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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김성희가 돈을 마련했을 때, 에메랄드 목걸이는 더 이상 경매에 나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한다면, 시가 100억도 너무 낮게 잡은 것이었다. 200억을 제시해도 살 수 없는 게 에메랄드 목걸이였다.

“그렇다면, 여씨 가문의 양녀가 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말씀인가요?”

김성희가 목걸이를 집어 들며 물었다.

백소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아이의 신분이 범상치 않아 권씨 가문에 시집을 보내려는 겁니다. 성수시에서 그 아이에게 걸맞은 신분은 오직 권씨 가문뿐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성희는 손가락으로 탁자 위를 가볍게 두드리며 고민에 빠졌다.

처음부터 김성희는 제 아들과 성남시 가문의 딸을 맺어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성남시 가문들은 성수시 가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권씨 가문은 아무리 애를 써도 성남시 명문가에 녹아들지 못했다.

성남시 가문의 딸과 맺어줄 수 없다면, 성수시에서 제일 대단한 가문을 골라 혼인을 맺어야 했다.

여씨 가문의 양녀라는 신분은 살짝 실망스럽지만, 에메랄드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여지연은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날 속이는 게 아닌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어요?”

김성희가 덤덤하게 물었다.

백소은은 나무 상자를 다시 덮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저는 지연의 친부모를 찾아주고 싶어 권씨 가문과 혼인을 시키려는 겁니다. 사모님이 내키지 않는다면, 제가 직접 성남시에서 가서 어울리는 짝을 찾아주면 돼요…….”

김성희가 침묵했다.

“이 일은 조금 더 고민할 시간을 주세요.”

“고민할 필요 없으세요. 제가 싫습니다.”

그때, 문밖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연은 또각또각 걸어와 두 사모님의 앞으로 섰다.

“기억을 찾기 전에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어머님도 이 일로 더 이상 마음을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김성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지연을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여씨 저택을 자주 오가며 양녀를 몇 번 만나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겨우 양녀 신분의 그녀를 김성희는 눈에 담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보니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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