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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대략 8~9살 되는 앳된 얼굴, 검은 긴 생머리 위의 핑크색 리본, 포도알 같이 큰 눈동자는 아주 차분해 보였다.

주변의 수군거림은 소녀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여전히 차분한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나이는 겨우 여덟 살이라고 해도, 성숙한 마인드는 열여덟 살 같아 보였다.

지연은 수아를 발견하고 자꾸 아이에게로 시선이 갔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피아노 연주곡을 즐겨 듣지도 않고, 최근에 연주회를 간 적도 없으며, 이 소녀를 본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걸까?’

“아가씨, 차에 타시죠.”

경호원이 차 문을 열고 공손하게 말했다.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차에 올라타려 는데 갑자기 자리에 멈춰 섰다.

수아는 한참 전부터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다.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지내던 수아는 시선 집중에 익숙했지만, 이번만큼은 시선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 수아는 사람들 사이를 꿰뚫고,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여자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수아의 눈은 그 순간 동그랗게 커졌다.

갑자기 몸을 돌린 아이는, 바로 그곳으로 달려갔다.

“아가씨!”

경호원은 깜짝 놀라 빠르게 뒤쫓으며, 사인을 받으려고 달려드는 행인들을 차단했다.

지연은 먼 곳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자신의 뒤편에 볼일이 있나 싶어, 자리를 살짝 비켜주었지만, 수아는 지연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무표정이던 얼굴에 슬픈 표정이 번지고, 차갑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흘렀다.

“엄마!”

아이가 울먹이며 말했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지연은 빠르게 아이를 부축했다.

“꼬마야, 사람 잘못 봤어. 난 네 엄마가 아니야.”

‘내 아이가 살아 있다면 겨우 3~4살일 텐데, 이렇게 큰 아이일 리가 없어.’

수아는 가득 고인 눈물 너머로 지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어쩐지 기억 속 엄마의 얼굴과 조금 달라 보였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비슷한 얼굴을 보고 엄마라고 착각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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