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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예나는 자신의 기억이 왜 끊어졌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20여 분 동안의 기억이 깨끗이 사라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가락을 치료하고 있는 남자를 보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현석 씨, 정말 미안해요. 일부러 잊어버린 게 아니에요.”

현석은 조심스레 그녀의 상처에 약을 바르고 반창고도 붙여주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헝클어진 여자의 머리를 매만졌다.

“예나 씨,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돼요. 조금 있다가 우리 병원 가보지 않을 래요?”

갑자기 부분적인 기억을 잃는 건 정상적인 일이 아니었다.

이상 증세가 한 번뿐이라면 몰라도, 며칠 전 밤 예나는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었다.

그 기억도 잊었다는 게 가장 심각한 부분이었다.

예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 네 명을 낳고 나서 기억이 자주 끊겨 출산 후유증이구나 싶었어요. 그때도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았는데…… 설마 나도 캐서린한테 최면 당한 걸까요?”

현석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최면 증세는 이런 게 아니에요.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병원에 가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예나는 그의 옷깃을 살짝 당겨 눈을 마주한 채로 물었다.

“내가 기억을 잃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해도 날 사랑할 수 있어요?”

현석이 그녀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요. 그럴 일 없을 거예요.”

“만약이라는 거죠. 성격이 괴팍해지고 못생겨진대도 날 사랑할 수 있어요?”

예나가 굽히지 않고 계속 물어왔다.

현석은 대답 대신 행동으로 답했다.

그는 힘껏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깊고 끈적이는 키스는 입가에서 그녀 얼굴의 흉터까지 이어졌다…….

키스 한 번에 후끈해진 방 안의 온도. 키스 하나로 둘은 만족하지 못했다.

밖은 점점 어두워졌고 전등을 켜지 않은 방안도 점점 어두워졌다. 방안이 캄캄해질 때쯤 둘은 방 안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오자, 도우미들이 이미 저녁 식사 준비를 마친 후였다.

네 아이들이 식탁에 앉아 물끄러미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세훈이 마른기침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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