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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왜 이 사실을 저한테 숨겼어요?”

지연이 점점 화를 누르지 못하고 백소은을 다그쳤다.

이 말에 백소은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네가 여씨 가문에서 처음 지내던 몇 달 동안, 넌 매일 같이 악몽에 시달렸 단다. 계속 잠꼬대로 ‘내 아이를 해치지 말라’고 중얼거렸지…… 그래서 나는 네가 아이와 함께 도망을 가다가 결국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추측을 했어. 넌 파도에 휩쓸려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아이는 아마도 운이 좋지 못했을 거야. 네가 너무 슬퍼할까 걱정이 되어 숨겨왔어.”

지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주먹을 꽉 쥐었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지연은 수많은 상상을 했다. 하지만 아이가 죽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연아, 너무 속상해하지 말 거라. 아이는 앞으로도 또 생길 수 있을 거야.”

백소은이 긴장한 표정으로 지연을 살폈다.

“엄마가 좋은 짝을 찾아 줄게. 아직 나이가 어리니 앞으로 아이가 또 찾아올 거야.”

“저는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지연이 덤덤하게 말했다.

“어머니가 계속해서 혼사를 알아본다면, 저는 집을 나갈 수밖에 없어요.”

백소은의 얼굴이 살짝 굳었고, 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지연아, 혼기가 차면 결혼해야 해.”

“내 기억과 신분을 되찾고 생각해 볼 게요.”

지연이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누구한테 쫓겨 아이를 잃게 되었는지도 알아봐야 겠어요. 그 사람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침착한 말투였지만 무게가 담겨있었고, 그 말은 백소은의 가슴에 콕 박혔다.

“지연아…….”

백소은은 식은땀이 흘렀다.

“네 아이를 해친 사람을 찾는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야?”

“그 사람 역시 동등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

지연이 입술을 매만졌다.

“나와 내 아이가 동시에 바다에 빠졌다면, 그 아이도 저처럼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요. 어느 날인가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지연은 마지막으로 백소은을 힐긋 살피고, 가방을 들고 여씨 저택을 떠났다.

지연이 떠나자, 백소은은 마음이 가벼워진 듯,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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