것 같아요.”

수아는 또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이건 엄마의 어깨에서 주운 머리카락이에요. 아빠가 친자확인 해주세요. 친자 확인만 되면 엄마도 내 엄마라고 인정할 거예요.”

현석이 길고 검은 머리카락을 받아 쥐었다. 방금까지 흥분에 겨운 표정이 조금 가라앉았다.

“엄마가 4년 전에 비해 달라진 게 있었어?”

“엄마가 실종되기 전 2달 동안, 자주 화를 내고 그랬잖아요. 지금도 화를 내던 엄마의 모습이 생생해요.”

수아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오늘의 엄마는 아주 상냥하고 말도 부드럽게 했어요. 엄마 치마를 더럽혔는데도 화내지 않고, 괜찮다고 날 위로했어요.”

현석의 시선이 핸드폰에 찍힌 얼굴로 향했다.

4년 전과 조금 달라진 모습이었지만, 현석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현석이 찾아 헤맨 예나가 맞았다!

‘예나 씨는 왜 기억을 잃은 걸까?’

‘왜 다른 사람이 되어 성수시에서 4년이나 지낸 걸까?’

‘왜 4년 동안 연락 한번 없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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