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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수아의 울먹이는 소리가 지연의 귓가에 윙윙 울렸다.

주변에 둘러싸였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

“천재 피아니스트 소녀가 저 여자를 엄마라고 부른 거지?”

“전에 강수아의 연주회에서 ‘어머니께’라는 연주곡을 들어 봤어. 그 곡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어.”

“설마 어릴 때부터 엄마가 옆에 없었던 거야?”

“그래도 모르는 여자를 엄마라고 부를 리가 없잖아. 저 여자가 얼마나 당황해하는지 봐 봐.”

“깜짝 놀랐을 거야. 갑자기 저렇게 큰아이가 엄마라고 부르니.”

“강수아가 날 엄마라고 부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렇게 예쁘고 똑똑한 아이가 내 딸이면 좋겠어.”

“꿈 깨는 게 좋을 거야.”

“…….”

수아의 울음소리와 주변의 수군거리는 소리는 지연에게 윙윙거리는 소음으로 들렸다.

긴 한숨을 내쉰 지연이 입을 열었다.

“꼬마야, 난 정말 네 엄마가 아니야. 하지만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런 거라면 잠시 옆에 있어 줄 수는 있어.”

수아가 코를 훌쩍거렸다.

아이의 티 없이 맑은 눈동자는 끈질기게 지연을 쫓았고, 두 손은 지연의 옷소매를 지그시 잡고 있었다. 마치 지연이 어디 론가 도망갈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배고 파요. 같이 밥 먹어줄 수 있어요?”

지연은 시간을 힐긋 확인했다. 오후 3시인 시간에, 점심이라면 너무 늦고, 저녁이라면 너무 일찍 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이가 마음에 걸린 지연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 밥 먹으러 가자.”

수아는 눈물을 닦고 다시 차분해진 얼굴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경호원분들은 이곳에서 기다려주세요. 밥만 먹고 돌아올 게요.”

가장 앞에 선 경호원은 김정하, 양 집사의 친척 조카였다. 수아가 전국 순회를 돌게 되면서 김정하는 수아의 경호원 겸 매니저로 되었다.

김정하는 고개를 숙여 공손하게 말했다.

“아가씨, 제가 같이 갈 수 있게 해주세요.”

아가씨의 안전을 지키는 게 그의 가장 큰 임무였고, 낯선 여자와 단둘이 밥을 먹는 걸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수아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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