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17화

정지숙이 물을 한 모금 삼키고 입을 열었다.

“나는 괜찮네, 며칠 더 누워있으면 나을 테니.”

“형님, 이게 다 마음의 병이 도진거에요.”

박정화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형님, 우리는 가족이잖아요. 알고 지낸 지 수십 년이 넘고 다른 사람보다도 가깝게 지냈는데 저한테라도 털어놓으세요. 그렇게 끙끙 앓다가는 큰일 나요.”

현석의 아버지가 돌아가기 전까지 박정화와 정지숙의 관계는 꽤 가까웠다.

그러나 현석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두 형제 간의 관계는 남들보다도 못한 상태로 변하면서, 정지숙은 그 곳에 마음을 모두 쏟아붓게 되었다. 박정화와 정지숙 사이의 유대도 이 영향을 받아 서서히 흐지부지해졌다…… 그리고 집안의 일은 다른 이에게 쉽게 말할 수 없었다.

정지숙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별일 아니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걸세.”

“설마 예나가 형님 속을 썩이기라도 한가요?”

박정화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현석이 다른 여자랑 만난다는 소문이 돌던데 그것 때문에 형님한테 화풀이라도 한 거예요?”

“그런 일 없네.”

정지숙이 대답했다.

“예나는 나한테 아주 잘 해주고, 내 병은 예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

정지숙의 병은 마음의 병이 맞았다.

두 형제가 서로의 목숨을 노리고 있으니, 그 형제의 어머니가 마음의 병에 걸린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외로운 섬에 갇힌 것 같았다. 주변엔 아무도 없고 혼자 섬에 갇혀 언제 파도가 자신을 덮칠지 불안해했다.

“형님, 예나를 위해 말하지 마세요. 그 애를 상대하기 어렵다는 건 저도 눈치챘어요.”

박정화가 조용히 말을 꺼냈다.

“망한 도씨 가문의 큰 딸이잖아요. 작은딸은 감옥에서 미쳤다고 했는데…… 여태 도씨 가문으로 돌아가 보지도 않은 걸 보세요. 도씨 가문에서 딸아이를 잘못 키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도씨 가문의 일은 성남시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예나는 도씨 가문의 큰딸이자, 강씨 가문의 사모이니 여러 귀부인이 박정화에게 이야기를 날랐다.

그 사람들이 박정화에게 전한 말은 차마 입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